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030년, AI는 스스로의 약점을 극복하다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브런치를 가장 최근에 언제 썼나 찾아보니 7월이더라고요. 지난 두 달, 저는 4개 과정을 개발하면 보냈습니다. 뜨거운 여름을 더 뜨겁게 보냈지요. 올 초부터 느끼는 건데 2025년은 제가 뭔가를 개발하고 준비하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저를 계속 채근하고 채찍질합니다. 그렇게 공부하고, 개발하고, 시스템 구축하다 보니 벌써 10월이 코앞이네요. 말이 나온 김에 여기서 잠깐 제가 두 달간 개발한 과정에 대해 자랑을 좀 할게요 하하


첫 번째 과정은 특강입니다. 제목은 ‘Ax시대를 이끌 인재유형과 리더십’입니다. 이 특강은 AI리터러시를 중심으로 ‘어떻게 AI와 협업하고 성과를 내야 하는가?’에 대한 나름의 체계적인 방법을 담았습니다.

두 번째 과정은 ‘Ax시대, 학습이 곧 경쟁력이다’는 워크숍입니다. AI를 활용한 학습 방법을 4가지 유형으로 구분했고, 각 유형별 구체적인 학습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이 과정은 학습방법 이론들에 24년과 25년, 정말 HEAVY USER로써 AI를 사용하면서 얻은 경험들을 구조화했습니다.

세번째는 ‘리더와 GPT의 1:1 피드백 미팅 준비부터 피드백 미팅 시뮬레이션’을 위한 프롬프트를 개발했습니다. 이 프롬프트에는 당연히 프롬프트 엔지니어린 기법이 들어갔고요. 한국에는 생소한 Context Engineering기법도 일부 녹아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사내강사들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인데요. 크게 두 가지 꼭지입니다. 사내강사들이 AI를 활용해 본인의 강의Contents를 개발하는 방법이 첫번째이고요. 두번째는 제가 만든 ‘리더와 GPT의 피드백 스킬 연습 프롬프트’처럼 사내강사들이 학습자의 학습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프롬프트를 개발할 수 있는 방법론을 담은 ‘사내 강사 양성 워크숍’을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AI를 활용한 단편극 영상 개발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목적은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제가 쓰는 브런치 글을 단편 영화로 만들 생각이고요. 또 하나는 워크숍을 하기 전에 인터뷰를 통해 실사례를 수집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단편극을 개발해서 워크숍 때 활용하고 싶어서입니다. 목표는 추석 전후까지의 긴 연휴동안 집중해서 학습해보려고 합니다.

제 자랑도 하고 싶었고, 그동안 못했던 수다도 떨고 싶은 마음에 서두가 길었습니다.




오늘은 하나의 아티클과 하나의 논문을 가져왔습니다. 먼저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서 읽은 ‘What 570 Experts Predict the Future of Work Will Look Like’입니다. 이 아티클은 570명의 전문가에게 ‘“미래의 일(work)은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질문해서 그 응답을 종합 정리한 내용입니다. 전문가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뉘었습니다. 낙관론자와 회의론자, 그리고 비관론자입니다.


재미있는 건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가 자신의 영역과 미래 전망이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AI가 미래에 새로운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하는 낙관론자는 대부분 테크 기업가들이었습니다. AI가 생산성은 높지만 노동시장에 근본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회의론자들은 주로 경제학자들이었고요. AI로 인한 대량 실업과 불평등을 전망한 비관론자들은 대부분 작가와 저널리스트들이었습니다.


이 아티클의 핵심은 2074년까지의 전망에 있는데요. 앞으로 50년을 누가 알겠습니까? 개인적인 관심사는 앞으로의 10년, 즉 2035년까지입니다. 흐름을 따라가 보면 2030년이 되면 AI가 사람의 작업을 보조하여 효율성과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킨다고 합니다. 이어서 2035년엔 경제적 불평등이 드라마틱하게 증가한다고 합니다.


지금부터는 저의 상상입니다. 2035년 경제적 불평등이 극심해지는 이유가 혹시 2030년 AI확산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2030년이면 전세계 어느 기업이나 AI를 도입해서 사용하는 것이 마치 윈도우 설치하는 것처럼 쉬워지는 것은 아닐까? 그 파급력이 실제 노동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까?


