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 불완전한 문자소통이 유발한 마음의 상처에 대해
[작가의 지금]
*본문과 상관없는 작가의 글쓰기 전 상황을 적어보는 코너 입니다* 휘리릭 넘기셔도 되요.
(1) 06:50 어제도 두 아이들 (만3세, 만2세) 사이에서 책을 읽어준 후, 일어나지 못하고 잠들었어요.
맞고 치이며 자서 그런지 뻐근합니다.
혹시 강아지, 고양이들이 뭉쳐서 자는 이미지 머리 속에 있으신가요? 그런 느낌으로 퀸사이즈 침대, 아빠가 가운데, 첫째, 둘째가 양옆에서 자요. 진동알람을 해줄 시계도 안 차고 잠들었는데 다행히 제 때 일어났어요. 충분한 잠을 취한 거겠죠.
5시에 일어나서 어제 건조기에서 돌아간 빨래를 갠 후, 자전거로 출근을 했네요.
오면서 계속 머리 속에서 문장들이 흐릅니다.
차들이 다니는 도로에선 안전을 위해 주변 환경에 신경을 120%로 두며 오지만, ㅇㅇ천 자전거도로를 따라 달리는 4km 남짓한 길은 비교적 안전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죠.
글을 쓰고 싶은 여러 주제들, 여러 문장들이 오갔어요. "천재작가" 류귀복님처럼 퇴고에 큰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런 '날raw 것' 들이 '날fly 것' 의 연습이 될 수도 있으니깐요.
제게 에세이는 Punk Rock 혹은 Jazz처럼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변명해볼게요)
풍경과 함께 흘러가는 주제들.
자전거. 오르막길. 내리막길. 인생가도. 성공. 실패. 주가. 자산동전의 양면. 동전의 가운데에서 보면? 정-반-합, 중도中道midway. 언어의 불완전성, 소통의 효율. 표현의 중요성. 언어에 대한 오해. 글의 파급력.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 제대로 된 사과의 필요성. 해명. 브런치의 순기능. 사생활. 난 브런치를 계속해도 될까?.. 주말에 읽은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에서 시작된 궁금증'..그래서 ㅇㅇ님은 오늘은 잘 지내셨을까?' '앗!! 초대권 티켓 가지고 오는 걸 까먹었다!!'...
그 중에 몇 개 건져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주제부터 적어보려 합니다.
20분 남짓한 거리 전 자전거 위에 앉아 제자리 걸음을 했는데, 바퀴가 지면에 닿아있어서 회사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죠. 잊혀지지 않도록 소재들을 에버노트에 나열해두고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
(2) 익일 01:40 씻고 자야하는데, 아이들 사이에서 책을 읽어주다 잠들고 못 일어났어요 안 씻을 수 없습니다. 머리도 감았습니다. 바로 누워서 자면 아침에 “사자”가 되고맙니다. 아침에 아내에게 한 소리 들을 각오를 하고 글을 마무리 합니다.
별 생각없이 사회실험을 했고, 그 결과를 글로 발행했습니다.
악감정, 슬픔과 같은 감성적인 이유가 아닌 지적호기심과 다른 동기가 있어서 였어요.
뭔가 시대풍조상 MBTI를 이야기 하면 도입부에 모든 게 다 해소될 것 같은 느낌이지만*, 좀 더 의미있는 소통이 되길 희망하며 MBTI는 다음 기회에 공개하기로 하겠습니다.
※ 지금까지의 글들을 통해 MBTI에 해박하신 독자님들의 guess를 들어보고 싶기도 하다. *애당초 조던 피터슨이 교수시절에 한 강의에서 언급하기도 했고, 사내특강으로 찾아온 심리학 교수님의 평도 그랬기 때문이지, MBTI의 신뢰도에 대해서 크게 의미를 두지 않기도 있다. 그러다보니 MBTI에 관심이 없어 나를 요약해서 표현한다는 그 네 개의 영문자가 뜻하는 게 뭔지를 또 따로 찾아봐야 기억해낼 수 있기도 하다.
왜 그런 실험을 했는지 충실한 해명을 하기 위해 나라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전제 되지 않으면 진심이 전해지지 않을까 생각되서 구구절절 적어볼게요.
