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kg

by 마이아사우라


지난 주는 작은 옷방을 정리해보기로 마음먹어봤다. (말은 즉 큰 옷방은 아직 손도 대지 못했다.)

값이 나가고 여전히 멀쩡한 옷은 기부를 하고 나머지 옷들은 헌 옷을 수거해 주는 업체에 연락을 했다.


나는 늘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입지 않는 옷을 솎아내는 일을 해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부를 하고도 남은 옷의 무게는 60kg.. (하긴 옷이 산처럼 쌓이는 과정을 보면서 나도 입이 떡 벌어졌다.)

이 작은 옷방에 얼마나 많은 옷들을 꾸역꾸역 구겨 넣어놓고 있었던 걸까.

이 작은 마음 안에 얼마나 많은 허영과 욕심을 꾸깃꾸깃 구겨 넣으며 살고 있었던 걸까.


유행을 따라가는 철부지 시절을 거쳐, 고가의 옷이 최고인 줄 알았던 무지의 시절을 지나, 나를 돋보이게 해주겠다 싶은 옷은 무조건 사고 보는 허영의 시절을 보내고 나서야..

옷더미에서 빠져나왔다.(아직 큰 옷장이 남아있으니 반만 탈출 한걸로 하자)


지금의 내가 예전의 나를 호되게 나무라지 않기도 한다. 다만 경계하자!

왜냐하면 나는 지금의 내가 훨씬 좋기 때문에- 관성의 법칙에 따라 살던 대로 돌아가고하는 회귀본능을 예의주시한다.


'매일 쓰는 것이 아름다워야 일상을 긍정할 수 있게 된다. 언제까지 예쁜 카페나 근사한 숙소로, 비 일상으로 도망칠 수는 없으니 일상을 가꿔야 한다'

좋아하는 에세이 집에서 수없이 밑줄을 그은 문장이다.


나야말로 언제까지 잘 정돈된 집을 보며 나와는 다른 세계라며 몸을 움직이기를 게을리하지 말고, 지금처럼 하루에 30분씩 목표를 가지고 의식적으로 몸의 움직임으로써 정리된 나의 공간 속에서 부지런한 삶을 살아보고자 한다.



아름답다는 것-

잘 정돈돼있다는 것 -

기준은 언제나 나답게.


작가의 이전글하프 할아버지 잘 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