만일 제 상상이 사실이라면…지금, 2025년부터 2030년은 AI가 물밑에서 생태계를 만드는 시간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AI가 만드는 생태계에 올라타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극명하게 나뉘는 시점이 2030년이고요. 제발 그렇게 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긍정론자들의 주장처럼 더 많은 일자리들이 생기고 더 많은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최근 MIT에서는 기업의 AI도입 성공률에 대한 데이터를 내놓았습니다. 그들은 기업의 AI도입 성공률이 5%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발표 이후 많은 글에서 AI버블론이 나왔고, 신기한 건 그 즈음 NVDIA의 주가도 하락하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만큼 기업에서 AI를 도입하고 문화로 정착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어쩌면 그 장애물 중 하나가 5년 이내에 해소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읽은 논문 ‘Measuring AI Ability to Complete Long Tasks’에서는 ‘AI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과제를 자율적으로 얼마나 오래 수행할 수 있는가’를 측정했습니다. 제 의견입니다만 이 기준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고 봅니다.


첫째로 기존의 AI성능 평가는 비록 여러가지 기준들을 사용했지만 모두가 ‘정확도와 정밀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런데 이 논문에선 ‘일관성’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여기에서 두 번째 의미가 나오는데요. 여러분은 혹시 AI와 쳇방을 하나 열고 오래 대화하다 보면 뒤로 갈수록 이 녀석이 엉뚱한 소리 하는 것을 경험하신 적이 있나요? AI는 내 질문에 ‘확률적’으로 정답에 가까운 내용을 출력하다 보니, 오랫동안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이 문제가 기업에서 AI를 도입할 때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장벽이기도 합니다.


위 논문에서도 AI의 일관성 유지 시간이 GPT-2는 [몇 초]수준이었다고 합니다. GPT-3은 [수 초], GPT-4는 [수 분]이라는 데이터를 내놓았습니다. 또 GPT-5는 [2시간]이라고 말합니다. 다만 저는 아직 GPT-5의 데이터에 대해 검증을 못해봤습니다. 저는 두시간을 한 쳇으로 대화한 적도 없지만, 20분만 지나도 엉뚱한 소리를 하더라고요. 물론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물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은 일반 쳇과는 또 다르겠지요.


그럼에도 이 논문이 의미 있는 이유는 이 일관성 유지율이 매 7개월마다 두배씩 증가한다는 실증 데이터가 있어서입니다. 마치 ‘무어의 법칙’처럼요. 여기서 2배가 무서운 건 이게 단리가 아니라 복리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1에서 2가 되는데 7개월이고, 2에서 4가 되는데 다시 7개월입니다. 4배에서 7개월 후엔 6배가 아니라 8배가 됩니다. 복리의 특징은 어느 순간까지는 단리와 별 차이가 없지만, 어느정도 누적되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입니다.


위 논문에서는 GPT-4의 일관성이 [수 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수 분이 정확하게 얼마인지 몰라서 제가 임의로 [3분]이라고 가정해 봤습니다. 3분에서 매 7개월마다 2배씩 늘어난다고 했을 때, 1,440분(24시간)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GPT에게 계산을 시켜봤더니 딱 5년 나오더라고요. 물론 이건 순전 제 호기심과 재미로 한 계산입니다만…


어쨌든 5년 후엔 AI도 자신의 가장 큰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우리 옆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우리가 AI시대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5년이라고 볼 수 있겠죠. 5년 후엔 이미 늦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AI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지금! 우리가 이해해야 할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AI 리터러시’라고 생각합니다.


AI리터러시에 대한 이해’는 어쩌면 ‘AI사용법’보다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AI가 무엇을 잘하고, AI는 어떤 한계가 있는지를 아는 ‘눈’. ‘AI가 내 삶에, 내 업무에 어떤 도움이 되는데?’라는 질문에 자신만의 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때가 다가왔습니다. 이런 혜안은 어떤 고성능AI도 대신할 수 없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AI는 정말 창의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