싸이월드 시절부터 인스타그램의 시대까지 단 한 번도 '누가 내 홈피/인스타 계정을 방문했는지 아는 법' 류의 글을 클릭해본 적이 없습니다*.
※안 궁금하다. 입사시 페이스북 친구가 몇 명인지 묻는 질문이 있었는데, 그 때 220여명의 친구가 있었고,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정도이다. 잘 사용하지도 않지만 어떤 포스팅 후, 좋아요는 주로 10개 이하. 내가 글 공개 자체를 CLOSE FRIENDS ONLY로 하기도 하지만, 전체공개로 해도 비슷하다. 인터넷이 아니면 소통할 수 없는 다른 나라의 친구들, 타 지역 친구들을 위해 사용하는 페이스북. SNS의 트렌드가 인스타그램로 바뀌니 인스타가 아니면 소통할 수 없는 친구들이 생겨 인스타도 시작. 역시나 비슷하다. 1:多 보다 1:1 소통을 선호하기도 한다.
*글쓴이: 스스로를 작가라 칭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인지하고 앞으로 더 조심하기 위해 이렇게 부르기도 했습니다.
브런치작가 신청에 두 번 떨어진 후, 2020년 시작한 티스토리 블로그.
누적방문수가 4.1만명이 되고, 월간 방문수가 최고 1700여명에서 최저 610명 정도가 됐습니다.
다루고 있는 소재상, 원하지 않는 사용자특정 광고라든가 이상한 광고가 붙는 게 싫어서 광고/애드센스도 붙이고 있지 않고 있어요.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밈의 기원을 조사해본 걸 계기로
'누군가 이 내용/소식을 알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으로 블로그*는 운영하고 있는 저 입니다.
광고를 붙이지 않는 블로거에게 조회수가 뜻하는 건, 누군가 읽었다 였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읽었는지도 모른다'이겠지만)
주로 다루는 주제는 어렵고 육아하는 직장인으로서 문서자료 보다는 “작가”의 실제 육성으로 기록된 것들 (강의, 토론, 팟캐스트)를 주요 자료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을 때,.각 주장의 인용 출처, 주장의 반론 등을 확인하고, 일부 인용이 왜곡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전문을 확인하고 방문자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한글로 번역합니다.(영어로 이해 되는 걸 한글로 번역하는 작업을 꽤 싫어합니다. 모든 언어는 100% 번역이 불가능하다는 걸 체감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번역이 전하지 못하는 부분을 인지하기에 영어 원문은 ’접음 처리‘해서 하단에 남깁니다.
이렇게 게시글 하나에 2-4개월이 소요됩니다. 인터넷에 이미 정보가 많은 것들은 배제합니다. 어떻게 보면 사람들이 별로 관심없는 주제만 골라서 하는 게 될 수도 있지만, 제겐 의미 있는 작업입니다.
출판이란 걸 기준으로 봤을 때도
최근 들어 1인 출판사를 운영하시는 분께서 제 글, 제가 만든 이미지를 인용해도 되는지 여쭤 보신 게 제 최대의 ‘업적’이죠.
금전적 가치와 기대는 없습니다.
그게 블로그의 목적이었기 때문에
브런치스토리에 글 쓸 자격이 주어졌을 때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런 나에게 브런치스토리 안에서도 라이킷보다는 조회수가 우선시였습니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해보자면)
조회수가 많다고 읽어준 사람의 마음, 생각, 사고체계의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다는 확신을 할 수 없으니,
그런 일이 발생했을 지도 모르는 가능성을 뜻하는 수치이기 때문 입니다..
전 어떤 글의 조회수가 1이더라도 그 한 명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1000명이 읽고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 것보다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수치화 할 수 없는 겁니다.
다수의 작가들이 글을 통해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그들이 계속 글을 쓰길 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출간한 책이 유명 대형서점에 나열되든, 알라딘 중고서점이든, 책 냄새가 풀풀 나는 헌 책방이든 어떤 이의 삶에 희망을 주거나,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죠.
10년 후, 50년 후, 어떤 사람이 무명작가가 쓴 책 제목을 대며 "그 한 구절이 위로가 되어 지금까지 버텨왔습니다." 라는 말할 가능성.
그 가능성의 원인이 내가 되길 소망하는 건 아닙니다.
이건 내가 글쓰기라는 가장 보편적인 소통도구*를 활용하는 브런치작가님들에게거는 기대입니다.
