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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빙산 Jul 11. 2024

나의 하늘이 너에게 닿기를

놀이터에서 보내는 편지.RAW

나의 하늘이 너에게 닿기를

2024.07.10 의 하늘


산은 늘 거기에  

기억하라 했는데


보이지 않으니

떠오르지 않고

띄우지 못하네


누르고

누르는

저기압 때문에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는 날에


높이

올라갈 힘도

빙             둘러

                     돌아갈 힘도  


기억도

가물가물해

어려운 그 때

어찌해야 하나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그럴 힘조차 없으면

드러누워 보자  


힘들이지 않고 볼 수 있는

우주의 선물을


영화 속 우주는

검고 검은 빈 공간인데


지구에서 보는 우주는

파란 하늘이네  


시간과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이 모든 것도

상대적이라면


기다리는 내 시선이

다가가는 내 관점이

세상의 색깔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구름을 물감삼아

바람을 붓 삼아

하늘이 그리는 그림


꿈이 없어도

재능이 없어도

누릴 수 있는 하늘 아래


내가 본 하늘을

너에게 나눌 수 있는 이 시대

하늘이 그린 그림이 너에게 닿기를


때때로 파란 하늘에

구름이 있기에

더 예쁜 그림이 되는 걸


계속 내리는 비 속에

새롭게 돋아나는

푸른 잎이 있으니


구름도 비도 먼지도

돌아보면 선물로

보이는 날이 오길





하늘 이야기


작년 가을 셋째 출산 후이사하기 전, 필로티 2층의 빌라에서 살 때도 1층 출입구를 나서면 제일 먼저 하늘을 올려다보긴 했습니다. 원래 하늘 보는 걸 좋아하고 하늘 사진도 엄청 찍어대는 사람입니다. 대학생이 되어 디지털카메라를 사게 된 후에도, 스마트폰 속으로 카메라가 들어온 후에도 그랬어요.

그런 제가 지금은 복도식 아파트(중층)에 살고 있는 지금은 문 밖을 나서는 순간 마주하는 건 하늘 아래 낮은 산의 작은 숲입니다.

어제의 하루는 너무 (표현력이 부족한 제게는) 예쁘고 광활하고 신비하고 magnificent, amazing, myterious한 하늘로 시작되었습니다.


차타러 가기 전도 사진을 여럿 남겼어요.

'오늘(7/10)은 하늘 사진을 나누는 걸 목적으로 글을 쓰자' 하고.


회사에서는 상반기 업무에 대한 '자기신고서'를 쓰고, 팀, 부장님을 대상으로 상향평가라는 것도 합니다.

고과에 연연하지 않는 성격이라 속 편하게 사는 편이라 제 정서에 큰 여파를 미치는 이벤트는 아닙니다.


회사에서도 오래 앉아있으면 허리도 엉덩이도 아프니 중간중간 일어나서 테라스에서 빌딩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보며 충전합니다.


보통의 흐린 날은 하늘과 땅의 경계가 모호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사진을 찍으면 어쨌거나 별로인 사진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안 좋아합니다.


하지만 장마철에는 다릅니다.

열대지역에 어울리는 구름들이 한국에 뭉게뭉게 피어납니다.

구름을 물감삼고 바람을 붓삼아 '하늘'이 이런 저런 그림을 그립니다.


특히나 태풍이 지나간 후의 하늘은 120% 예술적입니다.

특히 새벽, 아침에.

높은 곳에 올라가면 마법의 풍경이 기다려요.


태풍 '매미'가 지나가던 때, 대학생이었는데

일부러 태풍비바람도 맞아보고,

다음 날 일찍 나가서 멋진 하늘도 감상했던 ...기억도 잠시.



N층에서 보는 하늘, 땅에서 보는 하늘, 차에서 보는 하늘, 회사에서 보는 하늘, 다 다르지만, 다 좋아요.

특히 운전하다가 그 '하늘이 그린 그림'을 보면 늘 사진을 찍고 싶은 충동과 싸웁니다. 차가 막히거나 신호등을 대기하는 순간을 기다려요.


