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미니멀라이프
2020.12.1-12.6
아이와 내가 너무나 좋아하던 프랑수아 크로자 책을 보내주기로 결정했다. 이 책의 그림이 너무 좋아서 나중에 나의 손자 손녀에게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었던 마음을 많이 주었던 책이지만 아이와 둘이 마주 앉아 한 권 한 권 들여다보며 살가운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일본 여행의 추억이 담겨있는 집 모양의 자석 놀이 판- 예뻐서 샀는데 아이도 잘 가지고 놀았었다(아주 잠시)
여전히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내게는 보기에 좋은 것이라 망설여졌지만 이것 역시 아름답게 보내주기로 (아이는 별로 아쉬워하는 기색이 없다. 순전히 내 취향으로 사들인 것이었으므로..)
아기 상어 인형들! 어렸을 적 상어를 좋아하는 아이는 여기저기에서 상어 선물을 많이 받았었다. 아기 상어와의 추억에 망설일 줄 알았던 아이가 너무나 흔쾌히 보내주는 모습에 살짝 놀랐다. 왠지 내가 좀 서운해해야 할 것 같아서 추억을 곱씹으며 보내주었다.
나무 블록과 마블런들 두뇌발달에 좋다는 말에 현혹되던 지난날의 소비들 -
로봇 원목 서랍장 -잡동사니들로 가득 차있었다.
주방 서랍장 한편 필요한 것만을 남겼다.
현관 앞 배송된 물건들의 잔해들로 정신없던 곳을 물건들의 제자리를 찾아주면서 말끔해졌다.
서두르는 것이 가장 서투르다는 말처럼 삶을 소소하게 가꾸어가는 일을 서두르지 않는다.
무언가를 다시 나의 소유로 받아들이고자 할 때, 신중해지는 모습에 흠칫 놀라며 과거의 내가 떠오른다. 혹시 다른 사람이 돼있나 싶어서 거울을 한번 본다. 같은 사람임이 분명한데 또 분명히 다른 사람이어서 나는 나의 이 인상을 버리지 않고 좀 더 깊이 오래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가끔은 미니멀을 택할 수 있다는 삶에 감사해지고 숙연해진다.
추운 겨울이라 더 그런 것일까 -
꽃들은 몇 세기 전에 아마도 아시아로부터 와서는 영원히 귀화하여 이 마을에 자리 잡고는, 소박한 지평선에 만족하며, 햇빛과 물가를 사랑하며, 기차역의 소박한 경치에 충실하며 그러나 프랑스의 오래된 화폭에 그려진 몇몇 그림들처럼 그들의 서민적인 소박함 속에서 여전히 동방의 찬란한 사학을 간직하고 있었다.
-스완네 집 쪽으로-
금빛 미나리아재비 꽃을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