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앤틱을 다루고, 취급하는 입장에서 영국 현지의 앤틱샵을 가보면, 무엇보다도 가장 부러운 것이 바로 샵의 외관입니다. 저희도 가급적이면 한국에 최대한 현지의 모습과 분위기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요. 하지만, 유럽에 있는 앤틱샵이 풍기는 분위기를 그대로 이곳까지 옮겨 오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 제 기대수준이 너무 높은 걸 수도 있겠네요 - 어느 정도 현실과 타협을 하면서, 최대한 할 수 있는 범주 내에서 최대한 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영국을 가면 앤틱샵을 돌아다니면서 그 분위기와 트렌드를 배워보려고 하지요. 돌아다니다 보면, 앤틱샵의 스타일도 보면 조금씩 다른 것을 알 수 있는데, 아래 사진들을 보실까요?
이 앤틱샵은 오래된 스타일의 반(barn ; 헛간)에 만든 앤틱샵인데요, 이렇게 오래된 반을 활용해서 만든 유형의 가게들이 도시 밖에 자주 보이는 편입니다. 앤틱샵 외에도 카페나 각종 샵들이 반을 토대로 만들어져 있지요. 한국에서도 오래된 농가나 창고, 폐공장 같은 것들을 활용해서 업장을 만드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70년대~80년대에 걸쳐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옛 건축물은 죄다 없어지고 콘크리트, 시멘트로 만든 시설물들이 대대적으로 시골에 자리를 차지하게 된 덕분에 마땅히 정말 괜찮은 물건을 찾기란 어려운 듯 합니다. 그것들이 지금은 흉물로 변해가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아차, 그만 이야기가 옆으로 새버렸네요.
샵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영국 본사 쪽과는 원래 교류가 있는 앤틱 샵..
천장에 조명은 보틀 드라이어에 전구를 달아 만든 것으로 멋들어지네요. 꽃혀 있는 병의 모습도 한 몫을 하는 듯 합니다. 거기에 천정의 오래된 목재들이 자아내는 이 분위기란!
샵 내부는 약간 어둑 어둑..
층고가 높은 반 안에 다시 또 사각형 부스로 만들어진 사무실이 들어가 있는데(사진 좌측), 이곳 앤틱샵의 사무실입니다. 영국 본사 사장님은 그새 또 사무실로 가셔서 이곳 주인장과 네트워킹. 이곳 오너도 저희가 앤틱 딜러이면서, 영국에서 한국으로 앤틱을 수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예전부터 알고 있기 때문에, 찾아가면 현재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해옵니다. 이날은 저한테 자기 물건들을 모두 사가서 수출을 하라는 농담도 하시고... 하하하 (응? 농담이 아니었다고..?)
전혀 다른 스타일의 앤틱샵으로 가볼까요? 이곳은 가구보다는 앤틱 소품이나 잡화가 주로 모여 있는 헝거포드 앤틱 아케이드.
아케이드 형태라서, 같은 건물 안에 복도가 나있고 그 옆으로 조그만 상점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약간 동대문이나 남대문 필이 살짝 나지요? ㅎㅎ 각각의 작은 상점들에는 각각 주인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지 않구요, 비어 있습니다. 가게가 아주 작으면 두 평 남짓한 곳이라, 이곳 샵 주인들이 돌아가면서 통합 관리를 하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이 건물 입구 쪽에 통합 카운터가 있구요, 그곳으로 물건을 가지고 가면, 근무자가 계산 / 포장을 해는 그런 시스템. 자잘한 물건들은 대부분 유리로 된 캐비넷이나 장식장에 들어 있고, 자물쇠가 잠겨 있습니다. 구매를 위해 보여 달라고 하면 근무자가 엄청나게 많은 열쇠 꾸러미를 들고 와서 절그럭 절그럭 자물쇠를 열어서, 꺼내어 보여 줍니다. 조금 넓이가 되는 샵들도 간혹 있었는데, 그곳에는 주인분이 계시기도 하더군요.
요런 자잘한 물건들이 많습니다. 가격은 착하지 않은 편. 소매가 기준이니 당연하겠죠..?
