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 무빙이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무빙의 인기에 더불어 디즈니플러스는 8월 MAU 125만명에서 9월 MAU 394만명으로 급증했다.
무빙은 처참한 실패만 거듭하던 K-히어로물의 이례적인 성공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했다.
그 외에도 역대 어떤 드라마보다 화려한 출연진, 신인배우들의 발굴 등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측면 또한 많았다.
어느 한 기사에서 주연, 조연 배우들과의 출연료 격차를 이야기하면서 드라마 주연 출연료 2억원까지 한다는 기사를 봤다.
제작비가 약 650억(기존 500억 + 후반작업비), 회당 30억으로 알려준 무빙. 화려한 CG와 액션신들이 존재했지만, 과연 회당 30억이라는 역대 숫자를 기록할만큼 작품성이 있었을까?
하늘을 날지만 머리 한 올 흐트러지지 않는 조인성, 풀악셀을 밟으면서 트럭과 충돌하지만 세상 멀쩡한 마을버스(여기에 차태현의 어색한 연기력은 덤이다), 어색한 영어를 남발하는 류승범, 그걸 다 이해하고 한국어로 대답하는 상대배우들...
오히려 돋보이는 연기력을 보여준건 풋풋한 학원물의 감성을 보여준 신인급의 이정하, 고윤정이었다.(물론 슈퍼맨처럼 나는 동석이의 연기는 아찔했지만, 그건 그의 잘못은 아니니...)
분명 무빙은 침체되어 있던 디즈니플러스의 가입자 증가에는 성공했지만, 이제는 투자가 아닌 성과를 봐야하는 상황에서 제작비 리쿱은 턱없이 부족했다. 물론 공식적인 매출에 대한 발표는 없었지만, 단순계산으로도 650억을 리쿱하기 위해선 가입자가 한 달 유지된다면 650만명(월 요금제 9,900원), 가입자가 세 달 유지된다면 220만명의 증가가 필요하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디즈니 뿐만 아니라 국내 콘텐츠 시장에도 주는 시사점들이 있다.
- 디즈니플러스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오던 콘텐츠의 다양성 측면을 고려했을 때, 대작 콘텐츠 하나로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힘들다. 카지노의 흥행 이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최악의 악>, <로키 2>, <한강> 등을 잇따라 개봉한 것 역시 이런 고민의 결과이기도 하다.
<무빙>의 인기에 힘입어 가입자를 묶어두고자 여러 콘텐츠를 동시에 런칭했지만, 결과적으로 꾸준한 유입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콘텐츠 수급이 있어야 한다.
- 이제 제작비는 회당 10억이 우스울 정도로 폭증하고 있다. 제작비 증가로 인해 드라마 퀄리티의 향상도 분명 있었지만, 무엇보다 배우들의 출연료 인상이 가장 증가했다.
출연료가 높아진 배우들로 인해 이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기업이 아니면 주요 방송국들도 유명 배우들과의 협업은 부담스러워질 정도로 출연료에 인플레이션이 왔다.
- 티빙, 웨이브를 비롯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매출보다는 가입자 유치에 힘썼던 대부분의 OTT 플랫폼들은 불어나는 제작비로 인해 엄청난 적자 앞에 놓이게 되었다.
- 한정된 국내인구와 많은 콘텐츠 수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고, 국내 OTT 가입자 수는 더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힘들다.
- 국내 드라마가 해외에서 흥행한 경우도 종종 있지만, 아직까지는 넷플릭스 소수 콘텐츠에 불과하다.
- 결국, OTT의 해외진출 혹은 콘텐츠의 해외 판매를 통한 파이를 키워야 하는데, 아직은 국내 OTT의 해외 경쟁력이 너무 떨어진다.
즉, 디즈니플러스를 비롯한 OTT 플랫폼들에게는 해외진출 모색 혹은 수익구조 개편을 통해 정체상황이던 기존 OTT 시장에서 터닝 포인트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