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레터#04] 자동차 역사를 바꾼 페라리에 대한 5가지 이야기
"이번에 나온 그 영화 봤어?"
맷 데이먼과 크리스찬 베일이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던 영화, '포드V페라리'가 개봉했습니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고 남자들의 로망 페라리가 등장합니다. 자동차를 잘 몰라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토리로 개봉하자마자 높은 성적을 거두며 흥행 중입니다. 주인공 두 사람에 초점이 맞춰진 이야기지만 페라리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포드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브랜드가 어떤 신념과 노력을 가지고 지금까지 왔는지에 대해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시원하고 달달한 브랜드 뉴스 수박이 왔어요~
오늘 수박 레터는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큰 영향력을 보여준 브랜드 페라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포드 뿐만 아니라 자동차 역사를 바꾼 페라리에 대한 5가지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시죠!
페라리의 자부심이 가져온
<영화의 줄거리>
1960년대, 매출 감소에 빠진 ‘포드’는 판매 활로를 찾기 위해 스포츠카 레이스를 장악한 절대적 1위 ‘페라리’와의 인수 합병을 추진한다. 막대한 자금력에도 불구, 계약에 실패하고 엔초 페라리로부터 모욕까지 당한 헨리 포드 2세는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페라리를 박살 낼 차를 만들 것을 지시한다. 불가능을 즐기는 두 남자를 주목하라!
1963년 포드 2세는 당시 자금난이던 페라리를 인수해 F1(모터스포츠)에 입성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페라리 레이싱 팀에 권한에 대한 협의점을 찾지 못해 갈등을 빚다가 결국 결렬되었습니다. 페라리는 레이싱팀과 차에 대해 자부심이 높았고 그 지분에 대해 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최종 합의를 앞두고 협상을 중단하게 되죠. 이 과정에서 엔초 페라리는 포드 부사장을 향해 욕설에 가까운 모욕적인 말을 퍼붓게 됩니다.
"포드는 투박한 공장에서 못생긴 차를 만든다. 그는 헨리 포드가 아니다. 헨리 포드 2세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포드는 페라리를 이기겠다는 일념으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2년 만에 '포드 GT40'을 만들어 르망 24 레이싱에 참여하게 되고 복수에 성공하는 것이 영화의 스토리입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르망 24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장거리 레이싱 대회입니다. 정해진 거리를 누가 빨리 달리느냐가 아니라 24시간 동안 더 많은 거리를 달린 차가 우승하는 경기인데요. 누가 더 빠르면서도 고장 나지 않고 오래 견디는 차를 만드느냐에 승패가 달린 경기입니다. 모터스포츠 내에서는 엄청난 자존심 대결이 되는 것이죠. 이 정도면 영화로 만들만한 소재인 건 확실하네요.
@수박C 코멘트;
인수합병 실패와 자존심 싸움으로 시작되었지만 결국 사람과 사람이 남는 영화의 이야기는 숨 막히는 사운드와 비주얼로 관객을 사로잡았습니다. 저의 한줄평은 이렇게 남겨볼게요.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 감히 자존심을 건들다니! 결국은 포드와 포드와의 싸움!' 페라리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포드의 우승으로 보여주는 이야기였습니다.
페라리 덕분에 탄생한 람보르기니
람보르기니와 페라리의 스토리는 유명한 일화입니다. 창업가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정비공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기저기 버려진 영국군의 장갑트럭을 트랙터로 개조해 팔던 기업가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소유하고 있던 페라리 250GT의 클러치가 종종 말썽을 일으키는 것에 불만이 생겨 이를 건의하고 엔지니어로써의 대화를 나누기 위해 마라넬로에 위치한 페라리 본사를 직접 찾아가게 되었는데요.
"트랙터나 만들던 사람이 어떻게 슈퍼카를 알겠냐, 가서 트랙터나 몰아!"
엔초 페라리는 람보르기니의 애정어린 조언을 무시했고 자신이 만든 자동차의 결함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독설하며 굴욕을 안겨 주었습니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페루치오는 '슈퍼카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겠다'며 직접 스포츠카를 제작하기로 결심, 자동차의 역사를 바꾼 브랜드 람보르기니가 탄생하게 됩니다.