뒷골목으로 나가는 길에 빈티지 가든 툴이 잔뜩~ 빈티지 가든 툴로 빈티지 가든을 꾸미고 싶다는 그런 욕구가 샘솟네요(참고로 이곳에서 물건을 사서 유통하진 않습니다).
건물 뒤로 나왔더니 징크며 토분 등등이 또 자리잡고 있네요. 헝거포드 아케이드 구경은 여기서 끝.
이런 헝거포드 아케이드라는 곳이 전체적인 시장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아닌데, 이곳에 와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일종의 럭키 아이템이 걸릴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랄까요? 물건이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소용 없는 처분 대상인데, 누군가에게는 보물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가끔 물건을 내놓은 지 정말 오래 되었는데도, 아무도 사가지 않아 염가에 처분하는 소품들이 조금씩 내놓여져 있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바로 그런 물건에서 자신만의 보물을 발견하는 행운이 생기기도 합니다. 저도 중세시대 기사들이나 궁수들의 오래된 피규어를 이곳에서 다량 입수하는 행운이 있었는데요, 그냥 피규어라서가 아닙니다. 다이캐스팅으로 만든 금속 피규어라 무게가 엄청 묵직하면서도 세공과 도색의 디테일이 훌륭하더군요. 이런 부분을 알아보는 사람들에게는 훌륭한 컬렉션이 될 수 있는 물건이었는데, 주인이 빨리 처분하고 싶었는지 개당 1~2파운드 정도에 떨이를 하고 있어서 싹쓸이를 해왔습니다. 이것들은 다시, 저와 같은 취미와 견해를 가지고서 물건을 구입하고 싶은 분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판매하지 않을 저만의 콜렉션이 되겠죠..?
이곳은 지역 자체가 역사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이라, 동네 건물이나 길바닥까지 리얼 앤틱입니다. 이런 곳에 앤틱샵이 있다니, 반칙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들러서 인사 하려고 했더니, 이유는 왠지 모르지만 마침 쉬시는 날. ㅠㅠ
여기는 앤틱샵은 아니고 잡화를 파는 곳인데, 건축물 자체가 정말 예술이죠? 이런 건축물은 국내에 흉내 내어 지으려고 해도 애초에 불가능 할 것 같네요. 저 느낌은 자재만으로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이 같이 만들어 낸 것이니까요.
아예 저런 오래된 건물을 허물 때 나오는 자재들이 있다면, 이걸 구해다가 수입을 해보자 싶어서 내부적으로 얘기를 해봤습니다만, 결과는 부정적. 왜냐하면, 영국이 건물에 대한 건축규제가 워낙 까다로워 문제라고 합니다.
자, 여러분이 저 사진과 같은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고 칠게요. 그런데 벽면에 문제가 생긴 겁니다. 그래서 일부 벽돌을 다시 붙이는 보수 작업을 해야만 하는데, 그럼 새 벽돌들을 사서 수리를 하면 될까요? 아니랍니다. 반드시 비슷하게 오래된 재료를 구해서, 그걸 써서 보수를 해야 한답니다. 헐... 그래서 오래된 건축물을 보수하거나, 철거할 때 나오는 자재들의 가격이 영국 안에서만 소화 하기에도 모자라기 때문에 가격이 엄청나게 높다는 것이죠. 이것을 옛것을 지키는 고집이라고 해야 할지.. 벽창호라고 해야 할지..
진정하고.. 다시 찬찬히 둘러보니,
타일로 만든 조그만 입간판과 주변의 초록, 꽃의 어우러짐이 좋네요. 돌 담벼락까지 하나 하나 맘에 안드는 것이 없습니다. 여건만 된다면 당장 임대 계약서를 쓰고 싶은 마음입니다.
옆에 있던 아주 오래된 반(barn). 옛 복장에 나귀에 밀자루를 메고 나오면 영락 없는 시대극 셋트장일 듯 합니다. 반지의 제왕 촬영을 해도 괜찮을 그런 분위기.
자 그럼 앤틱샵 투어는 이렇게 간단히 스케치하는 선에서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