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는 대문 밖에 쪼그리고 앉아 계셨다. 감나무가 있는 외갓집을 지나가다가 외할머니를 알아차린 것은 어려운게 아니었다.
나는 할머니 저 상철이에요라고 할머니께 다가가 말했다.
깜짝 놀라셨다.
그렇게 모자를 벗고, 할머니께 자기소개를 했다.
나는 예비군훈련 중이었다.
나에게 할머니는 검은 총을 든 군인이었다...
예비군소대장으로 잠깐이지만 병력을 인솔하고 복귀하고 있는 중이라 오래 머물지는 못했다. 오늘따라 그 마을 풍경과 나무가 그립다.
아파트인 우리 집에 오신 외할머니는 베란다쪽에 앉아 늘 밖을 바라보고 계셨다.
할머니는 마을에서도 아파트에서도 늘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계셨다. 무엇이었을까?
이제는 외할머니에게 직접 물어볼 수도 없다.
외할머니가 해주셨던 인절미가루 잔뜩 묻었던 따뜻한 쑥떡이 늘 그립다. 시장을 지나며 보는 비닐에 덮인 쑥떡은 보는 것만으로도 온기를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