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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안천인 Jul 18. 2024

뇌경색 10개월, 걸을 때 균형 잡기가 어려워요.

뇌경색 304일, 10개월째의 기록

쓰러진 지 꼭 열 달이 되었다. 기적처럼 회복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한 달 전쯤부터 걸을 때 밸런스 잡기가 쉽지 않다. 마비가 있었던 왼쪽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걸으면 몸이 휘청거릴 때도, 어지럼증을 느낄 때가 많다. 재활 치료사 선생은 복부 코어가 약하고, 아직 왼쪽 허벅지 근육이 완벽하게 보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지럼증은 특히 무더운 올해 여름 날씨의 영향도 배제할 수도 없다는 주치의 선생님의 의견에 따라 물통을 들고 다니며 수시로 물을 마시고 있다.  
 

처음에 입원했던 '국립재해의료센터(国立災害医療センター)'의 후루키(古木) 선생의 외래 진료 일정에 맞추어 예약했다가 취소하고, 도쿄 시내 종합병원에 외래 진료를 예약했다. 재해의료센터에 가고자 했던 것은 처음 응급 치료를 해 주셨던 주치의 선생께 현 상황에서 중간 점검을 받고, 향후 재활 계획을 세우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병원이 집에서 55km, 전철 타는 시간만 한 시간 이상 걸리는 너무 먼 곳이라 고민이 된다. 뿐만 아니라 MRI나, MRA, 경동맥 에코검사 등의 검사를 받아야 할 수도 있는데, 450 병상의 큰 종합병원이라 원하는 시간에 예약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계획을 바꾸어 이동이 편하면서도 뇌를 잘 본다는 도쿄 시내의 종합병원 뇌신경내과에 가 보기로 한 것이다.


지금 시점에 생긴 문제들을 뇌경색을 겼었던 다른 분들은 어떻게 극복해 나갔을까? 여기저기 인터넷을 뒤지고, 수소문해 봐도 아쉽지만 참고될만한 자료가 눈에 띄지 않는다. 부산 동래봉생병원 이 원장선생께도 전화 상담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활 훈련은 꾸준히 해 나가야 합니다. 젊은 분들일수록 후유증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많습니다. 100%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명상을 해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맨발 걷기는 추천할만합니다."라고 조언해 주신다. 지금 이렇게 노력하는 것도 결국은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기지 않기 위함'인데 그 마음을 꽤 뚫어 보고 계시는 것 같다.


다음 주에 가는 도쿄 시내 종합병원의 뇌신경내과 선생님께는 세컨드 오피니언으로서 의견을 종합적으로 들어볼 생각이다. 필요하다면 MRI나 MRA, 또는 경동맥 초음파 검사도 다시 받아야겠다. 그다음 주에는 정기 건강 검진도 예정되어 있다. 아직 외계인손 증후군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6개월 이후에도 손과 팔의 후유증이 많이 회복된다는 Samar M.Hatem의 논문은 감사와 또 다른 희망이다.


맨발 걷기 국민운동본부 박동창 회장님 자료에 따르면 촉촉한 해변의 모래사장에서 어싱(맨발 걷기)을 하면 흙길에서 하는 것에 비해 3.7배 접지효과가 좋다고 한다. 추석 때 부산 본가에 가면 해운대, 광안리 바닷가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맨발로 걸어 볼 생각이다.


그런 상상만 해도 기대감과 함께 이 정도로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절로 일어난다.    

  


(10개월째의 기록)


1. 주요 현상
1) BMI = 22(체중 66kg/ 키 1.72m/ 키 1.72m)

2) 혈압(간호사, 재활치료사 측정치) : 최근 2개월 평균 124/80, 최고 136/88

3) 걸을 때 편마비가 왔던 왼쪽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무겁다 : 사무실의자에 3~4시간 앉아 있다가 퇴근할 때면 더 심하다. 가능하면 의자에서 자주 일어서서 움직이고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 해결책처럼, 종아리 다리를 자주 마사지하고, 스트레칭해 준다.

4) 외계인손 증후군, 더블 태스크 : 와이셔츠를 입거나, 백팩을 멜 때처럼 서서 양손을 함께 움직여야 할 때에는 의도와 다르게 손과 팔이 움직인다. 신호대기를 하고 있다가 건널목을 건널 때 다리가 잘 움직이지 않기도 한다. 그럴 때면 "아직, 뇌가소성이 완성되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하고, 하던 동작을 멈춘다. 그리고는 잠깐 쉬었다가 하고 싶은 동작을 먼저 머릿속에서 그린 후 행동을 시작한다.

5) 우측 발목과 왼쪽 어깨 통증 : 좌측 코어 근육이 약해서 걸을 때 아직도 안쪽 다리가 제대로 지지해 주지 못한다. 그러니 체중이 오른쪽에 실리게 되고, 우측 발목에 부담이 가중된다. 몸의 밸런스가 깨지면서 좌측 어깨도 뭉친다. 가능한 천천히 걸어 우측 다리의 부담을 줄이고, 자주 왼쪽 어깨를 스트레칭한다.  

6) 감각장애 : 왼발 뒤꿈치 감각은 많이 돌아온 것 같다. 누워서 왼쪽 다리를 들면, 발과 다리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알 수도 있다. 그러나, 왼쪽 발은 발의 어느 곳을 만져도 약지를 만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왼손으로 뜨거운 것, 찬 것을 잡으면 뜨겁거나, 차다고 느끼기 못하고 아프다고 느낀다.       


2. 재활 훈련 및 치료

1) 방문재활치료 : 올 1월 이후 주 3회 계속

2) 킬레이션 치료 : 2 주에  1회(총 17회)  

3) 한방 침치료 : 2주에 1회, 올 1월 이후 주 1회로 시작, 4월부터 2주에 1회로 횟수 줄여 계속

4) 맨발 걷기 : 6월 5일부터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 놀이터 모래 운동장, 오전과 오후 각각 40분씩 하루 2회

5) 스쾃 : 하루 2회 50회씩, 6월 5일부터 계속

6) 걷기 : 최근 6개월 동안 2,239천 보(하루 평균 12,299보), 최근 1개월 542천 보(하루 평균 18,056 보)    


* 커버 사진 출처; 미국 공영 방송 npr, 'Alien Hand Syndrome'

            


퇴원 후 적정한 치료, 사회참여 정도에 따라 기능이 회복, 정체, 악화될지 달라진다. Samar M.Hatem 논문은 특히, 팔과 손은 6개월 이후에도 회복된다고 보고하고 있다.
걷기 : 최근 6개월 2,239천 보(하루 평균 12,299보), 최근 1개월 542천 보(하루 평균 18,056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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