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풍 west wind Nov 24. 2024

언제까지 잘꺼야?

무찌마숑_추억섬의 비밀

어둑한 저녁. 

그나마 부서진 곳을 통해 간간히 빛들이 들어오지만, 

실내 동물관 안은 많이 어둡다. 


본모습을 드러낸 체 널브러져 있는 폴K딕.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마치 시체처럼...

 

그 옆에 지친 듯이 주저앉아 있는 무찌. 

하트, 무찌를 위로하듯 말을 건다. 


하트        ...... $#@!@##$%@! 

무찌        괜찮아. 

              폴K딕은.... 자고 있는 걸 거야. 

              피곤하니까. 그래. 잠이 든 거야. 


무찌, 지친 기색으로 폴K딕을 바라본다. 

여전히 움직임이 없는 폴K딕. 


무찌        깨어나면, 잠꾸러기라고 놀려야겠어. 

하트        ......#%%#$%...... 

무찌        그런데, 너무 오래 잔다. 

              그치? 

하트        ........$%...... $@#........... 


무찌, 폴K딕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무찌        폴K딕.... 언제까지 잘 거야? 

              이제 일어나야지? 응? 

하트        .........*$#@........ @...... 


무찌, 졸린 듯 고개가 서서히 내려간다. 


무찌        피곤하다. 

              하트! 너도 좀 자.

              자고 일어나면, 

              괜.... 찮아... 지겠지.  


무찌, 고개를 떨어뜨린 체, 잠이 든다. 


하트, 그런 무찌를 보호 하듯 무찌의 품에 안겨 주변을 경계한다. 


점차 어두워지는 실내 동물원. 

마침내 어둠 속에 잠긴다. 

.....

..... 


(무찌의 기억) 

어둠 속에서 들리는 말소리. 

킬러(E)         ..... 이게...... 그거...... 어디..... 
                  취미 한번....... 특.......하군. ....숑
                   ....... 크크크..... 어디..... 히..... 
젊은마숑(E)   손 대지마! 
킬러(E)         크크크크.... 
보스(E)         ..... 걱정....... 마....... 
                   실...... 차질...... 계획...... 지?
젊은마숑(E)   몇 번...... 수정......
                   착오....... 완..... 
보스(E)         믿겠어...... 숑. 
                   그럼.... 축... 제.....즐겨.... 볼....? 하하하..... 
킬러(E)         명령만! ....의 축제를.... 크크크..... 
무찌(E)        (속으로) 잘 안 들려! 좀 더 크게... 말해줘!!  


(무찌의 시선으로)  

수평선처럼 어둠이 사라지며 시야가 밝아진다. 

무찌가 눈을 끔벅거릴 때마다, 세상은 밝아졌다 어두워졌다를 반복한다. 

그런 무찌의 눈에, 걱정 어린 표정의 하트가 드러난다. 


다음날 아침. 

어제와 같은 실내 동물관의 내부. 

부서진 곳을 통해 아침 햇빛이 들어오고 있다. 


하트         $#@!@##$%@! 

무찌         하트... 


무찌, 하트를 품에 안는다. 


하트         %^&^%^$%^ 

무찌         벌써 해가 떴네. 

               참! 폴K딕은? 


무찌, 시선을 돌려 폴K딕을 바라본다. 


폴K딕을 비추고 있는 아침 햇살. 

그러나 여전히 시체마냥,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무찌         .... 많이.... 피곤했나 봐. 폴K딕은....  

               .. 그치? 

하트         ....%$%$#..... @@.... 


무찌, 무표정한 모습으로 폴K딕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 

...... 


(한편 늙은 마숑의 집) 

한적한 시골마을의 아침 풍경.

새소리가 요란하다. 


낡은 집의 이층 창가.  

베란다에 위치한 흔들의자의 뒷모습. 

흔들의자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마리, 콧노래를 부르며 청소를 하고 있다. 


타이거, 붉게 충혈된 눈으로 그런 마리를 바라본다. 


타이거       .... 니... 야...옹??? 

마리         (흥얼거리며) 좋은 아침이야! 타이거. 

               마숑! 좋은 아침이에요. 호호호 

타이거       ........ 니.... 양???   


마리, 콧노래를 부르며 청소를 계속한다.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던 타이거, 

재빨리 흔들의자를 향해 다가간다.  


텅 비어 있는 흔들의자. 


마리(E)        (흥얼거리며) 오늘 아침은 뭘 먹을까요? 

                   마숑, 뭐가 좋아요?  

                   따뜻한 수프? 아님 토스트에 쨈을 발라 드릴까요? 

                   뭐든지 말만 하세요. 마숑. 호호호 

                   이렇게 기분 좋은 아침엔, 뭘 먹어도 상쾌할 거 같지 않아요? 


타이거, 걱정스런 표정으로 마리를 바라본다. 


타이거        냐... 옹.... 

마리(E)       그래! 타이거. 

                 너도 먹고 싶은 게 있음, 뭐든 말하렴. 

                 싱싱한 생선을 줄까? 아님 늘 먹던 사료를 줄까? 

타이거        ....... 


흔들의자 뒤로 다가오는 마리. 


마리         마숑. 타이거에겐 아침으로 뭘 줘야 할까요? 네? 

               아이~ 참. 마숑. 아직 주무세요? 

               아침이에요. 상쾌한 아침! 


마리, 흔들의자 뒤에서 고개를 내밀어 앞을 들여다본다. 


텅 빈 흔들의자를 확인하고, 눈동자가 급격하게 흔들리는 마리. 


이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다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사라진다. 


마리         마숑도 참.... 너무 과묵하다니까. 

               그래요. 아침은 제가 알아서 준비할게요. 

               상쾌한 아침이니까! 기대하세요. 호호호. 


타이거, 사라지는 마리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본다. 


타이거       (길게 한숨 내쉬며)  .... 쩝.... 미쳤군....




이전 15화 마주치지 않는 게 좋아. 우리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