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갤럭시S25 시리즈가 공개되었던 상반기 갤럭시 언팩에서 삼성은 그다지 중요하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었던 소식이 있었습니다. 바로 Qi2 Ready 방식의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는 것이었죠. 이로 인해 이제 갤럭시 사용자들도 애플처럼 자석으로 착 달라 붙는 무선 충전 방식을 사용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하늘 높이 치솟았죠.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 진짜 Qi가 아닌 Qi2 Ready 방식이라서 전용 액세서리를 착용해야만 이 방식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삼성은 한 시간 넘게 놀랍도록 새로워진 AI를 홍보하느라 이 훌륭한 기술을 설명하는 데는 뒷전이었죠. 결과만 놓고 보면 우리가 기대했던 갤럭시 버전의 맥세이프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러한 Qi2 방식을 탑재한 갤럭시의 무선 충전이 왜 실패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뇌피셜을 굴려보도록 하겠습니다.
Qi2 방식이 뭔데?
Qi2 방식은 Qi 방식의 후속 버전으로 CES 2023에서 발표한 무선 충전 방식입니다. 기존 Qi 방식이 충전 위치에서 어긋나면 충전이 되지 않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자석으로 그 위치를 잡아주는 방식이죠.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애플에서 2020년도에 아이폰12 시리즈와 함께 공개했던 맥세이프와 유사한 방식의 충전 기능이죠.
엄밀히 따지자면 맥세이프는 애플에서 만든 독자적인 규격이라 차이점이 존재하기는 합니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충전 속도에 있는데 작년에 공개된 아이폰16 시리즈의 경우 맥세이프 충전기와 Qi2 충전기를 모두 이용할 수는 있지만 맥세이프를 사용하면 최대 25W 충전까지 가능하지만 Qi2 방식을 사용하면 15W까지만 사용할 수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Qi2 방식을 사람들이 기대해왔던 이유는 일단 겉으로 보기에 뒤에 동그란 자석이 달려 있으니 맥세이프와 유사한 방식으로 무선 충전을 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게 갤럭시를 비롯한 다양한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가능할 거라는 것 떄문이었습니다.
왜 갤럭시S25의 Qi2는 실패했을까?
갤럭시의 이번 Qi2 Ready 무선 충전은 개인적으로 봤을 때 반쪽, 아니 반의 반쪽 짜리 Qi2라고 생각합니다. 기기 자체에 원형 자석을 탑재했던 애플의 맥세이프 방식과 달리 전용 케이스를 이용해야만 이러한 방식의 Qi2 무선 충전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 기기 자체에는 자력이 없기 때문에 삼성에서 공개한 공식 충전기도 케이스가 없으면 사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2020년도에 아이폰12 시리즈에 탑재해오면서 맥세이프와 유사한 방식의 무선 충전이 우리에게는 충분히 익숙해져 있는데 왜 삼성은 갤럭시S25의 충전 방식을 이렇게 설계할 수밖에 없었을까요? 외신들은 가장 큰 원인을 갤럭시S25 울트라에 탑재된 S펜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기기 자체에 그렇게 자석을 내장하게 되면 S펜과 간섭이 생겨 충전도 S펜 사용도 안될 거라는 것이죠.
갤럭시S25 일반 모델과 플러스 모델은 S펜이 들어가 있지도 않은데 울트라와 똑같이 전용 케이스를 통해서만 Qi2 Ready 방식 무선 충전이 가능합니다. 이는 아마 울트라에도 들어가 있지 않은 기기 자체 Qi2 방식을 일반 모델과 플러스 모델에 탑재하면 그건 그것대로 울트라의 이미지를 깎아 먹을 수 있다는 것 때문이겠죠.
아무튼 삼성은 전체적으로 전용 케이스에 의존하는 Qi2 방식 무선 충전을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번 갤럭시의 무선 충전은 실패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결국에는 애플의 맥세이프와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무선 충전이 갤럭시에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애플도 맥세이프 케이스가 있긴 하지만 그건 충전 자체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자력을 위해서 있는 것이고 요즘 사람들이 사용하는 1mm 미만 두께 케이스를 사용해도 맥세이프로 충전이 가능한데 갤럭시가 그걸 보고도 계속 이 방식을 고수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이 때문에 삼성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가장 먼저 진짜 Qi2 무선 충전 방식과 S펜의 공존이 있죠. 사실 삼성이 미처 공개하지 않은 갤럭시S25 울트라의 변화점 중 하나는 바로 S펜의 다운그레이드가 있습니다. 이전 갤럭시노트9부터 탑재되어 왔던 블루투스 기능을 빼버린 것이죠. 그래서 이번 갤럭시S25 울트라는 S펜으로 카메라를 촬영할 수도 없고 에어액션도 쓸 수 없는, 말 그대로 그냥 ‘펜’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출시될 울트라 모델에는 S펜이 아예 빠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상황이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S펜은 이미 갤럭시폴드나 갤럭시탭에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고 울트라 시리즈가 물론 대화면이긴 하지만 여전히 굳이 들어가야 하냐에 대해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죠. 갤럭시S25 울트라가 공개되고 나서 의외로 사람들이 S펜에 블루투스 기능이 빠진 것에 대해 열을 올리지 않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으로는 Qi2 무선 방식 탑재 시기가 언제일까 하는 것입니다. 즉, 맥세이프처럼 기기 자체에 자석 코일을 언제쯤 탑재할까 하는 것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 시기를 빠르면 이번 하반기에 공개될 갤럭시S25 엣지, 늦으면 갤럭시S26 시리즈부터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는 케이스 충전 방식을 삼성이 오래 유지할 리는 없겠죠. 갤럭시S25 울트라와 가장 가까우면서 차세대 플래그십으로 주목받고 있는 갤럭시S25 엣지 모델에 Qi2 무선 방식이 탑재되는 것이 베스트겠지만 갤럭시S25 시리즈의 연간 판매량을 위해서라도 내년에 공개될 갤럭시S26부터 적용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겠습니다.
이렇게 오늘은 갤럭시 버전의 맥세이프가 실패하게된 이유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상해보았습니다. 많은 갤럭시 이용자들이 아이폰의 맥세이프가 부러워 자석 링을 케이스에 붙이거나 아예 붙어서 나온 케이스를 사용해 맥세이프와 유사하게 사용해왔기에 이번 기능을 기대한 사람이 많았는데 다소 아쉬운 내용이었죠.
이전 제가 썼던 글에서 애플 생태계의 가장 큰 장점으로 맥세이프를 꼽았던 만큼 삼성이 차기작에서 이 부분을 개선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한번 기다려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