음악을 하려면 악기 하나 다룰 줄 알아야 하고 그림을 그리려고 해도 필요한 도구와 재료가 많죠. 글쓰기는 대부분의 문명인에게 허락된 가장 보편적인 창작도구 입니다.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는 도구 입니다.
브런치에 가진 불만사항을 알아보면 ‘조회수가 수익으로 연결될 경로가 출간/강의로 제한되어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저에겐 오히려 그래서 좋았습니다.
(텍스트를 생성해서 수익화 하고 싶으면 블로그를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글에 광고를 붙일 수 없는 플랫폼!!
그래서 저도 ‘어차피 하지도 않을 웹게임’이나 ‘읽지도 않을 선정적 웹툰’ 광고를 보지 않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광고 타겟팅 옵트-아웃 하면 디폴트로 뜨는 광고들이 다 거기서 거깁니다.)
글 쓰기에 임하는 태도가 다른 블로거가 아닌 '작가' 내지는 '작가지망생'님들의 글을 읽을 수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물론 브런치작가 도전에 계속 실패했을 때는 이솝 우화의 "포도 못 따먹은 여우" 마음으로 바라본 적도 있습니다.
'이미 책을 낸 경험이 있는 사람들, 해외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 변호사, 교수 등 전문직 타이틀을 걸고 있는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엘리트 플랫폼'인건가?
곁다리로 그 외에는 특별히 가슴 아픈 사연,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눈물 어린 사연을 피쳐링featuring 해주는? '
하지만 그건 제 시선의 문제이지 브런치스토리라는 플랫폼의 본질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했죠..
글 쓰는 이들에게 작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플랫폼.
그게 사람들의 허영심을 자극한다고 생각하든
일부 출판사들과 (주)카카오의 배를 불려주기만 하는 거*라고 비평하든
그건 각기 다른 시선을 가진 사용자들의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런치팀의 입장을 상상해봅니다.
카카오라는 기업 안에 '브런치'를 기획하고 운영을 담당하던 소수의 인원이 있었을 겁니다. (아마도 네이버와 비교할 땐 소수라고 생각된다) 카카오스토리, 티스토리와 같은 맥락의 스토리 라는 타이틀이 붙기 까지 어떤 우여곡절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
지만!! 플랫폼 전반에 사용자 글에 광고를 못 붙이게 한다는 건 자본주의 기업의 수익 관점에선 '이상한' 결정이죠.
담당부서는 아마 기업 내에서 '돈 못 버는 부서', '비선호 부서'로 치부되고 있을 지도 몰라요.
그들에게도 ’어른들의 사정‘이 있겠고 제 추측으로는 ’숭고한 순수문학‘에 대한 존경respect가 있는 이들의 기획이 있을 거라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응원하고 싶구요.
'시작점의 본질'은 일단 존재가 시작한 후 시간을 거쳐 변질될 수 있기 때문 입니다.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삶을 살아온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우리 모두 다 그렇게 좀 더 보편적인 단어로 하면 '색안경'(유식한 척하는 단어를 사용하면 '세계관') 을 끼고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색안경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면, 타인의 색안경 색깔만 지적하며 비판적이기 되기 쉽다.
내 안경을 벗어보고, 타인의 안경을 써보고 바라보면 같은 사안에도 다른 해석이 적용가능하다.
'브런치스토리'에 대한 시선도, '라이킷'에 대한 해석도 마찬가지이다.
그 안경의 색깔이 다른 이유는?
어떤 경우엔 자라온 가정에서 겪은 경험 때문이기도 한다. 또 어떤 때는 유치원, 학교, 학원, 동아리, 교회, 법당, 성당, 군대, 직장 등 조직사회에서 겪은 경험이기도 하다.
내가 그랬듯이 어떤 사람들은 영화나 소설, 좋아하는 음악 등의 '픽션'을 통해 그 색깔을 갖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각기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며 다른 색깔의 안경을 쓰고 살아가는데, 자기 안경의 존재를 인식하면, 조금 더 '객관'에 가까운 시선을 연습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또 어떤 지혜로운 사람들은 그 "객관"을 신의 관점에서 상상하기도 한다.
※ 글쓴이에게 적용 가능한 변수: 제2언어를 습득하는 것이 미치는 영향
모국어 하나만 있을 때는 한 사물을 마주할 때 한 단어를 마주한다.
