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 나와 준 봄, 배웅 해 드린 봄.

by 코끼리코숙이


봄은 나에게 이젠 아픈계절이다.


난 3월4월5월, 이맘 때가 되면 마음이 이루 말 할 수 없이 혼잡스럽다.

신사역 한 가운데 서 있으면 이렇게 혼잡할까.

그 곳은 한남대교로부터 넘어와서 신사역을 거쳐 강남역으로 가는 차들,

좌회전을 하여 청담동을 가려는 차들,

우회전을 하여 압구정동이나 잠원동으로 가려는 차들,

한남대교를 건너 가려는 차들, 올림픽 대로를 타려는 차들,

게다가 부산으로 가려고 경부 고속도로를 향하는 차들과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입성하는 차들이 한 데 뒤엉켜 갈피를 못잡겠는, 운전 초보자들에게 있어 운전연수 최고의 회피장소일 것이다.

마치 그 곳 처럼, 나에게 3,4,5월을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이 감정이 휘몰아치는 때가 되어 버렸다.


엄마는 4월생,

나는 5월생.

엄마는..3월에 가셨다.


이 맘때는, 곳곳이 둘러보면 새싹이 움트는 봄이다.

추운 겨울을 지나 따뜻한 봄이 올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하기도 하고,

시각적으로도 여름의 색 진한 초록이 되기 전 파릇파릇 연두연두한 새싹들이 땅에서, 나무 가지 끝에서, 멀리 산에서 움트는것이 눈으로 보이고 마음으로 보이는 시기이다.

그래서 봄은 희망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나에게도 그러했다.

엄마와 난 유난히 봄을 참 좋아했다.

계절마다 냄새가 있는데,

봄 냄새는 더욱 향긋했다.

겨울의 끝자락에 오는 겨울끝 비 냄새도 좋았고,

봄의 시작을 가져다 주는 봄비 냄새도 좋았고,

추운 바람의 냄새와 따뜻한 바람의 냄새가 어디메쯤 섞인. 그 공기 냄새가 참 좋았다.


아마도 가정의 달이라 그랬을까?

내 생일이 곧 다가오기 때문이었을까.




엄마는 봄에 나를 마중나와 주셨고, 나는 봄에 엄마를 배웅해 드렸다.


내가 지어준 우리엄마 아이폰 계정 비밀번호, 춘3월.

엄마가 나보다 먼저 아이폰을 사용하셨다.


첫 아이폰을 개통하면, 이메일 계정과 계정 비밀 번호를 설정해야 한다.

이메일을 갖고 있지 않던 엄마에게 사용하지 않는 나의 이메일 계정 중 하나를 사용하시게 설정해드렸고,

통상 봄은 3월에 시작한다고 생각해서,

엄마 성함에 들어가는 봄 춘 자와 3월을 섞어서 만들어 드린 것이었다.


엄마에겐 봄이 참 특별한 계절인 것 같다.

엄마 성함에 들어가는 봄 춘, 태어나신 달 4월, 결혼기념일 4월, 내 생일 5월, 그리고 엄마가 하늘로 가신 3월.


엄마는 봄을 좋아하셨다.

"얘, 나는 봄이 참 좋아."

"엄마, 나도~. 난 어릴땐 가을을 좋아했는데, 30살이 된 언저리 언젠가 부터 봄이 참 좋더라~"


가만히 돌이켜 생각 해보니 사실은 나보다 늘 더 깨어 있으신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