초기 람보르기니는 좋은 성능에 장거리 여행을 편안하게 갈 수 있는 호화스러운 GT카였다고 해요. 그래서 초창기 350GT, 400GT는 훌륭한 차였지만 페라리의 입지를 위협할 만한 차는 아니었습니다. 젊고 패기넘치며 실력 좋은 엔지니어들이 영입되면서 자동차 역사에 영원히 남을 걸작인 '미우라'가 탄생합니다. 모두가 반대했지만 엔진을 운전석 바로 뒤에 위치시키며 다른 방식으로 차를 만들게 된거죠. 미우라는 그렇게 최고 속도의 자동차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람보르기니의 과감함과 파격적인 시도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정신이 되었습니다.
@수박C 코멘트;
슈퍼카의 역사는 모두 '경쟁'과 '자존심'싸움으로 형성되었습니다. 페라리 브랜드도 '알파 로메오'에서 쫓겨나 타도하겠다는 일념으로 만들었고, 페라리에서 일하던 직원도 마세라티로 옮겨 페라리 타도에 앞장서게 되었으며, 람보르기니 역시 선의의 충고를 무시당해 페라리를 이기겠다는 일념으로 자동차를 만들었으니까요.
절친한 친구면 뭐, 어쩌라고?
페라리의 독설은 절친에게도 예외는 없었습니다. 1960년대 F1 레이싱을 주름잡던 페라리, 벤츠, 포르셰는 엄청난 자본력과 기술력, 인력을 동원해서 수많은 우승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존 쿠퍼는 '쿠퍼 카 컴퍼니'라는 작은 자동차 회사를 만들어 비록 돈도 인력도 부족하지만 한 번 거인들을 이겨보자 하는 마음으로 레이싱카를 만들었습니다. 큰 엔진으로 차체가 큰 다른 레이싱카와는 달리 차체의 사이즈를 전반적으로 줄이고 밸런스를 위해 엔진을 앞부분이 아닌 뒤쪽에 배치한 획기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데요.
엔초 페라리는 당시 차를 보며 "이건 아닌 것 같다. 마차를 생각해보면 말이 앞에서 마차를 끌지, 뒤에서 마차를 밀진 않지 않냐"며 비웃었습니다. 근데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쿠퍼 T-51은 보란 듯이 F1 우승을 거머쥐며 친구의 콧대를 납작하게 해 주었습니다. 험한 코스로 유명한 몬테카를로 랠리 레이스에 1964년 첫 출전하여 우승을 거머쥐고, 공식적으로 1965년과 67년에 3회 우승을 했는데요. 이렇게 존 쿠퍼의 노력의 결실로 MINI는 작고 귀여운 디자인의 자동차를 뛰어넘어 남성적이고 강렬한 느낌의 레이싱을 즐길 수 있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수박C 코멘트;
페라리와 브랜드 미니(MINI)의 이야기는 Be my B세션을 통해 나눴었는데요.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친구의 말에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서 승리를 거머쥔 미니의 존 쿠퍼 이야기는, 지금까지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페라리의 독설은 정말 어마어마했네요!
슈퍼카의 로망이라는데
페라리 브랜드는 시작 자체가 레이싱에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엔초 페라리가 F1 경기에 나가기 위해 만든 자동차이고, 레이싱에서 터득한 기술로 양산차/*많이 만들어 내어 판매하는 차*/를 만들게 되는데요. 페라리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모든 엔진을 수제로 제작한다는 점입니다. 일반 공장에서 찍어내는 차량과 달리 100% 페라리 자체 공장에서 생산 및 조립되는데요. 마세라티 등과 엔진을 공유한 적도 있지만 그들에게 엔진을 제공만 했을 뿐 기술을 사용하진 않았습니다. '직접 제작한 강력한 엔진파워, 빠른 스피드, 예리한 조종 성능, 감각적인 디자인과 사운드'가 페라리 브랜드 가치를 결정짓는 본질의 힘 입니다.
페라리를 설립한 엔초 페라리는 자동차 산업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평가됩니다. "페라리는 반드시 엔지니어링과 디자인 모두에서 정점에 자리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 일반 도로는 물론 서킷에서 페라리를 최고의 위치로 끌어올렸는데요. 주위는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바는 반드시 이뤄야 적성이 풀리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라이드 매거진에 실린 '페라리만큼이나 강력한 엔초 페라리 명언'의 일부입니다.
