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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빙산 Jun 19. 2024

이 별을 지킬게

Side B-Track 1: 이뤄지지 않은 '미실현연애'는 의미가 있을까

(verse 1)

아직 나

가진 게 아무 것도 없는데

네게

주고 싶은 건 한가득


넌 내게

해준 게 아무 것도 없는데

나 왜 이렇게

가슴이 벅차 올라



눈 부신 그 웃음에

나 할 말을 잃어

나 하루를 더 살아


평생을 걸고

지키고 싶었던 게

하나 있었다면

그건 너


하지만 그건

아직 할 수 없는 일

내가 하면 안 되는 일


넌 이미


(chorus)

그러니 난 이 별을 지킬게

네가 살아갈 이 별을

내가 잃은 세상을 담고 있는

네가 살아갈 이 별을


(verse 2)

너의 심장이

오늘도 뛰어서

나도 오늘

또 하루를 시작해


나 매일

네 곁에 있을 수 없지만

넌 내 마음 속에

언제나


("raparration")

언젠가 세상 누구보다 내가 널 아낀다는 게 기억 나거든

내 꿈 속으로 찾아와줘 그럼 나 아침에 다시 한 번 더

눈을 뜨고 또 하루를


(bridge)

하지만 나

아직

그리고 넌

이미


(chorus2)

그러니

난 이별을 지킬게

네가 살아갈 이별을


너의 세상이 아직

남아 있는

네가 살아갈 이 별을


(vamp)

It’s you

It’s you

It’s always been you

I know that you know how

(?*)But you don’t le me hear

‘til the end what’s best for you (*?)

but if you leave me behind..

forget about me.



(chorus 3/outro)

그래도 난

이 별을 지킬게

네가 살아 숨쉬던

내 약속만 남아 있는


이 별을 지킬게




1. 배경


이 곡 역시 2010년 군복무 시절에 만들고 녹음했던 겁니다.


1절에선 이 별 (this planet/star), 2절에는 '이별'.

이 별(This planet)과 이별(离别)를 억지로 갖다붙여서 가사를 만들어 봤네요.

곡 설명을 안하면 환경부에서 좋아할만한 환경보호Song으로 오해받을 수도...있겠네요.

(아이가 태어나고 차 사기 전까지 차량구매를 미룬 이유, 33도가 되어도 자취방에 에어컨을 키지 않은 이유가 지구를 위해서..였기는 했습니다만...환경운동에 적극적인 참여를 한 적은 없네요.)


그 시절 마음 속에 피어난 연정恋情이 이뤄져서 만들어진 노래는 없기 때문에

다 이런 꿀꿀함(?)을 바닥에 깔고 있네요.
(빠른 곡이야 리듬과 비트에 숨어서 밝게 넘어갈 수 있지만, 템포가 느려지는 순간 드러나버리죠...!!)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 마음을 표현할 수 없지만,
그래서 당신이 살아가는 이 곳(지구)을 지키겠다...


...슈퍼맨도, 스파이더맨, 울트라맨도 아니고 .... 뭔가 유치하지만

2010년 20대 중반의 청년 빙산의 치기어린(?이렇게 쓰는 거 맞나요?) ... 가사 입니다...


*우습게도 당시 쓴 가사를 적은 노트를 못 찾아서,,, 다시 들으면서 적었어요. 

심지어 브릿지의 영어 가사 마지막 줄은 잘 못알아듣겠네요...뭐라고 한건지...우습죠? 

가사를 받아적으면서 코러스 부분의 시작이 '그러니-' 라는 것에 스스로 너무 어이없어서 계속 웃었어요. 

"so, therefore".. 부사가 코러스의 시작이라니...  부끄럽습니다 




2. 미실현연애의 가치: 이뤄지지 않는 '연애감정'은 의미가 있을까요?


허니와 클로버 (c)슈에이샤/ 노이타미나

대학시절 지인들의 추천으로 봤던 애니메이션 '허니와 클로버'가 마지막에 던지는 질문입니다.


전 미대생이 아니지만 미대생들의 삶 속에서 재능과 노력에 대한 고민, 진로와 도전에 대한 고민, 짝사랑의 성사여부의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작품입니다.  청춘을 살고 있는 청년들에게 꽤 의미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읽는 작가님들 중에선 민트별펭귄님이나 95년생 언더독님 또래가 되겠네요. 사회통념적으론 그렇지만 마음이 청춘이신 미혼의 성인들에게도 시사점을 주는 작품일 거라 생각합니다. 저희 애들이 자라서 만화책을 읽는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일 정도에요.)


