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바 도시로의 '긍정에서 당신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나바 도시로(稲葉 俊郎) 박사의 신간을 읽었다. 『긍정에서 당신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관점이 바뀌는 힌트(肯定からあなたの物語は始まる 視点が変わる ヒント), '25.11, KODANSHA』. 의사인 저자가 몸과 마음, 그리고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통찰력 있게 풀어낸 책이다. 이나바 박사는 현대 의학의 관점을 넘어, 인간을 하나의 거대한 '생명 시스템'으로 바라본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부정적인 상황조차 삶의 일부로 온전히 받아들이는(肯定) 순간 고통은 배움이 되고 당신만의 새로운 인생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가 제안하는 건강과 마음 챙김은 단순히 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 화해하는 과정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뇌경색 재활'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오며, 天仁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완치'에 대한 강박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화해'였다. 이나바 박사의 신간은 그 길을 밝혀주는 따뜻한 등불이 되어준다.
1. '긍정'의 진짜 의미
저자가 말하는 긍정은 단순히 "좋게 생각하자"라고 하는 낙관주의가 아니다. 현재 나의 상태, 아픔, 결점까지도 밀어내지 않고 '그렇구나'라고 먼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다라고 말한다. 자기를 신뢰해야 한다. 외부의 잣대가 아닌, 내면의 생명력을 믿는 마음이 곧 긍정이다.
2. 관점을 바꾸는 힌트
저자는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바꿈으로써 고통을 다르게 해석하는 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건강을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흐름'으로 정의한다. 증상은 '몸의 목소리'라고 말한다. 병이나 통증은 제거해야 할 적이 아니라, 내 몸이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보이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수치로 나타나는 건강검진 결과보다는 내가 느끼는 감각과 마음의 흐름에 집중할 것을 권한다. 전체성(Wholeness) 회복도 강조한다. 그는 치유가 몸의 특정 부위만 고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영혼, 그리고 주변 환경과의 관계까지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이 균형이 잡힐 때 진정한 치유가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인간을 부품의 집합이 아닌, 하나의 유기적인 생명체로 바라볼 때 치유가 시작된다.
3. 마음 챙김 방법; "나를 긍정하는 연습"
저자가 강조하는 마음 챙김은 거창한 명상법보다 '일상에서의 태도'에 집중하는 것이다. 天仁도 백 퍼센트 공감한다.
① '지금, 여기'의 감각에 집중하기
우리의 마음은 자주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으로 떠난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감각, 발바닥이 땅에 닿는 느낌, 지금 마시는 차의 온기를 온전히 느껴보자. 감각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소란이 잦아든다.
② 판단하지 않고 관찰하기 (비판단적 수용)
나쁜 생각이 들거나 몸이 아플 때 "왜 이럴까?"라며 자신을 다그치지 말자. "아, 내가 지금 불안해하고 있구나", "내 어깨가 긴장되어 있구나"라고 마치 제삼자가 관찰하듯 있는 그대로를 바라봐 주는 것이 '긍정'의 첫걸음이다.
③ 예술적 감각 깨우기
저자는 예술 활동이 치유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꼭 거창한 그림이 아니더라도 낙서를 하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깊게 듣거나, 산책하며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행위 자체가 마음의 노폐물을 씻어내는 과정이 된다.
4. 天仁의 '이야기' 만들기
삶은 주어진 환경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써 내려가는 서사이다. 과거의 상처나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긍정'이라는 바탕 위에서 새로운 나의 이야기를 써나갈 수 있다는 창조적 삶이 용기를 준다. 조화와 연결도 강조한다. 타인 및 자연과 연결되어 있음을 깨달을 때, 개인의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진다. 이나바 박사의 철학에 따르면, 天仁에게 뇌경색 '재활(Rehabilitation)'은 '기능의 복구'가 아니라 '나와의 새로운 관계 맺기'로 재정의할 수 있다.
① '못하는 나'가 아니라 '애쓰는 생명' 긍정하기
이나바 박사는 "긍정은 상태가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한다. "예전처럼 잘 걷지 못한다"는 사실에 집중하면 재활은 고통스러운 형벌이 된다. 하지만 관점을 바꾸어 "오늘도 내 뇌와 근육이 연결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생각하면, 한 걸음 한 걸음이 생명의 경이로운 움직임이 된다. 걸음 수라는 결과보다, 한 걸음을 내디딜 때 느껴지는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과 감각에 더 집중해 보자. 그 감각을 느끼는 것 자체가 이미 '마음 챙김'이자 치유의 시작이다.
② 몸을 '도구'가 아닌 '파트너'로 대하기
몸은 마음대로 부리는 도구가 아니라 가장 충실한 동반자이다. 말을 듣지 않는 팔다리를 원망하기보다, "그동안 고생 많았지? 천천히 다시 맞춰가 보자"라고 내 몸에게 말을 걸어보자. 조급함이라는 스트레스 대신 부드러운 집중력을 선택할 때, 우리 뇌의 '회복 탄력성(Plasticity)'은 비로소 깨어난다.
