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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세 이후에는 건물주가 되겠다는 결심

by 김성훈


57세 이후에는 건물주가 되겠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꿈을 품고 살아다. 그런데 그 꿈이 막연한 바람에 그치는가, 혹은 구체적인 목표로 통해 실제 행동을 이끄는가에는 큰 차이가 있다.

나에게 ‘57세 이후에는 건물주가 되겠다’는 결심은, 바로 그 막연함과 현실의 경계에서 스스로를 일깨운 선택이었다.


이 결심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20여 년 전 친구의 한마디가 내 인생을 흔들면서, “노후 준비는 어떻게 할 거냐”라는 물음에 대답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월급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내 삶을 안정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는 ‘자산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이었다. 그런 와중에 여러 시행착오와 생각을 거치며, 마침내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57세 이후에는 건물주가 되어야겠다.’


왜 하필 57세였을까?

회사의 정년이나 개인적인 목표를 고려해 보니, 50대 후반은 내 인생의 전반전이 마무리되고 후반전이 시작되는 시점이라 생각했다. ‘만 60세’처럼 지금의 정년 숫자도 있었지만, 그때의 퇴직 시기와 여러 준비 상황을 생각했을 때 57세가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 즉, 나의 ‘가장 왕성한 현역 생활’을 활용해 종잣돈과 경험을 모을 수 있는 기간을 충분히 확보하되, 너무 늦지 않게 실행으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목표 시점이 명확해지자, 일상과 사고방식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이전까지는 “회사에서 일하고, 월급 받으며 살면 되지”라는 안일한 태도가 깔려 있었다면, 결심을 한 뒤부터는 모든 선택의 기준이 ‘건물주가 되기 위한 준비’인지 여부가 되었다.


예를 들어, 업무를 대하는 태도부터 달라졌다.

같은 프로젝트를 맡아도 그저 주어진 일을 무난히 처리하기보다는, 실무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이나 대규모 공사를 수행하는 노하우를 더욱더 적극적으로 진지하게 대하게 되었다. “이것은 내 건물을 짓는 데도 필요한 과정이겠구나” 하고 생각하니, 매사에 관심과 열정이 배가되었다. 건설회사에서 쌓을 수 있는 모든 역량이 결국 내 미래 자산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 관점에서도 극적인 변화가 생겼다. 예전에는 조금의 여유자금이 생기면 여행이나 취미 생활에 투자하기도 했고, 큰 고민 없이 소비를 했다. 그러나 ‘57세 이후’라는 구체적 시한을 설정하고 나서는, 가용자금을 모으고 투자하는 일이 우선이 되었다. 적금·주식·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때로는 과감하게 투자에 도전했다. 당연히 실패도 있었다. 지인에게 조언을 듣고 잘못된 정보로 손해를 보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건물주가 되기 위한 학습 비용’으로 여겼다.



57세 이후에는 건물주로 살아가겠다’는 결심은, 내가 살아가는 방식 자체를 바꾸었다. 친구나 지인들과 대화할 때도, 예전에는 여행지나 취미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어느 지역이 개발될 예정이야”, “주택 시장의 흐름이 바뀔 것 같아” 같은 주제로 자연스레 흘러갔다. 그런 이야기 속에서 정보를 공유하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했고, 서로의 경험담이 자산이 되기도 했다.


또한 일상적인 생활방식 역시 전과 많이 달라졌다.

길을 지나가도 “이 지역은 입지가 좋으니 나중에 상가를 지으면 어떨까?” 같은 생각을 수시로 하게 됐다. 도시계획 관련 부동산 뉴스를 챙겨 보며, 행정구역 개편이나 교통망 확충 등 장기적인 변화를 주시하는 습관을 들였다. ‘57세 이후’라는 마감시한이 있는 만큼, 시장 흐름을 익혀야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보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정보’라는 생각이 더 컸다. 그 결과로, 단순히 “돈을 벌어야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위치에 어떤 종류의 건물을 짓고, 수익을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를 우선로 구상하게 되었다.


실제로 나의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서 기회를 만나기도 했다. 투자 정보를 미리 알고 움직인 덕분에 분당의 인근 아파트 한 채를 시세가 오르기 전 비교적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 가격이 오르자, 매각 차익이 생겼고, 그 자금으로 다른 부동산에 재투자했다. 이런 식으로 단계별로 ‘자산을 키우는 방법을 경험하게 되었다. 물론 늘 순조롭던 건 아니었다. 미분양 물건을 잘못 잡아 고생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57세에 건물주가 되겠다는 결심을 위해 치르는 수업료”라고 스스로 생각하며 계획을 진행했다.