(물론 다양한 수식어와 연관어를 찾아낼 수 있지만, 그 단어 자체를 뜻하는 명사에 한정한다)
외국어가 하나 추가되면 달라진다. 세상의 모든 것을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시선으로 보고 느끼는 게 일상화 된다.
중국어 한자가 열어준 세상의 의미가 다르고, 영어가 열어준 세상의 넓이, 일본어가 열어준 감성의 깊이, 모두 다르다.
농담삼아 스스로를 다중인격자라고 얘기할 때가 있다. 언어를 하나 얻을 때 마다 인격을 하나 더 얻는 거 라고 생각해서 이다.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사용자의 사고방식, 표현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금 읽고 있는 글에서도 느껴지겠지만, 그래서 퇴고를 거치지 않는 이 글의 흐름은 산만합니다.
(뛰어난 작가라면 내가 쓴 한 개의 글에서 적어도 5개 이상의 '글감'을 가져갈 수 있을 거에요).
취미로 작곡을 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곡 하나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가사가 너무 '후졌‘습니다.
곡을 만드는 것보다 작사가 더 어렵다는 역설적 사실을 깨달았죠.
미국의 스티븐 킹 작가님을 비롯한 많은 유명작가님들이 하는 말은 다독多读은 작가의 필수라는 거죠.
하지만 전 육아하는 외벌이 아빠로서 눈보다 귀를 사용할 때가 더 많습니다.
‘작가들’의 실제 목소리를 듣는 경우가 더 많아요.
이동하거나 단순업무를 할 때도 ‘오디오’로 들을 수 있으니까요.
또 실제 육성으로 들을 때, 문자로 드러나지 않는 뉘앙스 (의문, 확신)도 들려서 더 선호합니다.
난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한다.
인스타에 종종 나오는 어린이도서관에 아이를 데려가는 부모님. 나의 어머니가 그런 분이셨다. 중국으로 가게 된 후에는 어린이 도서관도, 읽을 책도 많이 없었다. 간혹 한국에 다녀오신 분들이 책을 빌려주시면 재밌게 읽는 게 전부이다. 중1이 읽기에 적합한지 의문인 람세스 시리즈, 이문열의 삼국지 시리즈 부터 방송사 작품을 책으로 풀어낸 베스트셀러 몇 권이 전부.
초6에 시작된 농구에 대한 열정. 중2에 처음 갖게된 기타를 통해 시작된 음악에 대한 열정 등도 학교 공부 외의 다독의 기회를 놓게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해가 떠있을 때는 농구를 했고, 해가 지면 기타를 쳤다. 기타를 치다보니 예전에 놓았던 피아노도 다시 기타의 관점에서 치게 되고, 필요에 의해서 베이스기타를 배우고, 또 드럼도 치게 되니...글자보단 소리와 친하게 지내게 된 시간이 더 많았다. 몸이 쉴 때는 영화를 봤다. 1주일에 한편 이면 적은 편이고, 방과 후의 삶에는 주 2-4개의 영화를 보며 학업 후의 휴식을 채웠다.
대학교 전공도 영상을 가깝게 지내야 하는 학문이다 보니, 한 시점에는 책을 읽으려니 눈동자가 텍스트를 따라가는 게 너무 힘들어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기도 했다. (영화를 볼 때 동공이 움직이는 동선과 범위는 책을 읽을 때/텍스트를 읽을 때와 꽤 다르다) 그렇게 직장인이 되고 30대에 대학교 '베프'가 자기가 쓰던 오래된 킨들을 선물해준 이후에야, 일상에 독서라는 습관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늘 생각하는 거지만, 우리 아이가 가장 먼저 받게 될 전자기기는 절대로 스마트폰이 아니라 킨들이다. 부모 스스로도 중독과 정상을 빈번하게 오가는 기기를 미숙한 두뇌의 아이들의 자율에 맡기는 건 타협이 아니라 포기가 되기 쉽다고 생각하기에.)
어쩌면 그래서 전 작가를 꿈꾸는 다독가들 브런치작가님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얕은 어휘와 문장력으로 '일기장에 써야할 글'을 브런치작가의 공간에 '발행'(씩이나) 하고 있는 겁니다. .
