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 Vacation] 첫번째 글
※ 더웨이브컴퍼니는 서울을 떠나 강릉, 사무실에서 벗어난 해변, 그리고 로컬에서 일하고 활동하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서울과 지역 그리고 일과 휴가, 워케이션에 관한 저희의 생각과 고민을 담은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tvN 프로그램 <유퀴즈 온더 블럭>에 출연한 한 회사원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돈을 더 많이 받고 더 많은 일을 해야한다면 결국 쉬는 시간이 없잖아요. 9 to 6에 끝낼만큼 일하고 돈을 받고 싶습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생존을 위해 직업을 선택하고 무조건 일하던 시대가 지나가면서 이직과 퇴사가 잦은 시대, 죽자살자 벌기보다 조금 더 삶에 대해 생각하는 일의 시대가 왔습니다.
저희는 첫 순서로 '일'에 관해 고민했습니다. 여러분에게 일은 어떤 의미인가요?
여러분은 일하면 어떤 장면이 떠오르나요?
코워킹스페이스에 앉아 양식에 맞는 자료나 답변을 작성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할 것이고, 현장에서 힘을 쓰며 육체 노동을 하는 노동자의 모습도 떠오를 겁니다. 작업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으로 인해 홀로 격리된 상태에서 프로젝트 완수를 위해 일에 몰두하는 모습도 생각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전통적인 오피스 공간을 벗어나 일하면서 조금 다른 모습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창의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편안하게 일하는 모습, 누구에게나 영감을 주는 바다와 숲이 있는 카페에서 작업하다가 잠시 자연을 마주하는 모습, 내가 일하는 공간이 바로 사무실이기에 갑갑함보다 자유로움이 먼저 떠오르는 일의 장면.
저희 역시 전통적인 방식으로 일을 수행했고, 현재 비슷한 방식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다가올, 이미 여러 기업에서 시행하고 있는 원격근무, 워케이션 등을 도입하면서 효율성과 자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하거나 로또에 당첨되거나, 유튜브 계정이 대박이 나는 꿈.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보는 상황들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죠. 그리고 중요한건 사업을 하건 로또에 당첨되서 다른 무언가를 시도하든, 유튜브로 영상 편집을 하든…
'일'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무조건 해야 합니다. 지금 20대와 30대가 은퇴할 무렵에는 기계가 우리의 일을 대체한다고도 하지만, 그건 먼 미래의 일일뿐 여전히 우리는 일을 통해 돈을 벌고 생활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일은 먹고 살기 위해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여겨졌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누구나 해야 하는 것이었다고 봅니다. 시대를 거치면서 인류는 육체 노동에서 지식 노동으로 넘어갔고 이제는 지식 노동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작업과 창작, 협업 등 다양한 형태의 일, 분류로 나눠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기준으로 봤을 때, 현재 2030, 그리고 10대의 경우 일을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시선에서 자아실현, 꿈을 위한 단계, 더 나은 삶을 위한 과정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유튜브 채널 '드로우앤드류'에 출연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요즘 2030은 고민이 많아요. 고생은 이전 세대에 비해 덜했을지 몰라도 고민은 더 하고 있습니다. 결정할 것들이 더 많아졌거든요. 앞 세대는 그냥 해야하니 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지금 청년세대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정의 내리고 고민해야 할 것들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이들이 인류 역사상 그것을 고민하는 첫 세대이죠."
직업에 귀천이 없듯이 누구나 다양한 노동의 형태로 일을 하며 자아실현을 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일에 있어 완전한 자유와 열심히 일하는 것 사이에 선 우리는 이 과도기를 지나면서 여러가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반면 현실적인 부분과 이상적인 부분, 그리고 변화하는 일에 대해서 노동자가 마음 먹기에 따라 모두를 얻을 수도 있는 기회의 시대를 보내고 있기도 하죠. 그렇다면 우리는 일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요?
저희는 변화를 인지하는 동시에 기존의 업무 방식 역시 변화와 공존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자아실현을 위해 무조건 자유롭게 의사를 표출해야 한다'거나 '과거처럼 그저 열심히 일하는게 미덕'이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두가지 중 어느 것도 놓칠 수 없기에, 일하는 개인에 따라 비율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같이 가져갈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일에 있어 시간과 공간의 경계가 완전히 사라지게 되면서 일하는 문화 역시 크게 변화할 것입니다. 그만큼 일하는 이들이 추구할 삶의 모습도, 기준도 다양해질거라고 생각합니다. 더웨이브컴퍼니에서 일하는 구성원 대부분이 강릉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왔고, 이곳에 오기 전 삶의 기준이 되는 지역은 서울, 경기와 같은 대도시였습니다. 조금씩 이유와 사정이 달랐지만, ‘다들 거기에 사니까’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의 정의와 조건을 외부에 맡긴 것이었죠.
그래서 저희는 좋아하는 일과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좋은 삶은 어디에서나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올해부터 시작한 워케이션 사업 '일로오션' 또한 일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에서 나왔습니다. 사무공간에서 '열심히 일해야 할 것 같은' 이성과 현실, 그리고 사무실을 벗어나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때 나오는 감성과 영감이 잘 갖춰진 사이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공존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 더웨이브컴퍼니의 비전처럼 원하는 장소에서, 바라는 스타일대로, 집중력 있게 일을 할 수 있다면 이를 통해 창의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고, 열심히 일하는 가운데 내가 바라는 것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