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확률을 계산한다

Chapter.1-1

by 하루한줌

사람들이 AI를 설명할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다.


"AI는 생각을 해요"

"AI가 판단을 대신해 줘요."


나는 이 말들이 항상 조금 불편했다.

틀렸다기보다는, AI를 잘 못 이해하게 만든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AI는 생각도 판단도 하지 않는다.

AI는 확률을 계산한다.


AI를 (상대적으로) 제법 쓴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AI가 뭐예요?"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AI는 확률을 계산해요."


그러면 대부분

"그게 전부야?"

혹은 "무슨 말이에요?"라는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정말 그게 전부다.

그리고 동시에 그게 전부이기 때문에 AI는 강하다.


AI는 다음 단어를 예측하는 기계다.


"배송이 지연된 이유는?"이라고 물으면,

AI는 다음에 올 수 있는 단어들의 확률을 계산한다.

· 날씨 60%

· 차량 20%

· 인력 15%

· 시스템 5%

그리고 그중 하나를 선택한다.

이게 전부다.


복잡해 보이지만, 본질은 이것이다.

확률 높은 다음 단어를 계속 고르는 것.


"그럼 왜 같은 질문에 다른 답이 나와요?"

좋은 질문이다.


배송 데이터를 분석할 때였다.

같은 질문을 세 번 던졌는데,

세 번 다 다른 답이 왔다.


처음엔 당황했다.


"뭐가 맞는 거지?"


그런데 이건 오류가 아니라 AI의 작동 방식이다.


AI는 매번 확률을 다시 계산한다.

"날씨" 60%라고 해서 항상 "날씨"를 선택하지 않는다.

20% 확률의 "차량"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Temperature다.

AI의 확률 계산을 조절하는 다이얼 같은 것으로

온도가 낮을수록 안전한 답을

온도가 높을수록 예상치 못한 답을

내놓는다고 이해하면 된다.


Temperature는

AI가 왜 흔들리는지 이해하기 위한 개념이지,

반드시 다뤄야 할 기술은 아니기에


우리는

“정확하게 답변해 줘.” (낮은 온도)

“창의적으로 답변해 줘. “ (높은 온도)

정도로도 충분하다.


이걸 이해하면,

AI가 "이상한 답"을 했을 때,

AI가 멍청하다고 말하지 않고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이 질문은 정답이 하나로 수렴되지 않는구나"

"이건 온도를 낮춰야 하는구나"

"아니면, 내가 질문을 너무 넓게 던졌나?"


동료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AI는 확률이에요.

명확한 정보를 주면 확률이 높아지고,

애매한 정보를 주면 확률이 흔들려요."


"그래서 프롬프트가 중요한 거예요?"


"프롬프트 이전에,

내가 뭘 원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해요."


동료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AI한테 정확히 말하면 되는 거네요?"


"네. 근데 정확히 말한다는 건,

결국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아는 거예요."


"AI는 확률"이라는 말을 이해하면,

AI와의 대화가 달라진다.


AI한테 완벽한 답을 기대하지 않게 된다.

대신, 높은 확률로 원하는 목표에 가까워지게 만든다.


이건 프롬프트 잘 쓰는 법이 아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하는 법이다.


그래서 나는

AI를 설명할 때 기술부터 말하지 않는다.


AI와 일한다는 건,

기술을 배우는 게 아니라

내 의도를 명확히 하는 연습이다.


다음 편에서는,

이 확률로 움직이는 동료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하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프롬프트는 명령도 아니고 말 잘하는 기술도 아니다.

그건 생각을 정리하는 구조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