다중언어자의 병: 어미语尾가 사고의 발목을 붙잡아요
작가의 내면 세계 말고, ‘내면 소개’ 입니다.
제가 할 줄 아는 몇 안되는 언어 중에 글을 쓸 때, 가장 피곤한 건 한글입니다.
어미가 뉘앙스를 바꾸기 때문에 늘 어미가 발목을 붙잡고 있습니다.
(지금도 퇴고를 하라고 했더니 ‘-다’라고 적어 놓은 모든 문장들이 건방져 모여서 ‘격식 있는 구어체’로 변환 중이네요)
2년 1개월의 군생활을 통해 습관화 된 '-다,-나,-까' 가 10년의 사회생활을 통해 자연스레 몸에 베었습니다.
문어체가 일상생활을 침범하여 발생한 문제라고 해야할까요?
가장 힘든 건, "어미"가 주는 뉘앙스를 심하게 느끼다보니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쓰는데 방해가 된다는 겁니다.
저에게 문어체는 그저 글에서 사용되는 어투가 아닌 "차갑게 느껴질 때도 있고, 확신이 있는 사람의 말투"이기도 합니다.
※Quora라는 질의응답 사이트에서 일본인들은 중국사람들이 쓴 글을 굉장히 쉽게 구분해내는데, 중국어에는 영어와 마찬가지로 '-어미'가 없으니 구어체와 문어체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가보다. 그래서 책에서 읽는 문장의 문어체와 대화를 할 때 사용하는 구어체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누리꾼'들이 많은 거다. 아니면 실제 일본어를 못하는 사람들이 번역기를 돌린 후, 답변을 달아놓는 걸수도 있다.
※ 그래서 기독교의 성경이란 책도 한글로는 잘 못 읽는다. (사실 한 권의 책이 아니라 여러 책이 편찬되어 한 권으로 묶여 있는 모음집이다). 어미에 느껴지는 뉘앙스 때문에 거북하고 속이 부데낀다고 할까. 그래서 필요할 때는 여러 버전의 영어를 찾아보고 원어에 대한 주석을 찾아본다.
아무튼 브런치사회실험 결과를 발행하기 전, 나는 약간의 중독 증상을 겪고 있었습니다
'라이킷', '구독자' 알림을 세부조정할 수 없는 브런치앱은 종종 알림을 띄웠습니다.
업무 중, 아이들과 있을 때, 대부분의 시간에 방해금지(DND) 모드를 적용해놓긴 했지만, 알림센터에 쌓여있는 (몇 안되는) 알림은 저의 클릭을 유발했죠.
알림을 꺼놓고 나니, 또 혹시 뭐가 있나 괜히 열어보게 되는 부작용도 있었구요.
심지어 운전할 때도 네비게이션을 스마트폰 티맵으로 하다보니 빨간불에도 슬쩍 전방을 주시해가며 알림을 확인하는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전 중독을 극도로 경계하는 사람이에요.
술, 담배, 커피부터 게임까지 멀리한 이유이다. 다스리지 못한 중독이라면 치킨과 디저트 정도? (케익류 디저트도 줄여가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브런치를 시작하며 애들 때문에 자다가 깬 후, 의미없는 영상들로 뇌를 자극하고 싶지 않아, 핸드폰에서 유튜브 앱을 삭제한지 2개월 차이기도 합니다..
사실 한 달 전만해도 일찍 일어나면 원래 아이들이 먹을 견과류와 우유, 계란요리를 조용히 해두고 출근했어요.
그런데 브런치 연재를 시작하고 나니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회사에 일찍 도착하는 만큼 글쓰는 시간이 확보된다고 생각되니 일상루틴을 잊고 조용히 출근한 적도 있어요.
중독에 대한 경계경보가 울렸고, 전 뭔가 조치를 취해야 했습니다.
글을 쓸려고 브런치작가가 됐는데, 몰입력 높은 글들을 마주하고 글을 읽느라 시간을 보내게 된 밤도 적지 않습니다.
본의 아니게 한글 다독이 시작됐어요. (성인이 되서 읽은 책의 90%가 영어, 10%는 일본어이기에.. 감사합니다. 브런치작가님들. )
이번 주말의 시작도 연재글 마무리를 앞두고 아이를 재우고 다행히 잠들지 않고 옆 방으로 이동했는데, '작가명미정'님의 <프랑스사리>를 읽느라 남은 체력을 다 소진하게 됐습니다.(태그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그렇게 자료보충을 위해 누워서 읽으려고 든 킨들을 가슴에 올려놓고 잠들었어요.
