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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보 순례자 May 19. 2024

유령이 세상에 다시 나타났다

"유령이 세상에 다시 나타났다. 그것은 민족주의의 유령이다." 카를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을 오마주한 이 문장은 내가 번역한 '민족주의 역사를 쓰다(연암서가, 2023)'의 첫 문장이다. 원서의 공동편집자인 슈테판 베르거와 에릭 스톰은 민족주의가 공산주의보다 근대 세계에서 훨씬 강력한 이데올로기였음을 부각하기 위해 마르크스의 문장을 빌려왔다고 밝혔다.

나는 최근 부각되고 있는 '라인사태'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 요구와 네이버에 대한 지분매각 요구로 통상분쟁으로 치닫고 있다. 아울러 일부 극우세력이 혐한감정을 부추기며, 민족주의적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는 기사도 왕왕 눈에 들어온다. 챗GPT의 등장 이후 기술패권과 기술 민족주의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민족주의의 유령은 어쩌면 기술패권이란 옷을 입고 세상에 다시 나타난 것처럼 보인다. 비단 정치의 양극화로 초래되는 극단적인 형태의 민족주의가 기술패권이란 옷을, 아니 갑옷을 입은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양차 세계대전을 촉발하고 이끌었던 뜨거운 민족주의 이후 가장 뜨거운 민족주의가 출현한 것은 아닐까? 기술 민족주의가 뜨거운 데이터센터의 열기를 먹고 자란다면, 우리는 제2의 뜨거운 민족주의를 더욱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기술 민족주의가 부각되는 시기에 '민족주의 역사를 쓰다'가 교보문고 주간 베스트 정치/사회 570위에 자리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물론 책은 초판도 다 나가지 않았다. 출판사 대표님께도 송구한 마음이 가득하다. 역자로서 게을렀던 나를 반성하며,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 계신 가까운 도서관에 희망도서를 신청해 주시기를 부탁해 본다.

#민족주의 #라인사태 #챗GPT #네이버

<교보문고> 민족주의 역사를 쓰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0780447

※ 참고자료
https://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id=202405171600061&code=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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