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이 여물어가는 계절
서리 맞을까 둘러친 그물이
만선이요를 외친다
하늘도 그물처럼 갈라지고
틈새로 새어 나오는 빛줄기가
별이 떨어진 동네를 밝힌다
술시를 알리는 시계탑 소리가
낯설고 반갑고 그립다
다시 수주대토하는 저녁
귀찮게 웅웅 거리는 검은 모기
잡으려다 쫓아보다
자리를 떠나 길을 나선다
안국사
서울 관악구 낙성대로 77
우리는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늘 초보처럼 실수하고, 넘어집니다. 나도 그 길의 끝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수 많은 순례자들 중 한 사람입니다. 우리 모두 'Buen Cami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