(그리고 새벽에 깬 '아빠 어디갔어 ? ' 하고 울부짖는 딸들의 울음에 깨서 두 아이를 안고 다시 침대로 갔어요)
제가 브런치스토리에 힘을 쏟기 시작하니 아내도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죠.
피곤한 사람이 밤에 잠을 자야지, 왜 글 쓴다고 안자냐고. 아프면 어떡할 꺼냐고.
글 생각만 하는 거 아니냐고.
밥 먹을 때 딴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아냥 댑니다.
브런치작가가 됐다고 신나하며 알려줬더니 작가되야겠다고 응원해준 건 어느덧 잊혀졌나봐요.
하긴,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전에는 자기 전에 아내에게 마사지를 해주고 씻으러 가곤 했죠.
인지하고 화내고 있는 건 아니겠지만, '작가가 되려는 노력'와 그 시간에 남편을 뺏긴 겁니다.
반성……
전 대체로 신중한 편인데 또 실천형 인간이기도 하다.
알게 된 지식을 삶에 반영시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아는대로 고대로 하는 걸 보고 사람들은 '독하다', 부터 'AI냐' 다양한 표현으로 경이로움, 아니, 경악을….)
예시: (1) 10년 전 직장생활 시작 후 읽게 된 어느 신문기사에서 잡곡이 백미보다 좋다고 한 걸 읽고, 결혼 전까지 적어도 50%의 잡곡밥, 현미밥을 먹어왔다.
(2) 야식이 몸에 안 좋다는 걸 알고 대학교 졸업 이후, 집에서 야식을 시켜본 적이 없다.
(3) 대학교 때 교양으로 들었던 생물학 수업의 교수님께서 자는 동안 피가 껄~쭉 해진다면 아침에 일어나서 물을 두 잔 이상 마시는 게 좋다고 한 걸 듣고, 지금까지 일어나면 물을 많이 마신다.
(4) 군대에서도 회사생활 중에도 누가 권한다고 술을 마셔주지(?) 않았다. 몸에 안 좋고, 쓴 걸, 상대방의 기분을 위해서 내 건강을 희생할 정도의 배려심이 없는 거다. (술친구들을 위해 장래의 건강의 위해를 감내하고 계신 애주가님들의 배려심엔 존경합니다.) 그렇게 어떤 것에 취한다면 그건 음악이나 영화 같은 예술 작품이지, 술을 마시고 취한 적은 없다.
(5) 대학교 때, 군생활 중에 읽은 ‘식원성증후군’이란 책 때문에 과자를 끊었다. 얼마 안되는 ‘사병 월급’으로 과자를 사먹지 않고 나와서 노트북 하나를 장만했다. (지금 병사 월급을 모으면 맥북도 여러 대 살 수 있겠지만, 09군번의 월급은 병장이 되어야 10만원대)
근거없는 관행을 싫어하고, 실체없는 두려움을 극복하려 하기도 하고, 실험 가능한 많은 지식들을 적용하고 내 행동을 수정하며 살아갑니다
※ 이번 글에는 글의 포맷, 구성요소에 대한 가독성에 대한 실험으로 사족은 네모난 인용박스에 넣어, 관심없으신 분들은 쉽게 넘어가실 수 있는 UX/UI적 실험이 적용 중이기도 하다. 천재작가님처럼 '내 새끼 같은 글'들을 잘라버릴 용기가 아직 부족한 가보다. 퇴고를 해야하는데 첨언만 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BLE (브런치 라이킷 사회실험)이 시작되었고 시험기간이 끝났습니다.
계속 할 필요도 없었죠.
(몇 안되는 라이킷 수에 대해) 근거 없는 추측으로 신나하는 것보다 근거가 있는 '맺음closure'를 선택한 겁니다.
(그랬어요..... 결혼 전까지 그래서 연애를 못했습니다. 기대를 하고 다가가야 관계가 시작될텐데 실망하기 전에 마음 속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단순하고 드라이dry한 판단으로
'라이킷 수가 적다고 실망하는 작가님들'도 이걸 알면 좀 힘을 낼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을까?
