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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부모의 역할을 생각해 본다.

by 김성훈



"부자가 3대를 못 간다"는 속담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 존재한다. 중국에는 ‘논마지기도 3대를 못 간다’, 독일에는 ‘아버지는 재산을 모으고, 아들은 탕진하고, 손자는 파산한다’는 말이 있다.

미국에서는 ‘셔츠 바람으로 시작해서 3대 만에 셔츠 바람으로’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1세대가 가난에서 벗어나 부를 이루지만, 3대가 지나면 다시 가난해진다는 의미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부가 3대까지 유지되는 경우는 단 10%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은 가르침을 이어갈 수 있을까?


부족함이 아이를 성장하게 한다.

세계적인 부호인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자녀들에게 최소한의 상속만 남기고, 대부분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했다. 그 이유는 ‘부족함의 중요성’ 때문이다.


그들은 말했다.

"부족함을 느끼지 않으면 스스로 머리를 쓰지 않고, 결국 독립하지 못한다."


부모가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주는 삶은 새장 속에 갇힌 새와 같다. 아무리 넓은 새장이라도, 스스로 날아다닐 기회를 얻지 못하면 결국 세상을 살아갈 힘을 잃게 된다.

강남에 살면서 사업을 하다 실패한 한 청년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집도 엄마가 사주고, 사업 자금도 엄마가 대어주고, 항상 모든 걸 다 알아서 해준다. 나는 가끔 새장 속에 갇힌 새 같다는 생각을 한다. 부족하지만 내 힘으로 해보고 싶다."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라면, 부족함을 가르쳐야 한다.

안 되는 것도 가르쳐야 한다. 삶에서 원하는 것이 항상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배우는 것은 아이의 성장에 필수적이다.



“거름을 주려면 뿌리 먼 곳에 주라”


농부들은 나무의 뿌리 가까운 곳에 거름을 주지 않는다. 너무 쉽게 영양분을 얻은 나무는 스스로 뿌리를 내리지 않고, 태풍이나 가뭄이 닥치면 쉽게 쓰러지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부족함 속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작은 어려움에도 쉽게 좌절하고 흔들리는 사람이 된다.


재산보다 더 중요한 가르침이 있었다.

조선시대 순조 때의 문관 김학성의 어머니는 이 원칙을 실천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김학성의 집은 가난하여 어머니가 부엌일을 하며 어렵게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는 집 마당에서 황금이 가득 담긴 항아리를 발견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녀는 “이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라고 생각했다. 결국 어머니는 황금을 다시 묻고 그 집을 떠나 먼 곳으로 이사를 갔다.


어머니는 더욱 열심히 일하며 아들들을 교육시켰고, 그 결과 김학성과 동생은 과거에 급제하여 높은 벼슬에 올랐다. 어머니는 나중에 아들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재물은 능력이 있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며, 요행으로 얻은 부는 쉽게 사라진다. 진정한 성공은 땀 흘려 노력한 결과일 때 가장 값지다."


이처럼, 부모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재산이 아니라 올바른 가치관과 성실함이다.


존경받는 부모는 누구인가?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부모는 돈을 많이 번 사람도,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사람도 아니다.

자녀가 “나는 우리 부모님을 닮고 싶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성공한 부모다.


부모가 존경받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많은 돈을 벌어도 삶의 태도가 올바르지 않다면 자녀들은 결코 존경심을 가지지 않는다. 반면, 부모가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아간다면,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부모를 본받으려 한다.


어떻게 하면 존경받는 부모가 될 수 있을까?

부모 스스로 삶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부모가 정직하고, 성실하며, 책임감 있는 삶을 살아가면 자녀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아이들에게 독립심을 길러주어야 한다.

언제까지나 부모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는 없다. 자녀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과잉보호를 하지 말아야 한다.

부모가 아이의 삶을 대신 살아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경험하고 배우도록 해야 한다.


부족함을 통해 성장하게 해야 한다.

부족함을 경험한 아이는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사랑하지만, 단호함도 필요하다.

무조건적인 사랑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단호하게 가르쳐야 한다. 자녀가 인생의 원칙을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자신의 용돈을 스스로 버는 문화가 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기부금을 모으고, 자동차 세차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돈의 가치를 알고, 독립심을 기르게 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너무 쉽게 얻도록 해준다. 공부를 조건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부모의 방식이 오히려 아이들의 정서를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좌절하고, 분노하는 아이들이 많아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세상의 모든 일이 자기 마음대로 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진정한 부모의 역할은, 아이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진정으로 성공한 부모가 되는 길은?

“내가 사랑하는 자녀가, 세상 속에서 자신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성공적인 부모의 역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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