저번에 쓴 그 글에선 '산'을 희망으로 비유했는데, 산이 보이지 않을 때, 기억하는 것을 대안으로 삼아 이야기 했습니다. 오늘은 아무리 노력해도 '산'이 보이지 않을 때, 볼 수 있는 다른 것, 그게 '하늘'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여기까지 쓰다가 갑자기 짧은 글로 시로 쓰고 위에 배치했답니다.)


※어쩌면 아래 글의 후속작(?)으로 다듬어질 글이 되면 좋겠지만, 일단은 퇴고 안하고 올리는 편지로 할래요.

https://brunch.co.kr/@thewholeiceberg/114


늘 맑은 하늘, 파란 하늘만 있으면 하늘이 이렇게 웅장해 보일까 싶어요.

구름도 있어서 웅장해지고, 비가 내리니 또 대기질이 좋아지는 거겠죠.

공기가 깨끗해야 멀리 보이니깐요.  (심지어 그 예쁜 노을은 공기 중 먼지 덕분...)



퇴근 후 집에 올 때까지만 해도 파란 하늘이 계속 됐어요. (전 아직 '육아기 단축근무' 중입니다.)

사실 언덕길에 차를 세워놓고, 길가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볼 수 있는 풍경을 찍어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첫째 유치원 하원시간을 맞춰 급하게 하는 퇴근길이라 포기.


집에 가서 아이들과 식사하며, 애들 봐주러 오전에 와주신 어머니와 아내에게 양해를 구합니다.

나 10분만! 옥상 가서 하늘 사진 찍고 올게
애들 낮잠 재워야 하니깐 막내는 내가 안고  


그렇게 웨딩스튜디오 가는 거 대신 직접 찍겠다고 샀던 카메라도 가지고 올라갔는데!!!


그 사이... 구름이 파란 하늘을 거의 다 장악했어요.


저...멀리 비가 내리는 건지, 먹구름도 몰려옵니다.


아무튼 그렇게 ..보정으로도 살릴 수 없는 우중충한 광활함만 찰칵 남겼네요.

이 두 사진은 아이폰SE 입니다만..


오늘 서울은 우중충한 날입니다.


전국이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파란 하늘 나누려고 했던 원대한 계획은 출근길 반대편 복도에서 찍은 사진으로만 아쉽게 달성.

 

엘레베이터 기다리며 반대쪽 복도에 가서 파노라마 모드로 찍은 하늘 (2024.07.11)


마음 속에는 푸른 하늘이 펼쳐진 하늘이 되시길 바라며


-빙산 올림-



※ Writer's Now  (앞단에 두었다가 뒤로 뺐어요)

연재 글은 준비과정이 꽤 고됩니다. 그렇다고 하기 싫은 건 억지로 하는 건 아닌데 조사 위에 조사를 더하고, 거기서 도출한 가설에 반론을 부딪히게 해서 구멍을 찾고, 그 구멍을 찌르는 반론의 반론을 찾아 다시 균형을 찾고, 그 반론의 비평을 찾아 다시 부딛히게 하고, 제 삶과 독자(읽어주시는 작가님)들의 삶에 맞닿아 있는 구석들을 연결시키고, 2024년이 아니더라도 이 글이 필요한 미래의 누군가에게 닿은 날에도 의미가 있을 수 있도록 꾹꾹 다집니다. 예전에 블로그에 지식/정보/질문을 나누던 때와 달리, 이제는 실제 소통하는 독자(작가님들)가 있으니 또 독자의 기분이란 것도 고려하면서 쓰게 되구요. 특히나 그 주제가 '클수록' 또, 우리의 삶에 가까이 '닿아있을수록'..

그런 준비 중에 잠시 '숨쉬기'의 글쓰기입니다. (일찍 깬 김에 30분 일찍 출근했어요. )

숙제하다가 (하고싶어서 하는 거지만) 떠오른 친구들에게 쓰는 편지랄까요.

브런치란 놀이터에서 만나고 싶은 작가님들에게 쓰는.

※ *.RAW   사진파일의 원본형태입니다. 날 것, 안 익힌 raw를 이미지파일 확장자명으로 가져온 건데, 앞으로 퇴고 없이 그냥 올라가는 글 뒤에 붙여서 ... '퇴고도 안 한 글은 읽을 가치가 없어!' 하시는 작가님들 위해 알림 표시로 남기는 걸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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