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음소평 (2025년 6월 25일)
반지성은 가라. 듣지 않고 말하려 하고, 묻지 않고 확신하려 하며, 사유 없는 구호로 세상을 덮는 그 무른 확신의 껍데기. 보지 않은 채,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비방과 선동으로 채워지는 말들. 어거지와 고성, 몸싸움과 머릿수, 그리고 얄팍한 꼼수. 숫자와 꾀로 정치를 흉내 내는 그 오래된 습속. 반지성은 가라.
바람의 길을 틀어, 햇빛이 머무는 구릉 위로 제 사람의 이름을 심는 자, 사사로운 이익이 먼저 걷는 길에 정의의 이정표를 거꾸로 세운 자, 그 두꺼운 껍데기는——가라. 혈육의 이름을 문장 속에 감추고, 공의의 옷을 빌려 은밀한 편의의 다리를 놓는 자, 그 안으로 굽는 팔을 의리 혹은 능력의 증표라 믿는 착각의 껍데기도——가라.
회랑의 껍데기들이여, 너희는 언제나 그 교활한 지능으로, 반지성의 민낯 위에 짙은 화장의 덧칠을 서슴치 않았다. 너희는 또한, 스스로의 지성 없음을 가리는 그 낡고도 익숙한 주술을 되풀이해 왔다. 그 쉽고 달콤한 맛을 잊지 못한 채, 너희는 또 그 더러운 주문을 읇조려, 너희가 낙인 찍은 그 얼굴의 기억과 주홍글씨의 망령들을 다시 불러내려는 것이냐.
회랑의 껍데기들이여, 너희들의 오만한 귓속말과 기만에 찬 손가락질은 이미 오래전에 의미를 잃었다. 그것은 프레임이었고, 허공에 쳐든 카드피켓이었으며, 더러운 도장, 사유를 덮는 껍데기였다. 그럼에도 너희는 오늘 또, 그 껍데기를 가루로 빻아 흩뿌리며, 세상의 빛, 그 지성의 눈을 흐리려는 것이냐. 그렇게까지 해서, 결국 너희 패거리의 살만 찌우려는 것이냐.
모름지기 민주 정치란, 더디더라도 귀 기울이고, 함께 묻고, 모르면 모른다고, 아니면 아니라고, 틀렸다면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그 정직함의 지성에서 비롯된 것. 그러기에 이제부터는, 진영도, 이념도 보지 않겠다. 학벌도, 지역도 따지지 않겠다. 다만, 그 사람의 태도, 그 말 앞에 서는 자세를 보겠다.
지성이여, 오라. 그것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한 가장 조용한 결심이며, 가장 단단한 약속이다. 그러하니, 회랑의 허깨비들이여, 이제 너희들의 때는 지났노니, 가거라. 부서져 남은 그 반지성의 가루 한 톨마저도, 행여 갓난아기의 숨결을 타고라도 퍼지는 일 없도록, 남김없이 쓸어 담아 가거라. 그렇게──흔적 없이 사라지거라.
2025년 6월 25일
소나리우스의 세음소평(世音小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