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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웨이브컴퍼니 Apr 23. 2020

[프로젝트] '로컬의 미래: 기술, 연결, 성장'

일곱 번째 033 크리에이터스 포럼 현장

'033 크리에이터스 포럼'은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서로 경험을 공유하고 '느슨한 연대'를 구축하기 위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입니다. 더웨이브컴퍼니는 2018년 12월부터 다양한 주제로 포럼을 기획해 강원도를 비롯해 다양한 지역의 크리에이터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류하는 시간을 마련해왔습니다.

(왼쪽) 김하은 디자이너가 칠성조선소체를 활용해 만든 일곱 번째 033 크리에이터스 포럼 포스터.
(오른쪽)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참석한 간담회 현장.


지난 4월 10일 속초의 '칠성조선소'에서 '로컬의 미래: 기술, 연결, 성장'이란 주제로 일곱 번째 포럼이 열렸습니다. 이번 포럼에는 당일 속초를 방문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참석해 로컬 크리에이터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간담회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포럼 현장에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간략히 정리해 공유합니다. 



로컬 크리에이터와 데이터 활용 전략 | 김도현 베가스(Begas) 대표

대개 비(非) 기술 영역에서 활동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에겐 '데이터', 'AI' 같은 용어가 다소 멀게 느껴질 텐데요, 로컬 크리에이터들도 빅데이터를 활용해 상권을 분석하고 고객 수요를 파악해 비즈니스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데이터 분석 컨설팅 기업 베가스의 설명입니다. 최근 몇 년간 여러 정부 부처에서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솔루션을 스타트업, 중소기업에 매칭하는 사업에 힘을 실어왔는데요, 그 결과 비 기술 영역의 비즈니스에서도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모델을 도입하는 게 용이해졌습니다. 하지만 로컬 크리에이터가 데이터를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을 듯합니다. 베가스와 같은 데이터 전문가 그룹과 로컬 크리에이터 간의 협업이 필요한 지점입니다. 물론 로컬 크리에이터 스스로 효율적인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야겠죠.



로컬 크리에이터와 온라인 포털의 협업 방안 | 이은석 네이버 대외업무협의부장

두 번째 발표에서는 네이버와 소상공인·로컬 크리에이터 간의 다양한 협업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네이버는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장인학교, 온라인 쇼핑몰 구축 지원(MOCA 챌린지), 초기 창업가 대상 직접 투자 지원 등 프로그램을 통해 강원 지역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역량 강화와 판로 개척·확대 그리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또 '프로젝트 꽃'을 통해 지역의 우수한 스몰 비즈니스 모델과 크리에이터들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함께 앞으로 강원의 로컬 크리에이터 생태계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칠성조선소의 지속될 미래 | 백은정 와이크래프트보츠 대표 

칠성조선소는 1952년 속초에서 '원산조선소'에서 뿌리를 둔 공간입니다. 원래 목선과 철선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조선소였지만,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대를 이어 최윤성 대표와 그의 아내 백은정 와이크래프트보츠 대표가 조선소를 물려받으면서 카페와 뮤지엄, 카약을 제작하는 와이크래프트보츠 공방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했습니다. 또 직접 뮤직 페스티벌, 영화제, 플리마켓 등을 기획해 속초에 새로운 즐길 거리를 더하고 있습니다. 칠성조선소는 속초를  대표하는 조선업의 유산을 보존하면서도 젊은 세대가 향유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며 로컬 크리에이터 공간의 본보기로 자리 잡았습니다. 

칠성조선소를 이야기할 때 '칠성조선소체'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최윤성 대표의 아버지인 최승호 전 대표의 필체를 폰트로 개발한 겁니다. 예전엔 조선소마다 특유의 서체가 있어서, 어느 배가 어떤 조선소에서 제작·수리됐는지 구별할 수 있었다고 해요. 칠성조선소의 역사는 이렇게 폰트 안에 녹아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있습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의 가치를 지켜가며 지역에 꼭 필요한 공간으로 자리 잡은 칠성조선소의 오래된 미래, 그리고 지속될 미래가 궁금해집니다.  



로컬 프로젝트와 펀딩 | 박기범 비플러스 대표

임팩트투자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비플러스는 '로컬'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 현재까지 1500억 원 규모의 26개 로컬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습니다. 박기범 대표는 지난 1월 더웨이브컴퍼니와 IFK임팩트금융이 함께 개최한 '로컬임팩트테이블2020(lit2020)'에서 소개된 설문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로컬 크리에이터 생태계 현황을 짚기도 했는데요, 개인사업자 형태가 많아 외부 투자를 받기가 어렵고 창업자 다수가 예술·디자인·건축 분야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비즈니스 경영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공간은 아주 매력적이고 세련되게 연출하지만, 공간을 비즈니스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는 데 상대적으로 소홀해 고객을 잃기도 한다는 거죠. 박 대표는 "창업자가 오퍼레이팅에 자신을 좀 더 '갈아 넣어야 한다'"고 냉정하게 조언했습니다. 로컬 크리에이터들도 좀 더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고 숫자를 꼼꼼히 챙기고 서비스와 제품의 품질을 관리해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겠죠. 033 크리에이터스 포럼에서도 로컬 크리에이터의 비즈니스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주제를 앞으로 꾸준히 다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로컬 크리에이터 vs. 강원 크리에이터 | 최승호 IFK임팩트금융 총괄본부장 

IFK임팩트금융은 지역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을 임팩트투자자 관점에서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승호 본부장은 투자자들이 로컬 크리에이터 씬을 기존의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방식과는 다르게 조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적용하는 프레임을 로컬 크리에이터에 적용하면 동그라미에 세모를 넣는 것과 다를 게 없다는 겁니다. 시리즈 A·B, IPO 같은 개념도 로컬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한 임팩트 투자에서는 맞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로컬 크리에이터 생태계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임팩트투자 관점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최 본부장은 강원의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한국의 로컬 크리에이터 씬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는 우리가 로컬의 혁신 사례를 배우기 위해 일본이나 미국 포틀랜드를 공부할 게 아니라 강원 모델을 연구하는 날이 와야 한다고요. 잘하고 있으니 앞으로 더 잘하라는 격려의 말로 다가왔습니다.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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