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제 AI는 빠진...
6월 10일 새벽, WWDC 25 키노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행사에 앞서 여러 언론들이 보다 업그레이드 된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기대했었죠. 그러나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라이브에서는 새롭게 적용될 디자인과 일부 기능들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뤘고, 애플 인텔리전스에 대한 내용은 아주 살짝 언급된 정도에 그쳐 많은 언론들이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오히려 이런 부분이 이번 WWDC의 진정한 가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I 기능은 사실 쓰는 사람은 쓰고 안 쓰는 사람은 안 쓰는 그런 기능인데 디자인적인 변화는 모두에게 체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심지어 이번에 발표된 애플의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들은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한 것들이었습니다.
애플의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해 많은 언론과 IT 유튜버들이 이미 IOS 26을 비롯한 애플 생태계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업데이트된 점을 단순히 나열식으로 설명하기 보다 해당 업데이트가 실제로 적용됐을 때 어떤 부분이 기대되는지, 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애플은 이번 WWDC에서 애플 생태계에 포함된 모든 OS의 통일성을 맞추기 위해 크게 두 가지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이번 버전이 적용될 2026년에 맞춰 모든 OS의 끝자리를 ‘-26’으로 통일했다는 점이고, 나머지 하나는 지금까지 흩어져 있던 애플 생태계의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하나로 모았다는 것이죠. 여기서 두 번째로 얘기한 통일된 디자인, 그것이 바로 이번 WWDC의 메인 테마였던 ‘리퀴드 글래스’였습니다.
리퀴드 글래스를 IOS를 비롯한 모든 애플 생태계의 OS에 적용하면서 애플은 애플 특유의 감성을 한층 더 끌어올렸습니다. 반투명한 유리막이 마치 아이폰 화면 위에서 움직이는 듯한 디테일은 역시 애플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게 했죠. 잠금화면의 시계가 이미지에 따라 움직이고, 카메라 모드 전환 시 유리가 움직일 때의 디테일을 보면 역시 디테일 변태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번 리퀴드 글래스에서 특히 기대되는 부분이 방금 말한 디테일입니다. 애플의 소개나 영상을 보면 독바, 폴더, 버튼 할 것 없이 모든 곳에 반투명 유리가 얹혀진 느낌이라 뒷 부분의 배경이 살짝 비치는 모습이 보였죠. 또한 카메라 모드를 전환할 때 유리막이 움직이면서 유리막 테두리 부분이 왜곡되는 디테일도 실제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애플 특유의 부드러운 애니메이션과 만난다면 너무 예쁘고 신기해서 하루 종일 리퀴드 글래스 부분만 이리저리 스와이프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디자인적인 부분을 강조한 이번 WWDC였지만 분명 기능적인 업그레이드도 있었습니다. 그 부분들을 나눠보면 크게 전화, 메시지, 사진으로 정리할 수 있죠. 전화에서도 다시 한번 나누면 콜 스크리닝과 홀드 어시스턴트로 다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콜 스크리닝은 알 수 없는 번호로 전화가 올 때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인지 아이폰이 대신 판별하는 기능입니다. 모르는 번호를 단순히 차단하는 것과 달리 이 기능은 그 사람이 전화 건 목적까지 미리 파악해서 사용자가 받을지 말지 정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죠. 확실히 누가 봐도 스팸전화 같은 번호는 티가 나지만 휴대폰 번호로 전화가 왔는데 저장이 안 되어 있는 경우 이걸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기능은 그런 고민의 시간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죠.
