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자기 Jul 05. 2022

드디어 에어컨을 설치했다

기록하는 2022년│Episode 90│2022.07.02

작년 10월.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에어컨을 팔았다. 그리고 다짐했다. 여름이 오기 전에 에어컨을 산다고. 하지만 누구나 예상한 결말처럼 6월이 다 지나갈 때까지도 에어컨을 사지 못했다. 엄청난 폭염이 올 것이라는 뉴스에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 전 집에서 에어컨이 있어도 잘 틀지 않았었고, 집 뒷산에서 불어오는 산바람이 꽤 시원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동안은 괜찮았다. 장마가 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장마가 오니 이야기가 달라졌다. 우선 창문을 열 수 없었다. 창문을 열면 비가 들이쳤다. 그렇다고 창문을 닫고 있자니, 집 안 습기에 미칠 것 같았다. 가만있어도 몸이 축축해졌다. 덥고 습하니 집에 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덥고 습한 것 이상으로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곰팡이. 어느 순간 집에서 눅눅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곰팡이의 초기 증상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여름철에 에어컨을 트는 이유가 단순히 덥기 때문만이 아니라, 제습 통해 집을 쾌적하게 유지하기 위함이라는 것도 그제야 비로소 알았다.


급하게 에어컨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브랜드와 디자인, 적당한 가격을 기준으로 에어컨을 골랐다. 그러나 고르다 보니 그것이 몹시 부질없는 짓임을 알게 됐다. 무조건 빠른 배송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에어컨도 이 여름이 다 가고 온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최종 후보 4곳을 정하고 설치 일정 확인 전화를 돌렸다. 두 곳을 결제 후에 일정 확인이 가능하다고 했고, 한 곳은 7/15(당시 기준 3주), 나머지 한 곳은 2주를 제시했다. 2주를 제시한 곳에서 구매했다. 구매하고 얼마 뒤쯤 전화가 왔다. 중간에 취소한 사람이 생겼다고, 제시했던 것보다 한 주 빠르게 가도 되겠냐는 연락이었다. 토요일 1시라고 했다. 토요일에 일정이 있었지만, 무조건 괜찮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드디어 에어컨을 설치했다. 키야호.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분다.

우리 집의 여름은 에어컨을 설치하기 전과 설치한 후로 나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