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우리 가족에게는 작은 믹스견 한 마리가 있었다.
귀는 까맣고, 몸은 눈처럼 새하얀 눈은 맑고 맑아서 그 아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듯했다.
장난기 많고 애교 많던 그 아이는 우리 가족 매일의 웃음이었다.
하지만 삶의 반도 채 살지 못한 채 그 강아지는 세상을 떠났다. 예고도 없이, 준비도 없이.
우리는 그 작은 빈자리에 휘청였고, 강아지를 잃은 슬픔은 단지 슬픔에 그치지 않았다.
그 감정은 시간 속에서도 가라앉지 않아 오랫동안 우리를 붙들었다.
특히 아빠는 그 이후로 강아지 이야기가 나오면
괜히 화제를 돌리거나 말끝을 흐리셨다.
아마 가장 깊이, 가장 오래 안고 계신 분일지도 모른다.
요즘은 길을 걷다 대형견을 보면 문득 우리 강아지가 생각난다.
“살아있다면 얼마나 커져 있을까? “
그래서 가끔은 우리 강아지가 아주 아주 커져서 두 귀를 펄럭이며 초록 들판을 지나 훨훨 산책하는 모습 그런 상상을 해본다.
아직도 우리 마음 어딘가를 맴돌고 있겠지
아직도 매일, 조용히 날고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