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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Dec 05. 2020

JOB1. 섹시한 독일의 데이터 분석가 - HOW편2

독일 데이터분석가 채용 프로세스

JOB1. 섹시한 독일의 데이터 분석가 - WHAT편

독일에서 데이터분석가가 되기까지 - HOW편1

전업을 위해 데이터분석 공부에 시간을 쏟은 지 4-5개월이 지났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도 점점 데이터 관련 정보에 많이 나오는 용어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짐과 동시에 채용 공고를 보면 어떠한 업무인지 파악할 수 있는 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불행인지 행운인지 그 당시 독일의 실업급여(Arbeitslosengeld I)를 받던 나에게 독일 고용청은 나를 다시 경제활동인구로 만들기 위해 구직에 대한 압박을 서서히 주고 있었기에 나는 반자율, 반강제로 주니어 데이터 분석가라는 어설픈 타이틀을 단 채 독일 잡마켓에 나오게 되었다.


그 당시 나를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나는 반라 상태였다. 풀장착을 한 것도 아니지만 다 벗고 나온 것도 아닌, 데이터 분석에 이렇다 할 경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뭔가 알고 있는 것 같기는 한 그런 상태.


그렇게 불완전한 상태로 회사에 지원을 하려고 하니 자신감이 있다가 없다가하는 기분 널뛰기가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났다. 그러던 중 인터넷 어딘가에서 보게 된 아래의 문장.

회사는 채용공고를 통해 완벽한 이상형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이미 알다시피 완벽한 이상형이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어요.


세상에 꿈꾸던 이상형과 만남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이 얼마나 될까? 수치로는 알 수 없지만 주위만 둘러보아도 그런 경우가 드문 건 확실하다. 채용 프로세스도 그렇다. 회사는 채용 공고의 모든 것을 다 갖춘 인재를 원하지만 사실 그걸 다 만족시킬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에게 무언가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다른 장점이 있다면 선택 받을 확률은 절대적 0은 아니란 말씀. "무조건 키 180cm 이상"처럼 채용에서 필수적으로 원하는 사항만 갖출 수 있다면 나머지는 있으면 플러스, 없더라도 지원 자격이 박탈되는 것은 아니었다. 또 정말 다른 특출남이 있다면 키 180cm이 요구사항이더라도 170cm의 사람이 선택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이 취업이었다.


잘 하면 될 수도 있겠는데?

그렇게 주니어 데이터분석가의 본격적인 일터 찾기가 시작되었다.






지원자 입장에서 보는 독일 취업 프로세스는 보통 다음과 같다:  

(1) 구직 공고 찾기

(2) 지원서 준비 (이력서, 자소서, 스캔된 증명서 PDF파일로 준비)

(3) 지원 및 기다림

(4) 면접 (전화면접, 테스트, 1:1 면접)

(5) 최종 결과 통보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자면:


(1) 구직 공고 찾기

내가 주로 이용한 구인구직 플랫폼은 많이 쓴 순서대로: 몬스터, 인디드, 링크드인, 독일고용청 내부포털이다.

https://www.monster.de/

https://www.linkedin.com/

https://de.indeed.com/ 

https://jobboerse.arbeitsagentur.de/


키워드는 당연하다시피 독일어(Datenanalyst)와 영어(Data Analyst)로 제일 많은 검색을 했고 Data Scientist 공고도 함께 찾아보기도 했다. 회사 위치는 초반에는 독일 하노버와 베를린/함부르크 등 큰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찾았으나 나중에는 하노버에 더 머무를 의사가 강력해지는 바람에 하노버 주위 회사들의 채용공고만을 더 제한적으로 검색했다. 다만 하노버는 국제적인 스케일의 도시는 아니기 때문에 독일어 실력에 대한 요구도가 다소 높은 편이다. 따라서 독일어가 아직 힘들고 영어로 취업 및 업무을 하고 싶다면 그 가능성은 대부분 베를린, 뮌헨, 함부르크 같은 대도시에서 찾는 것이 좋겠다.




(2) 지원서 준비

개인적으로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면접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면접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지원서가 필요하다. 제대로 된 지원서를 위해 특히 주의했던 점은

이력서에는 (회사 제공 양식이 없는 한) 되도록 A4 1페이지 안에 "직무 연관성"이 있는 사항을 중심으로 작성하는 것이었고


자기소개서에는 내 인생 히스토리가 아니라(!) 회사의 입장에서 생각해 내가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점"을 중심으로 서술하는 것이었다.