다음은 홀드 어시스턴트 기능인데 이건 우리가 고객센터에 전화를 할 때 우리 대신 아이폰이 자동으로 대기를 해주는 기능입니다. 특정 고객센터의 경우 사용자가 많아 대기 시간이 상당히 긴 경우가 있는데 지금까지 우리는 그걸 모두 기다려가며 계속 전화를 붙들고 있어야만 했죠. 이 기능은 아이폰이 대신 대기를 해주고 내가 전화를 받을 수 있을 때 다시 벨소리를 울려서 바로 상담원과 연결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콜 스크리닝 기능은 이번 IOS 26이 업데이트 되면 한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지만 홀드 어시스턴트는 한국에서 곧바로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그러나 애플 인텔리전스도 처음 한국어가 지원되지 않았다가 우리 예상보다 빨리 지원이 됐던 것처럼 이 기능도 빠른 시일 내에 지원되지 않을까 기대해 볼 수 있겠죠. 이 외에도 통화 목록을 터치할 때 바로 전화가 걸리지 않도록 하는 기능 등 소소한 업데이트 역시 적용될 예정입니다.
전화와 마찬가지로 메시지에서도 스크리닝 툴이 적용되어 알 수 없는 발신자가 보낸 메시지를 별도 폴더로 저장될 예정입니다. 그렇게 분류된 알 수 없는 번호 폴더의 메시지들은 사용자가 수락할 때까지 아무 알림도 보내지 않죠. 우리는 카톡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메시지를 자주 확인하지는 않지만 알림을 바로바로 확인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온갖 스팸 문자나 광고성 문자들도 확인하게 되어 은근 스트레스였는데 이 기능이 적용되면 불필요한 내용은 확인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메시지 대화창의 배경화면을 지정할 수 있거나 그룹 대화에서 투표를 하는 기능 등이 추가로 업데이트 될 예정이죠.
작년 IOS 18이 업데이트 될 때 사람들이 생각보다 불만을 많이 갖고 있었던 부분이 바로 갤러리입니다. 기존의 인터페이스보다 예쁘지도 않고 복잡해서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죠. 그래서 이번 IOS 26에서는 ‘보관함’과 ‘모음’을 통해 전체사진 또는 앨범만 따로 모아놓을 수 있게 변경하면서 기존의 복잡하던 여러 기능들을 통합했습니다. IOS 18의 갤러리에서 최근 며칠, 사람들, 추억, 추천사진 등을 보면 너무 사진들이 자기 멋대로 분류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번에 이 부분이 확실히 개선된 것으로 보이죠.
사진에서 특히 신기한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뉴럴 엔진을 통해 사진에 공간감을 더하는 기능이었습니다. 이 기능은 피사체와 배경을 아예 분리해서 아이폰을 기울이는 방향에 따라 피사체와 배경을 움직이게 하면서 마치 3D 이미지를 보는 듯한 느낌을 연출하죠. 이 기능은 잠금화면에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내가 찍은 이미지를 보다 감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에서 이번에 소개된 내용은 비주얼 인텔리전스가 화면을 읽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갤럭시를 사용하셨던 분들이라면 익숙할 수도 있는데 지금 갤럭시의 써클 투 서치 기능이 있기 전에도 화면을 캡처하고 그 이미지에 있는 특정 상품을 바로 검색하는 기능이 있었죠. 이번 비주얼 인텔리전스에 대해 소개한 내용도 그와 다르지 않습니다. 사실이 부분은 갤럭시의 써클 투 서치가 훨씬 편하기도 하고 사실 굳이 그 기능을 사용하지 않아도 특정 상품을 검색하는 건 어렵지 않기 때문에 빠르게 넘어가도록 하죠.
음악 앱에서는 원하는 플레이리스트를 상단에 고정하거나 다른 나라 언어의 노래 가사를 한국어 발음으로 표기해주는 기능, 오토 믹스 기능을 통해 음악과 음악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는 기능도 추가되었습니다. 지갑 앱에서는 오프라인에서 포인트 및 할부를 선택하여 적용할 수 있게 되었고 디지털 신분증이 추가되었죠.
이렇게 오늘은 IOS 26에서 업데이트 된 내용들 중 실제로 적용되었을 때 기대되는 점들을 살펴봤습니다. 아무래도 WWDC에서 시간 관계상 미처 공개하지 못한 디테일을 얼마나 많이 포함하고 있을지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리퀴드 글래스 디자인이죠. 그 외에 실용적인 기능들도 어떻게 우리 실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번 WWDC 25의 진정한 주인공이었던 IPadOS 26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