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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Jul 21. 2020

쳇바퀴 위의 다람쥐도 코로나 블루를 느낄까

같은 시간 같은 알람 소리로 기상해 같은 매트에서 요가를 한 뒤에 같은 커피를 마시면서 같은 플랫폼에 글을 남기고 같은 아침식사를 한 후 아침식사를 한 그 같은 자리로 출근을 한다. 업무가 끝난 후에는 다시 집에서 같은 운동을 하거나 같은 TV프로그램을 보면서 저녁 시간을 보내고 잠에 든 지 어언 4개월이다. 규칙적인 생활도 이렇게 규칙적일 수 없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일지라도 외로움의 감정을 느끼지는 않았고, 또 나름 하루 안에 여러가지 일들을 함에도 불구하고 몇 달간 이어진 같은 루틴에 지쳐가는 것이 사실이었다.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건 또 왜 이렇게 귀찮던지 집 밖에 나가고 싶으면서도 집에 있고 싶은 아이러니한 생각들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정말 그랬다. 


문득 이 같은 일상에서도 차곡차곡 쌓여있던 빨랫감을 열심히 돌리는 드럼 세탁기를 보니 딱 지금 내 일상이다. 옷가지들이 360도 회전하며 도는 데 그 한 바퀴가 내 하루 같고 다시 돌아온 그 바닥점이 매일의 아침 같다. 그렇게 30일이 가고 100일이 갔다. 


익숙해 진다는 건 그렇게 달가운 일이 아니었다. 운동을 할 때 어느 동작이 몸에 익으면 더 이상 예전처럼 자극이 가지 않는 것처럼 기준점을 넘어 편안한 것에 오래 있다보면 둔해지기 마련이다. 이 때 새롭고도 상큼한 자극이 필요한데 예전에는 여행이 그 요구를 충만시켜 주었지만 올해는 그게 쉽지 않다.


쳇바퀴를 돌리는 다람쥐는 정말 그게 재밌어서 하는 걸까. 아니면 인간처럼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는 게 그 이유일까.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뭐 어찌됐건 저찌됐건 이 현상이 빨리 끝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되겠지만은 일체유심조라고 이 상황을 대하는 자세는 내가 결정할 일이다. 일상에서 작은 것들을 바꾸어 가며 자극을 주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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