데이터분석가를 뽑는 자리에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 자격증"을 이력서에 내세우는 것 및

데이터분석과 거리가 먼 지난 경력사항을 구구절절 자소서에 호소하는 것처럼 쓰는 나와 읽는 채용담당자 모두에게 시간낭비인 일은 또 없다.



이력서, 자소서에는 회사가 듣고 싶어할만한 얘기를 해야한다.





(3) 지원 및 기다림

모든 서류가 준비되면 지원을 할 차례.

회사 내 지원 포털이 따로 있는 경우 양식에 맞추어 올리면 되지만 이메일을 통한 지원을 할 경우에는 모든 서류를 하나의 pdf파일로 압축해 번거로움을 줄였다. 이메일 제목에는 지원하는 직무와 지원자의 이름, 지원 날짜 등을 포함해 채용 담당자가 내 지원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독일은 수시채용 형태가 많기 때문에 언제 답변이 오는지는 채용 담당자 빼고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지원 후 2주 정도는 기다리는 것이 일반적이며 경험상 기업이 크면 클수록 오래 걸리는 데 그 기간이 2달까지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 독일 어느 곳이나 그렇듯이 마음을 비우고 잊어버린 척하며 지내는 것이 가장 맘 편한 방법이었다.




(4) 면접

면접 기회가 왔다는 것은 이미 하나의 큰 산을 넘었다는 뜻임과 동시에 그보다 더 큰 산 하나가 더 남아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떤 회사는 전화 면접을 먼저 하기도 하고 어떤 회사는 전화 면접 없이 바로 대면 면접을 하기도 한다.


경험상 전화 면접은 보통 30분, 실제 면접은 보통 1시간 정도 소요되었고 대면 면접의 경우 인사담당자 포함 약 2-4명의 면접관들이 있었다. 대면 면접은 회사 측의 회사 소개와 지원자의 자기 소개로 시작해 직무 질문/답변을 하는 일반적인 인터뷰이며 한국의 압박 면접의 분위기는 아닌 좀 더 친근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베를린의 한 스타트업 회사만 제외하고).


면접 질문은 대부분 채용 공고 내용을 많이 벗어나지는 않았다.

많이 받은 질문 형태는 "XY 업무에 관한 경험이 있습니까?"로 구체적인 업무 디스크립션이 담긴 질문이었는데 전문 트레이닝 기간이 따로 없는 독일 회사들의 채용 방식을 생각하면 "바로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구합니다"의 뜻이 담긴 것이라 보면 된다.


그 외 팀워크나 업무 습관 등의 소프트스킬에 관련한 질문도 종종 받았다.


나의 경우 지원/면접 준비시 Linda Raynier의 유튜브 채널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XUyg1vYSupswhi0zNeD-5w



(5) 최종 결과 통보

면접 후 며칠 혹은 몇 주 이내 결과가 전화 혹은 이메일로 통보가 된다.


나의 경우 합격은 전화 통보수가 이메일 통보수에 비해 많았지만 불합격의 경우 100% 이메일로 통보가 되었다. 아무래도 불합격을 직접 전달했을 때에 서로간 어색하게 흐르는 그 불편함을 피하기 때문이리라.






독일 데이터 분석가 취업 최종 결과

소요기간: 준비부터 최종합격통보까지 약 7개월

지원한 회사: 총 20여곳

최종 합격 회사: 4곳

지원한 회사 중 최종 입사 회사 결정을 이유로 면접 및 입사를 거절한 곳: 6곳 (개중에는 글로벌 회계법인 BIG4(Deloitte, EY, KPMG, PwC) 회사 중 하나도 있고 100년 이상의 독일 보험 회사도 있으며 유럽에서 손꼽히는 여행사 중 하나도 포함되어 있다 - 데이터분석이 분야를 막론한 업종임에 대한 확실한 입증이다)


나의 본래 목표(뽑아주는 데 가서 경력 쌓기)를 훨씬 넘어선 결과(목표로 했던 회사로의 취업)였다.

데이터 분석가에 대한 시장 수요가 높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으나 면접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경우가 합격 수보다 많은 걸 보면 넣는다고 되는 쉬운 과정은 분명 아니었다.



“되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나는  직장을 내려놓은 1  꿈리스트 1위에 올라와 있던 바로  데이터분석가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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