③ '직선적 목표' 대신 '순환적 과정' 즐기기
재활 훈련은 매일 우상향 하는 직선이 아니라,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나선형 구조이다. 10분을 걷는 것보다, 어제보다 조금 더 '부드럽게' 발을 뗐다는 감각에 점수를 줘 보자. "후유증이 남은 비극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내 몸의 소중함을 깨닫고 새로운 걸음마를 배워가는 위대한 재탄생의 이야기"로 天仁의 서사를 다시 써보자. "고생하고 있는 내 몸아, 오늘도 재활훈련 잘 부탁해"
5.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강력한 자기 치유법
① 호흡 (Breathing): 몸과 마음의 연결고리
이나바 박사는 호흡을 '의식과 무의식을 잇는 유일한 통로'로 본다. 불안이나 스트레스가 쌓이면 호흡은 얕고 빨라진다. 이를 의식적으로 깊고 천천히 조절함으로써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다. 내쉬는 숨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 몸 안의 부정적인 기운이나 긴장을 숨과 함께 밖으로 내보낸다는 감각으로 천천히 길게 내뱉을 때, 몸은 비로소 이완 모드로 전환된다.
② 수면 (Sleep): 생명력을 재생하는 시간
그는 수면을 단순히 쉬는 시간이 아니라, '생명력이 매일 밤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몸은 손상된 조직을 복구하고 기억을 정리한다. 이나바 박사는 질 좋은 수면이 '자기 긍정'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가장 근본적인 행위라고 강조한다. 단순히 오래 자는 것보다 '안심하고 잠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하루의 일을 잘 마무리하고, 내일로 미루지 않는 마음의 정돈이 숙면으로 이어진다.
'깨어 있을 때는 외부에 의식이 향하기 때문에 내부의 생명의 자리(위치)를 잊어버리게 된다. (중략) 깨어 있을 때는 자신을 잃어버린 시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람이 그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눈을 감고 ‘잠자는’ 것이 생명 메커니즘에 내장되어 있다. 평소의 생각을 바꾸어서 ‘오늘은 좋은 잠을 위해 하루를 보내자’라고 생각해 보자. 생명을 중심으로 하여 생활하도록 의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③ 목욕 (Bathing): 경계를 허무는 정화 의식
목욕은 단순히 몸을 씻는 행위를 넘어, 일상의 고단함을 씻어내는 '정화'의 의미를 갖는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체온이 올라가면서 혈액순환이 개선되고 근육이 이완된다. 또한 물이라는 매질(媒質, 어떤 물리적인 작용이나 에너지를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전달해 주는 중간 물질) 속에서 몸의 무게감을 덜어 내며 심리적인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욕조에 몸을 담그고 피부로 느껴지는 물의 온기에 집중해 보자. 이때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며 자신의 몸에게 말을 거는 과정이 진정한 의미의 자기 치유(Self-healing)가 된다.
(책 속에서)
자연계는 언제나 변화의 양상에 있다. 비가 오든, 번개가 치든, 폭풍이 몰아치든, 한 번은 그 현실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한다. 부정적으로 받아들여도 사물의 실상은 보이지 않는다. 사람의 생각은 태어날 때부터 부정적인 방향으로 기울기 쉬우니(이는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한 생존 본능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긍정적으로 이 현실을 받아들여서 지금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움직여야 할지, 무엇을 움직이지 말아야 할지, 눈앞에 있는 것이 약인지 독인지 등을 차분히 생각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나는 누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 미래는 언제나 미확정이며, 모든 것이 공백이다. 다만, 그 공백에 확실히 눈을 돌리고 나아가야 한다. 현재 내가 해야 할 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다. 미래를 바라보고 현재의 걸음을 이어갈 때, 그곳에 ‘부활’이 찾아온다.
이나바 도시로(稲葉 俊郎) PROFILE
의사, 의학박사. 게이오 기주쿠 대학원 시스템 디자인·경영학 연구과(SDM) 특임 교수.
1979년, 쿠마모토 출생. 2014년, 도쿄대 대학원 의학계 연구과 내과 전공 박사과정 수료. 순환기내과 의사로서 도쿄대 의학부 부속병원에 2020년까지 근무. 가루이자와 병원 원장을 거쳐 2024년부터 현직. 서양 의학뿐만 아니라 전통 의료, 보완·대체 의료, 민간 의료까지 폭넓게 습득하여 의료와 예술, 복지 등 다른 분야와의 다리를 놓는 활동에 종사하고 있다. 2020년부터 동북예술공과대학 객원 교수로 재직하며, 야마가타 비엔날레에서 3회 예술 감독을 역임했다. ‘생명을 깨우는 장소’라는 이름으로, 온천 치료, 예술, 음악, 이야기, 대화 등이 융합된 웰빙 공간의 연구와 실천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