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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브이씨 THE VC Sep 11. 2022

고령인구 1500만 시대, 실버시장을 잡아라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시니어 테크 시장

어느덧 9월도 중순에 다다른 이번 주, 다들 평안한 명절 보내고 오셨는지요? 명절 하면 친척 어른들의 결혼 독촉, 손주 독촉이 빠지지 않는 관례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젊은 세대 중심으로 저출산, 비출산이 보편화되며 이러한 핀잔도 점점 더 시대에 맞지 않는 말이 되어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통계청에 의하면, 올해 5월 기준 국내 고령층 인구(만 55~79세)는 1,509만 8,000 명으로, 처음으로 1,500만 명을 돌파했는데요. 이처럼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며 이들 고령층을 겨냥한 시니어 테크 시장 역시 높은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중으로, 추석 연휴를 앞둔 이번달 초에도 시니어 테크 스타트업 ‘케어링’이 300억 원 규모 시리즈 A 라운드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 1,000억 원 이상을 의미하는 ‘예비유니콘’의 지위를 획득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초고령사회’ 대비, 노인돌봄 시장에 주목


케어링은 방문요양 서비스 전문 업체로, 고령화 현상의 직접적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표적 스타트업 중 한 곳입니다. 케어링의 투자 유치 기사에서도 한국 사회가 2025년부터 전체 인구 중 20%가 고령인구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라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케어링을 비롯, 고령인구를 대상으로 방문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높은 성장잠재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아래는 케어링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 중인 스타트업들로, 해당 영역의 대표적인 사업자로는 ‘한국시니어연구소’가 있습니다. 한국시니어연구소는 방문요양센터와 돌봄이 필요한 노인 혹은 보호자를 연결하는 중개 서비스 ‘스마일시니어’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으로, 해시드벤처스와 소프트뱅크밴처스,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패스트벤처스 등 유망 투자사들로부터 누적 213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케어링 유사 회사 목록(출처: 더브이씨)


케어링 유사회사 보러가기→


두 업체 모두 본격적인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활발히 사업영역의 확장을 꾀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케어링의 경우, 노인들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게끔 지역사회 중심으로 주거 및 보건의료, 요양, 독립생활지원 등 통합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 정책인 ‘커뮤니티케어’에 발맞춰 최근 자회사 ‘케어링 커뮤니티케어’를 설립했습니다. 이를 통해 전국적으로 커뮤니티케어 센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존에 제공하던 방문요양에 더불어 방문 영양, 병원동행, 주거환경 개선 등 재가 서비스 범위를 넓혀간다는 계획입니다.


스마일시니어를 통해 전국 35개 방문요양센터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한국시니어연구소는 공급자 측면에 초점을 두고 가치사슬을 통합해 나가는 모습입니다. 현재 스마일 시니어와 더불어 방문요양센터의 수기 행정업무 자동화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SaaS 플랫폼 ‘하이케어’와 요양 보호사 구인구직 알람 서비스 ‘요보사랑’을 운영 중입니다.



외로움 해소를 통한 노인건강 증대, “패밀리 온디맨드”


노인 돌봄 플랫폼은 해외 투자자들도 눈여겨보고 있는 영역으로, 미국에서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oftBank Vision Fund)와 사모펀드 타이거글로벌(Tiger Global) 등으로부터 누적 2억 4,000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파파’(Papa)가 대표적입니다. 파파는 지난해 11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 리드로 1억 5,000만 달러 규모 시리즈 D 라운드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4억 달러를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패밀리 온디맨드”(family on demand)를 표방하고 있는 파파의 경우, 요양보호사나 간병인이 장보기나 집안일을 거들고 말동무를 해 주는 등 친밀한 가족구성원과 유사한 역할을 해 주는 직원을 파견함으로써 혼자 사는 노인들의 외로움을 덜어주는 역할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요. 파파는 ‘파파팔’(Papa Pals, 친구를 일컫는 일컫는 구어체의 표현)로 지칭되는 직원들이 이용자들의 외로움을 최대 68%까지 줄여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독거노인의 외로움 해소를 강조하는 파파(출처: 파파)


파파에 의하면,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은 스스로 외롭다고 여기는 사람들에 비해 병원에 방문할 확률이 60%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시그나(Cigna)와 애트나(Aetna), 휴마나(Humana) 등 미국 최대 의료보험사들이 파파와 제휴한 것 역시 외로움 해소가 주는 의료비 절감 효과를 인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국 정부가 고독이 의료비나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경감하기 위해 ‘고독부’를 신설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돌봄’의 범위가 신체 뿐 아니라 정신적 심리적 측면까지 확대되고 있는 양상으로, 사회적 활동이 적고 혼자 사는 사는 비율이 높은 노인층은 이같은 ‘외로움 경감’ 서비스들의 가장 중요한 고객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보다 한 발 앞서 고령화가 진행 중인 일본에서도 ‘손주 구독’ 서비스를 표방한 ‘더메이트’ 등의 스타트업들이 나타나 주목받는 중으로, 국내에서도 향후 노인돌봄의 범주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낙상방지˙응급호출, IoT 기반 시니어케어도 눈길


