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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상반기 갤럭시 언팩 후기

성능 얘기는 0.1% 갤럭시 AI 얘기가 99.9%였던 갤럭시 언팩

by 데어릿

IT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새해에 들어 가장 처음으로 기대하는 행사가 1월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그 다음으로 삼성이 새로운 갤럭시S 시리즈를 발표하는 상반기 갤럭시 언팩일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평균 교체 시기가 2~3년인 걸 감안할 때 지금 내가 쓰고 있는 폰을 바꿔야 할 것 같은데 이번에 나온 폰은 얼마나 좋아졌는지, 또는 바꿀 계획은 없지만 이번에 삼성이 얼마나 새로운 디자인과 성능을 가지고 나왔을지 기대에 차 있는 분들이 많겠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번 2025 상반기 갤럭시 언팩에서는 사실 이러한 점을 충족 시키기 어려웠습니다. 약 1시간 15분 정도 언팩이 진행되는 동안 1시간 넘게 이번에 발전된 갤럭시 AI와 제미나이에 대한 얘기만 한 가득이었고 정작 스펙과 관련된 부분은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이죠. 이번에 공개된 AI 관련 내용이 나쁘다는 건 아니었지만 애플로 치면 WWDC에서 공개될 만한 내용이 언팩에서 공개된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기기의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의 발전을 기대하셨던 분들에게는 많이 아쉬운 언팩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또 이 소식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겠죠. 그래서 오늘은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공개되었던 AI 관련 내용들과 언팩에서는 세세하게 공개되지 않았던 스펙 관련 부분을 총정리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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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AI, 나쁘지는 않았다


처음 언팩 시작하는 부분은 마치 영화 <아이언맨>을 보는 듯했습니다. 자비스처럼 일정을 안내해주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전체적으로 갤럭시 AI에 대한 내용은 “개인화된 AI”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죠. 특히 구글의 제미나이와 협력하여 더 강력한 AI 기능을 제공함과 동시에 온디바이스로 대부분의 기능을 처리해서 사용자의 보안 역시 신경썼다는 점을 언팩 내내 강조했었습니다.


기능적인 부분에서 가장 돋보였던 건 단연 나우 브리프와(Now Brief) 나우 바(Now Bar) 였습니다. 나우 브리프는 사용자의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학습해 하루종일 나만을 위한 맞춤형 브리핑을 받을 수 있죠.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났을 때 축구 경기 소식을 먼저 보는 사람에게는 관련 소식을, 날씨를 먼저 보는 사람에게는 날씨를 띄워주는 식으로 내 관심사에 따라 필요한 정보들을 브리핑해 주는 기능입니다.


또한 잠금 화면 하단에 있는 나우 바를 통해 잠금을 해제하지 않아도 나우 브리프 알림을 받을 수 있고 음악이나 타이머 등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아이폰의 다이나믹 아일랜드를 떠올리게 하는 기능이었는데 다이나믹 아일랜드 그 이상의 기능을 제공해주는 것이라 흥미롭게 지켜봤죠.


그 외에 기존에 있던 서클 투 서치로 음악을 검색하는 기능이나 오디오 이레이저를 통해 원치 않는 내가 촬영한 영상에서 원치 않는 소리를 줄이는 기능도 함께 공개가 되었습니다. 삼성은 이번에 갤럭시 AI를 공개하면서 기존의 기능들을 더욱 강화하는 것 또한 놓치지 않았죠.


이 모든 게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갤럭시 AI는 퍼스널 데이터 엔진으로 사용자의 패턴을 학습하고 그 데이터를 앱들 간에 공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는 갤럭시와 대화를 하는 방식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고 서로 다른 앱들을 넘나들며 다양한 명령을 처리할 수 있게 됐죠. 지금 당장은 삼성의 기본앱끼리만 가능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서드파티 앱들도 이러한 기능이 작동하도록 업데이트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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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나 스펙은 얼마나 발전했나?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디자인의 변화점이라면 갤럭시S25 울트라의 모서리가 기존의 각진 형태에서 라운드 형태로 변했다는 점입니다. 일반 모델이나 플러스모델은 전작 대비 크게 변한 점은 없었지만 울트라의 모서리가 곡선으로 처리되면서 갤럭시S 시리즈 전체적으로 디자인이 통일됐다고 볼 수 있죠.


가장 많은 수요를 가지고 있는 갤럭시S25 울트라의 주요 스펙을 전작과 비교해서 계속 살펴보자면 우선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칩셋을 탑재하면서 전작 대비 NPU는 40%, GPU는 30%, CPU는 37% 향상된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용 시간은 1시간 밖에 늘지 않은 것에 비하면 성능 향상 폭은 꽤 큰 편으로 볼 수 있겠죠. 화면 크기는 약 0.6인치 정도가 더 증가했고 무게도 14g이나 줄어들었고 메모리도 16GB 옵션이 추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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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25 일반 모델과 플러스 모델도 비슷한 차이점을 보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무게도 줄었고 성능은 대폭 향상되었죠. 놀라운 점은 갤럭시S25 플러스 모델이 전작 대비 사용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건데 이는 추후 실사용 후기를 통해서 더 살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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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만 무성하던 갤럭시S25 슬림형 모델은?


갤럭시 언팩 전부터 역대급으로 얇은 갤럭시라며 사람들의 호기심을 크게 자극했던 갤럭시S25의 슬림형 모델은 아쉽게도 그 이름만 “갤럭시S25 엣지”라는 이름으로 공개됐을 뿐 세부 스펙이나 출시일 등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언팩 맨 마지막에 플러스 알파 느낌으로 컨셉 이미지만 살짝 공개하고 지나간 정도에 그쳤죠.


심지어 네이밍이 갤럭시S25 엣지인 것도 사실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엣지라는 네이밍은 갤럭시S6 엣지 때 처음 적용했던 엣지 디스플레이가 떠오르면서 갤럭시 사용자들의 PTSD를 자극하기에 충분하죠. 물론 엣지 디스플레이의 그 엣지와는 다른 의미겠지만 그래도 굳이 꼭 엣지라는 네이밍을 붙였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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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어떻게 될까?


전체적으로 이번 갤럭시 언팩은 스펙 부분에서의 업그레이드보다 AI 기능의 발전을 더욱 강조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확실히 작년 9월 애플 키노트에서 봤던 애플 키노트나 2024년 갤럭시 언팩에서 봤던 내용보다 더욱 풍성했죠. 항상 사람들이 인공지능이라고 하면 자비스 같은 AI 비서를 꿈꿔왔는데 이제 그게 현실로 이뤄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죠.


스펙적인 측면에서 사실 갤럭시든 아이폰이든 이미 최상위 프리미엄 라인은 이미 일반적인 사용자들에게는 충분한 스펙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얼마나 사용자 친화적으로 제작을 하는지, 얼마나 새로운 폼펙터를 제공할지가 더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죠.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이번 갤럭시 언팩은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성능적인 부분을 소비자가 직접 찾아봐야 한다는 점은 다소 아쉬웠지만 그만큼 강조하고 싶었던 AI 기능은 충분히 어필이 된 것으로 보이죠. 이번 갤럭시S25 시리즈를 넘어 앞으로 새롭게 출시될 스마트폰들이 얼마나 사용자 친화적으로 발전할지를 기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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