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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빙산 Jul 19. 2024

비 오는 날을 이기는 법

놀이터에서 쓰는 편지(2): 작가의 전지적 시점

파란 하늘을 좋아하는 건 온 세계*에 알려진 빙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은 다 일부공개이기 때문에, 인터넷 전체공개가 된 사적인 마음은 브런치가 유일하다. 블로그는 정보공유용


안물안궁 셀프 Q&A:

‘그럼 비 오는 날은 어떡하세요? 핸드폰에 찍어둔 사진이라도 보시나요?’

2024/07/18 비 slow-motion


문어체*를 채택한 답변:

점점 어미 알레르기를 극복해가는 것 같다. 문어체의 톤이 닭살 돋게 들리지 않게 되고 있다.

전 여행이든 출장이든 비행기를 타면 늘 창가 자리를 선호한다.


절대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있었던*) 스크린“을 보기 위해

비행기 위에서만 누릴 수 있는 하늘 위의 풍경을 포기하지 않았다.

요즘은 육아와 브런치에 시간을 다 바치고 있기 때문에 영화/드라마 보는 시간이 없다.

높디 높았던 빌딩들도 위에서 보면 작은 네모이고

2톤짜리 미니밴도 작게 몇백 대 몇 천대 실을 수 있는 커다란 화물선도 점이 되어간다.


아래에서는 그렇게 커보였던 사물들이 점점 작아지고

중력을 유체역학으로 이겨낸 ’부력‘에 올라타 ’신의 관점‘으로 다가간다.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름.

천상에서 내려다보는 노을.



활주로에 비가 내리던 날 이륙한 적도 있다.

(당연히) 구름 위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비는 구름이 땅으로 찾아가는 방법이니.


다시 한 번.

구름 위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


비행기를 탄다는 건 그런 거다.

이코노미석/일반석 승객으로 탑니다. 조종사 아니에요. (공군출신이라 조종사 지인들이 있을 뿐)


하늘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은

기억해내도 되고,

언젠가 다시 비행기를 타고 내려봐도 된다.


혹시 카메라나 핸드폰을 가지고 있다면,

열심히 찍(어대는)는 것도 방법이다.


이런, 원래 답변은 ‘아니오’ 라고 생각하고 쓰기 시작했는데.
생각해보니 파란 하늘 사진들이 곳곳이 붙여진 것도 사실이네요.
집에는 신혼여행 갈 때 찍은 구름 위의 사진들을 일부 출력/인화했어요. 액자에 넣기도 하고, 아이가 자는 침대 위 천장에 붙여주기도 했구요.
독립할 때 꿈이 천장에다 하늘 사진 A4사이즈로 잔뜩 출력해서 붙이는 거 였던 적도 있네요.


작가들이 글을 쓴다는 건,

하늘 위에서 사진을 찍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게 몇 시간 전의 기쁨이건, 10초 전의 깨달음이건,

몇 년 전의 슬픔이건.


작가에게는 글쓰기 시간이

하늘 위에서 ‘작가의 전지적 시점’을 누릴 수 있는 순간인 것 같다.


작가님께서 펜을 들고 종이 앞에 자리하고 계시던,

눈 나빠지는 네모 스크린과 키보드를 마주하고 계시던.



작가의 전지적 시점이란 건,

아주 낮게 내려가 아주 가까이 다가가서

당시의 사건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것도 가능하게 하지만,


아주 멀리 아주 높게 올라가

그 때 일들을 멀리서 보게 하는 것도 가능하게 한다.


아주 낮게 내려가 아픔을 세세히 살펴보며 그 아픔을 느끼는 것도 가능하지만

아주 높게 올라가

그 앞 뒤 여러 사건들과 지금의 나를 바라보며

그 떄의 아픔을 작게 보는 것도 가능하게 하는




그리고 매일 매일 같은 산, 같은 숲을 보다 보니 깨달은 게 있다.

비가 내리는 이 기간이 지나면, 나무 위에 그 전까지 없던 파릇파릇한 새 잎들이 자라난다는 거다.


비는 사람을 슬프게 하기도 하지만, 나무를 자라게 하기도 한다.

봄에만 볼 수 있다고 생각했던 연두빛 잎들.

비가 많이 온 다음 날에 짙어진 녹색 나뭇잎들 위에 다시 찾아온다.


우리가 겪는 ‘비오는 날’들도 그렇지 않을까.

아픔과 절망 후에 맞이 하는 희망이 그런 푸른 잎이 되지는 않을까?

사진에 제대로 담기지 않은 푸르름. 날씨 좋은 날 찍은 걸로 교체해야겠네.


———-

날씨에 우울해지지 않는 마음 튼튼한 브런치 작가님들의 장마철을 기원하며

-빙산 올림-



P.S= 혹시 최근에 우울과 싸우고 계신 분들에게 닿으면 좋을까 생각하며 쓴 글도 나눕니다.

https://brunch.co.kr/@thewholeiceberg/122


———-

※쿠키텍스트 (편집당함):


발이 싫어하는 비를 극복하는 법


비가 오는 날을 특별히 좋아하진 않지만 싫어하지도 않았다.
싫어하는 건 비에 신발이 젖고 양말이 젖는 것.
10년을 근무한 직장인이 되니 10만원 넘는 신발도 살 수 있게 되었다.

(1년에 1만원씩 마음의 장벽이 내려갔다고 표현해본다..)

그렇게 누리게 된 것*이 고어텍스 소재가 사용된 신발*.

그렇게 비는 내 발을 기분 나쁘게 할 수 없게 되었다.


(아, 신발을 소개하려는 게 아니라)

우리 작가님들의 '작가의 전지적 시점'이란 기술을 장착하는 게
비오는 날 고어텍스 신발을 신는 것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 등산하는 취미는 없어서 등산화가 아니다. 종종 나이키에서 출시하는 모델 중, 적용되기도 한다. 그렇게 2023년 봄 생일선물로 에어맥스 GTX(고어텍스)  생일달 할인을 받아 하나 사게 (아내의 동의를 구하고, 아내가 사는 선물로 하기로 했다) 되었다.

몇 개월 후, 우연히 '당근'에 올라온 워낙 새거 같았던 에어포스 GTX도..! (정식행사에도 신을 수 있을 것 같다며 합리화 및 설득 후, 아내의 동의 후, 구매결정)
 
※구두는 발이 답답해서 안 좋아해요..  그전까지는 공군 지인이 선물해준 군화...를 종종 대용품으로 사용했다. (폭설이 아니고서야 출근템으로는 영 안 어울리지만)
(1) 나이키 에어맥스GTX (2-3) 아빠 신발신고 신난 둘째 '지은' (4) 당근으로 득템한 에어포스GTX

P.S2= 찾아보니, 남성용 에어맥스와 에어맥스는 지금 파는 게 없고, 트레일 러닝화가 하나 있다.

마침 여성용은 할인 중! 여성작가님을 위한 신발추천(?): [나이키 공식홈페이지 링크]

하나 장만해두시면, 비오는 날 쾌적하게 보내실 수 있습니다. (레인부츠와는 달라유..)

나이키 페가수스 트레일 4 GORE-TEX | 여성 워터프루프 트레일 러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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