결국 이 결심이 가장 크게 바꾼 건, 내가 미래를 바라보는 태도였다. 예전에는 ‘퇴직하면 쉬엄쉬엄 지내겠다’ 거나 ‘그때 가서 생각하지 뭐’ 같은 막연함에 기대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어떤 준비를 마친 상태로 57세를 맞이할 것인가?”가 날마다의 소소한 선택에 영향을 주었다. 직장에서 맡은 역할, 대인관계, 자산 관리, 심지어 건강 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합쳐지는 느낌이었다. 이는 크게 보면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분명히 알게 해 준 계기이기도 했다. 그냥 부자가 되겠다는 욕심이 아니라, 노후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안정된 환경에서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또한 의외의 부수 효과로, 스트레스 관리도 달라졌다. 업무가 힘들거나 돈 문제가 복잡할 때, “어차피 이 모든 게 57세 건물주의 길을 위한 과정이다”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다. 실패가 닥쳐도 ‘회복 불가능한 타격’이 아니라, 그저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한 단계로 받아들일 수 있었고, 이를 계기로 나는 감정 소모를 줄이며 지낼 수 있었다.


모든 게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기에, ‘58세 건물주’라는 목표는 나를 움직이게 했다. 돌아보면, 이 결심 이후 내 일상과 사고방식은 전에 없이 많이 바뀌었다. 부동산 전문지식을 배우기 위해 부동산 대학원에 다녔고, 도시 계획 자료를 꼼꼼히 읽으며 입지를 분석했다. 회사에선 치열하게 실무를 익혀가며 건설과 공정 관리 능력을 내 것으로 만들었다. 시간이 날 때면 주변 상가 시세를 체크하거나, 건물 임대료 시세표를 챙겨 보면서 “이 정도 규모면 내가 생각한 노후 자금에 맞출 수 있겠구나” 하는 식으로 나름의 계산기를 두드렸다.


일정 부분 자산을 축적하고, 작은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배움을 확장해 가면서 어느 순간 깨달았다. “아, 이 꿈이 정말 실현될 수도 있겠는데?” 결심은 탄력을 받고, 더 구체적인 계획으로 이어졌다.

어떤 지역에 어떤 형태의 건물을 지을지, 얼마나 많은 자금이 더 필요한지, 대출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지 등 세세한 부분까지 공부하게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무거워지는 책임감과 줄어드는 체력을 생각하면, 누군가에게는 이 결심이 무모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배운 건, “결심이 뚜렷하면 어느 순간 의심마저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과연 57세까지 가능할까?’라는 스스로의 의문마저도, 더 좋은 방안을 찾고 부단히 공부하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거치면서, ‘57세 이후 건물주’라는 표현이 ‘단순한 타이틀’을 넘어 '내가 꿈꾸는 노후의 구체적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결국, 결심은 삶을 바꾸는 강력한 힘이다.

“언젠가 건물주가 되겠다”와 “57세 이후에는 반드시 건물주가 되겠다”는 뉘앙스가 전혀 다르다. 전자는 어쩌면 ‘언젠가’가 영영 오지 않을 수 있지만, 후자는 시한과 목표가 명료하다. 하물며 그 목표를 가슴 깊이 믿고 실행에 옮기기 시작하면, 매일의 사소한 행동들이 전부 목표를 향한 징검다리가 된다. 그 덕분에 내 일상은 달라졌고, 사고방식은 더욱 폭넓어졌으며, 나 자신에 대한 믿음도 커졌다. 하루아침에 이룰 수 없는 목표지만, 오히려 그 점이 나를 꾸준히 전진하게 만든다.


이렇게 확고해진 결심은, 결국 오늘의 나를 강남건물주가 되는 시금석이 되었다.

지금은 새로운 부동산 트렌드를 살펴보거나, 건물 임대비 유지관리비 관련 공부를 하거나, 부동산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한번 더 성장해 나가고 있다.

내가 정확하게 57세에 건물주가 되던 날을 맞이했을 때, 나는 그동안의 노력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20년 전 친구의 얘기를 듣고 57세에 건물주가 되겠다는 결심을 한 그때를 생각하면 "그 때의 결심"이 오늘의 강남건물주가 되었고, 지금도 "그때 결심하길 정말 잘했다”는 감동을 온몸으로 느낀다.

인생에서는 "실행이 답"이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실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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