한편, IT 기술의 접목을 통해 노인돌봄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들도 꾸준히 각광받고 있습니다. 특히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발생한 응급 상황을 IoT 기기를 활용해 감지하고 보호자들에게 긴급 알림을 제공함으로써 원활한 대응을 가능하게 하려는 시도들이 활발한데요. ‘애플워치’(Apple Watch) 시리즈 4부터 낙상방지와 심전도 측정 등의 헬스케어 기능을 추가한 애플의 사례가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해당 영역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플레이어 중 하나로 아마존(Amazon)을 꼽아볼 수 있습니다. 알렉사(Alexa) 플랫폼을 중심으로 스마트홈 생태계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아마존은 지난해 시니어 돌봄 서비스 알렉사 케어 허브(Alexa Care Hub)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알렉사 하드웨어 이벤트를 통해 기존 허브 서비스에 핸드프리 비상 연락 및 낙상감지 등의 기능을 추가한  월 20 달러 가격 구독 서비스 알렉사 투게더(Alexa Together)를 공개했습니다.


아마존의 시니어 케어 구독 서비스 알렉사 투게더(출처: 아마존)


국내에서는 KT가  자사 AI 스피커인 ‘기가지니’를 활용한 돌범 서비스를 확대하며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올해 4월에는 혼자 사는 노인이 응급 상황 발생 시 “지니야 살려줘”라고 외치면 KT 텔레캅-119 연계 시스템을 통해 24시간 구조가 가능하도록 하는 ‘AI 케어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경쟁사인 SKT 산하의 ADT캡스의 경우, 지난해 지난해 보건복지부와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IoT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2022년까지 서비스 대상을 20만 명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전자제품 유통 체인 베스트바이(BestBuy)가 시니어폰 등 응급호출용 IoT 기기 업체인 그레이트콜(GreatCall)과 원격모니터링 및 응급대응 서비스 업체 크리티컬 시그널 테크놀로지(Critical Signal Technologies)를 인수하는 등, 헬스케어를 시니어 고객층과의 인게이지먼트 증대 통로로 활용하려는 시도도 활발한데요. 국내에서도 롯데그룹이 롯데벤처스를 통해 시니어 헬스케어 플랫폼 ‘케어닥’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등, 시니어 헬스케어에 대한 유통업계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노인? 액티브 시니어!’, 5060타겟 패션·여가 시장 급성장


이들 사례들이 돌봄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활동성이 높고 소비 성향이 강한 ‘젊은 노인’들을 상대로 한 시장 역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2007년 무렵 퇴직을 맞은 ‘단카이 세대’(1947년~49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이같은 ‘액티브 시니어’ 층을 이루고 있는데요. 한때 청바지, 미니스커트, 연애결혼 등으로 대표되는 ‘청년문화’를 만들어낸 세대인 이들은 ‘시니어’로 분류되기를 거부하고, 패션, 여가 등에서 ‘근사함’을 추구한다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국내에서도 2차 베이비부머(1968~1974년생)에 해당하는 50~60대 중심으로 유사한 현상이 발견됩니다. 최근 조선일보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50~60대 설문조사 대상자 중 실제 나이보다 다섯 살 정도 어리다고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은 23.8%, 10살 정도 어리다고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은 14.9%로 절반 이상이 실제 연령보다 5~10세 정도 젊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을 타겟 고객으로 한 기업들도 이에 발맞춰 ‘시니어’라는 명칭을 떼고 보다 접근 방식을 재고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액티브 시니어’ 층을 겨냥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 ‘로쉬코리아’가 있습니다. 씨엔티테크와 더인벤션랩,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등으로부터 누적 2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로쉬코리아는 ‘시니어는 소중하니까’의 앞글자를 딴 5060을 특화 여가 플랫폼 ‘시소’를 운영하는 업체로, 이용자들에게 카카오톡 채널로 미술 클래스, 다이닝 커뮤니티, 음악 살롱, 근교 나들이 등 다양한 취미교육 및 액티비티에 대한 큐레이션을 제공합니다. 사명인 ‘로쉬’(LOSH) 역시 ‘외로움이 여기서 멈춘다’(Loneliness Stops Here)의 줄임말로, 여가를 통해 시니어의 외로움을 해소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5060 맞춤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플랫폼 시소(출처: 로쉬코리아)


소비력이 강하고 이커머스 활용이 비교적 능숙한 액티브 시니어 세대에 특화된 패션 앱들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스타트업인 ‘라포랩스’는 4050 여성에 특화된 패션 앱 ‘퀸잇’을 앞세워 누적 515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출시 2년도 안 돼 누적 다운로드 400만 건, 월 거래액 100억 원을 돌파한 퀸잇의 성공에 힘입어 5060 중년 여성들을 위한 패션 플랫폼 ‘모라니크’,  5060 여성패션 큐레이션 앱 ‘레몬레터’ 등 유사한 서비스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는 중입니다.


최근에는 퀸잇의 운영사 라포랩스가 퀸잇을 통해 확보한 4050 세대 공략 노하우를 토대로 4050 특화 신선식품 직거래 플랫폼 ‘팔도감’을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MZ 세대에 주로 초점을 두고 있던 이커머스 시장도 상대적으로 블루오션에 해당하는 50세 이상 중장년 세대로 시선이 돌림에 따라 갈수록 인구 비중이 증대하고 있는 ‘액티브 시니어’들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 역시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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