"꿈꿀 수 있다면 이뤄낼 수도 있다"
"공기역학은 강력한 엔진을 만들 수 없는 것들이나 신경 쓰는 기술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차는 나에게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는 거다.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삶의 일부다"
"나에게 있어 진정한 여행과 휴가는 일이다"
"경쟁 앞에 신사의 모습은 있을 수 없다"
"일하지 않는 이는 죽은 것과 다름없다"
"소비자의 말이 언제나 옳은 건 아니다. 그들도 틀릴 수 있다"
"성공에 있어서 당신의 약점은 중요치 않다"
"페라리는 모두에게 꿈이다”
"그것이 어떤 분야든 나보다 일에 미쳐있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다시 말해, 페라리는 내게 전부다"
@수박C 코멘트;
페라리의 독설과 고집을 경험한 사람들은 불만과 동시에 존경심을 표현했습니다. 여기에는 차만큼이나 강력했던 페라리의 '말'이 있었습니다. 페라리를 탄다는 것은 그저 부의 상징뿐만 아니라 자존심 높고 레이싱에서 만큼은 스페셜리스트를 가졌던 오너가치가 함께 브랜드의 자부심처럼 표현되는 것일겁니다. 엔초 페라리가 아니었다면 람보르기니, 포드, MINI의 역사는 없었거나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향수도 유명하지 않나요?
일부 사람들에게 페라리 브랜드는 '자동차'보다 '향수'로 기억될지도 모릅니다. 자동차로도 유명하지만 향수로 유명한 브랜드이기도 하는데요. 페라리에서 출시된 향수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남자 친구 향수의 대명사로 위치했습니다. 자동차처럼 감각적이고 심플한 디자인에 페라리 로고 하나. 여성 소비자들에게도 브랜드를 인식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 외에 필기도구, 휴대폰, 자전거, 의류, 시계 등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페라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세계에서 가장 큰 실내 테마파크 '페라리 월드'를 만들며 어른들의 꿈의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축구장 7개가 들어가는 크기이며 페라리의 상징인 빨간색 알루미늄 천장은 무려 16,750대의 페라리를 만들 수 있는 정도의 면적입니다. 페라리 브랜드의 특장점 빠른 속도, 실제 자동차 시트가 들어간 롤러코스터, 페라리 시승 체험, F1 엔지니어 체험 등을 놀이기구로 제공하며 디즈니월드 만큼 꿈의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수박C 코멘트;
페라리를 보며 브랜드 확장성의 무한함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의외의 선택과 도전들이 모두 같은 브랜드 가치 안에서 연결되어 있었는데요. 2020년도에는 아르마니와 함께 손잡고 레스토랑을 오픈한다고 해요. 페라리와 아르마니가 오픈하는 레스토랑은 어떤 모습일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밝혀진 바는 없지만 분명한 건, 페라리 브랜드 로열티를 기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Be my B는 21일 토요일, DDP 살림터 CREA세미나 홀에서 가을 겨울 시즌 4개월의 대장정을 끝내고 마침표를 찍는 브랜드 데이 행사를 가졌습니다. 시즌에 참여한 멤버(브랜드 세터)가 직접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브랜드를 이야기하는 컨퍼런스 형태로 진행되었는데요. '디자이너의 브랜드 학습법', '사람이 브랜드가 될 때', '스타트업이 가져오는 소소한 혁신', 'WE MAKE PRICE, 우리가 만드는 브랜드', '어느 화장품 마케터의 2019 인생 브랜드 어워드'등 다채로운 13개의 세션으로 각자의 브랜드적인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브랜드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Be my B에 함께 모여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100인의 브랜드 세터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나'라는 브랜드를 찾고 만들었기를 바랍니다. 다음 시즌도 기대해주세요!
오늘은 최근 가장 재밌게 보았던 영화 속 브랜드에 대해 심층 깊게 살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도대체 페라리가 뭐길래 포드는 자존심 싸움을 저렇게 치열하게 했을까?' 라는 궁금증이었는데, 페라리란 브랜드를 공부하면서 신념, 의지, 노력, 영향력, 브랜드 확장성 등에 대해 알게 되고 그들이 가진 브랜드 파워에 대해 간접적으로 나마 경험해보니 이해가 되더라고요. 여러분은 오늘 수박 레터를 어떻게 보셨나요~? 평소에 관심 없던 분야더라도 저희를 통해서 잠시나마 흥미를 가지고 재밌게 읽으셨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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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워터멜론 마케터 C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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