제가 정책(?)적으로, 또 정의적으로 (by definition)으로 연애를 하지 않았다고 아주 능동적이고 쿨한 선택을 했던 것처럼 썼지만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선택받지 못함'이 사유가 되었던, 찌질한 짝사랑 전문이라서 그랬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 이걸 또 굳이 적는 이유는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기 때문에 ...자수하는 겁니다.


아내를 만나 결혼할 때까지는 정말 순조롭게 술술 풀려 결혼까지 갔어요.

심지어 결혼에 대한 확신도 아내가 먼저 드러냈고... ㅎㅎ

  ('지금의 아내'라는 표현을 생각없이 썼었는데, 그럼 과거의 아내도 있었냐-? 는 반문이 생겨서....)


유부남이 되어 돌아본 저의 과거. "미실현연애"가 의미가 있냐고 묻는다면?

.

..

...

....

.....

......

.......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사랑 받지 못함', '선택 받지 못함'은 자기를 선택한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법을 배우게 하기도 한 것 같아요. 특별한 외모와 쾌활한 성격이나 유쾌한 언변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라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것', 그 쌍방향 연애감정이 동시에 발생한다는 건 참 확률적으로 낮은 소설적 상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연애를 많이 해봐야 한다'라는 단순한 명제에는 반대입장에서 의견을 피력할 수 있겠지만, '사람을 좋아해보고 거절당하는 경험'은 (당시엔 아프지만) 그런 풍파를 겪으며 어른이 될 수 있는 거라 생각해요.

(물론, 회사 선배들 중엔 대학교 때 첫 연애 대상이 남편이 되신 분도 계십니다. 이런 케이스가 제 대학시절의 로망....)



3. 여담


사진과 영상의 장소는 2019년 신혼여행 장소인 대만 근처의 石垣岛(이시가키 섬)이에요.

회사에 일본인 선배가 있는데 제가 신입 때 추천해준 장소이기도 하고,

아내도 저도 미주/유럽 여행까지 할 정도로 시간도 (돈도...) 많지 않았어요.

제주도 한 번 안 가본 저로서 신혼여행지에 대한 기준은

1) 바다가 하늘색

2) 별 많이 보이는 공기 맑은 곳

3) 너무 멀지 않은 곳

이었습니다.


(아내는 대학원을 졸업 후, 타국에서 근무 중이었고, 결혼식과 신혼여행을 마치고 다시 돌아가서 각자의 나라에서 일하다가 같이 살 계획이었습니다.)

음.. 3일차에 어마어마한 태풍이 와서 공항폐쇄에 숙박지 변경에 여러 에피소드가 있었죠.

초속 52 m/s => 시속 187.2 km/h 의 바람을 경험하고 왔어요. 

그렇게 변경된 일정에 공가도 내고 신혼여행 휴가 일정도 길어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일기예보. 초속 52m/s...
당시 일기예보. 초속 47m/s...


그 와중에도 아내는 제 옆에서 쌔근쌔근 잘 자더라구요 ㅎㅎㅎ 

전 항공편 취소하고 일정 조정하면서 혹시 무슨 대피 안내가 나올까봐 뉴스를 켜놓고 있었고... 


이런 노래 가사도 쓰던 사람이 만나서 결혼한 

이렇게 다른 두 사람


두 사람 사이에서도 태풍 아닌 태풍도 있기도 하지만

일상은 바다 풍경처럼 예쁘게 즐겁게 잘 살아가고 있어요!


혹시 저 가사에 공감이 되는 (짝사랑 속의) 삶을 살아가고 계신 독자가 있다면 

다른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요. 

(전 2010년에 저 노래를 만들고 2019년에 결혼했으니...)



**곡링크:

https://youtu.be/9gn_gec4SxU 

이☆을 지킬게 - BiTL

(유튜브 링크를 안 넣은 걸 출근길에 봐서 발행 취소 했다가 다시 올려요 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 풍경이..!

다듬어지지 않은 글 읽어주시고 (들어주시느라 고역을 치루신)

독자님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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