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생각'까지 맡기지는 않는 이유

by 어느 번역가

생산성의 역설

최근 IEEE Spectrum이 보도한 시카고 대학 연구에 따르면 AI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과학자들은 그렇지 않은 동료들에 비해 논문을 3배 더 많이 쓰고 인용도 5배 더 많이 받는다고 한다. 수치로만 보면 AI는 개인의 커리어에 압도적인 성공을 가져다주는 도구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 화려한 숫자의 이면을 지적했다. AI를 활용한 연구들이 데이터가 풍부하고 해결하기 쉬운 안전한 주제에만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의 생산성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정작 과학계 전체가 바라보는 지식의 시야는 좁아지는 역설일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개인의 성공이 집단의 편협함으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브레인스토밍을 건너뛰지 않는 이유

이 연구 결과를 접하며 효율을 추구하다 보면 어느 순간 사고의 폭이 좁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글을 쓰다 보면 효율성의 유혹을 느낄 때가 있다. 가진 자료를 AI에게 던져주고 요약과 초안 작성을 모두 맡기면 훨씬 빠르게 그럴듯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AI의 요약 기능 등 AI를 많이 활용하기는 한다. 하지만 그전에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 있다. 바로 날것의 자료를 직접 훑어보고 파편화된 정보들 사이의 연결 고리를 찾기 위해 뇌를 괴롭히는 브레인스토밍 단계다.


이 과정을 건너뛰지 않는 이유가 있다. 편리함에 취해 사고하는 과정을 생략하면 결국 생각의 근육이 퇴화하기 때문이다. AI는 확률적으로 가장 안전하고 보편적인 답을 내놓는 데 능숙하다. 편안하게 그 결괏값에만 의존하다 보면 남들과 다른 독창적인 관점이나 날카로운 비판적 사고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


AI와 인간, 영역을 나누는 기준

많은 기업이 업무 효율화를 위해 AI를 도입한다. 하지만 단순히 업무 처리 속도를 높이는 것에만 매몰된다면 더 빨리, 더 많은 일을 처리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혁신에서는 멀어지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효과적인 AX 설계는 모든 과정을 자동화하는 것이 아니다. AI에게 맡길 영역과 인간이 직접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영역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다.


AI가 수십 장의 보고서를 1분 만에 요약해 줄 수는 있어도 그 요약된 내용에서 '새로운 질문'을 찾아내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그 통찰력은 AI가 떠먹여 주는 답을 볼 때가 아니라 직접 문제를 붙들고 씨름하는 과정 속에서 길러진다.


효율과 사고의 균형

조금은 고단하더라도 AI라는 강력한 엔진을 활용하되 그 엔진이 나아가야 할 방향만큼은 스스로 고민하는 방식이 필요할 것이다.


편리한 지름길을 두고 굳이 고민하는 이유가 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풍경은 대개 AI가 안내하지 않는 그 고민의 시간 속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효율의 시대다. 하지만 단순히 더 빨라지는 것을 넘어 더 깊어지는 길도 함께 고민할 수 있지 않을까? 당신은 어떤 기준으로 AI와 함께 일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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