이 결과가 나에게 '라이킷 수'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을 굳은 마음을 준 것처럼 그런 격려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한 겁니다.
큰 착각이었죠.
브런치 알림 화면을 그대로 사용하면 작가명이 노출되는데, 그럼 그 작가님들에게 피해가 갈 것 같으니 모자이크 처리를 했습니다.
사진 없는 글에 대한 비선호도를 감안하여 자료화면으로서 활용하기 위해서였죠.
브런치스토리의 사용자경험으로 봤을 때, 이 플랫폼은 윈도우PC에서 최적화 되어있죠. (듀얼모니터로 하면 iPad대비 2.5배 정도 효율이 올라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최종편집은 근무시간 15분-20분 전에 회사에 도착해서 작업을 할 때가 있습니다.
세로로 세워진 화면에서 캡쳐한 브런치 알림을 자료화면으로 사용할 계획이었습니다. (아래가 자료화면)
처음엔 브런치스토리는 '글로 승부하는 거지!' 하고 텍스트만 쓰다가 중간에 SNS시대의 사고방식이 작용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퇴근 무렾 바쁜 일처리 후, 아이 하원 픽업을 하러 가다보니 이미지를 구글드라이브에 옮기는 걸 잊었습니다.
일요일 연재글에 앞서 그 글을 마무리 하고 싶었죠.
(어느 작가님의 실험결과 글을 연이어 올리면 한 글이 묻힌다는 의견이 있더라구요.)
소중한(?) 연재글 발행 전에 마무리 하고 싶었습니다.
집에 와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놀이터에서 그네를 밀어주고, 잡기놀이를 하고.
그러다가 아이가 혼자서 잘 노는 틈을 틈타(?) 엉성하게 자료화면 작업을 했어요.
핸드폰에서 캡쳐하니 모자이크 처리할 툴이 마땅치 않았어요.
(애들 사진과 영상으로 점점 저장공간이 부족해져서 종종 외장하드로 옮기는 작업을 하는데, 맥OS에선 이것도 일입니다…)
아이폰 사진 앱에서 연결되는 주석도구를 통해 나름대로 두꺼운 선을 여러 개 그었어요.
뒤늦게 Skitch 앱에 모자이크 기능이 있는 걸 기억해내서 작가명을 확실하게 보이지 않도록 처리했구요.
…..그렇게 싫어하던 장면 (애들과 놀아주면서 핸드폰 보고 있는 부모)의 주인공이 된 5분. (반성중)……
몇 번 더 그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이가 그네를 밀어달라고 합니다.
또 아이가 좋아하는 같은 동 언니가 놀러 옵니다.
그 아이는 나에게 말을 많이 거는 아이에요.
핸드폰을 가방에 집어 넣었죠.
대충 이 정도면 안 보일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전 아이폰 SE2라는 작은 스크린의 핸드폰을 쓰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의 크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기 쉬울 수 있다는 주관적 해석의 가능성을 잊은 채.
그렇게 저녁에 애들을 씻기고 글을 올리고
아이들을 재우고 평소처럼 그렇게 잠들었어요.
아빠 다리에 다리를 올리는 건지, 발차기를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두 아이로 인한 충격에 잠에서 깼습니다.
시간을 보니 주말의 아침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네요.
아이들이 만들어준 절호의 알람.
글 쓸 찬스.(그리고 그게 티가 나면 아내에게 혼날 찬스이기도 합니다.)
핸드폰을 보니 발행된 글에 유명작가님의 답글이 달렸습니다.
‘한낱 구독자 20명 미만의 저의 글에 어찌...? ’
답글을 읽어보니 본인의 사진이 있다고 하십니다.
..?? 알아볼 수 있는건가??
자리를 옮겨 아이패드에서 열어보니, 핸드폰에서 임시로 작업한 자료화면은 '변별가능'했습니다.
선을 그어 가려진 화면에서도 아이콘이 일부 보였다.
....shooot...이런.
‘멋진 글, 멋진 삶을 살고 계신 작가님을 저격한 게 된건가?’
‘안 읽을 거라 생각해서 방심한 걸까.’
예의 바른 댓글이었지만 제 글 때문에 감정이 상하신 게 느껴졌습니다.
너무 죄송했습니다.
다시 한 번 소통의 불완전성에 대해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자료화면 생각할 시간에 퇴고를 할껄…
잠을 자고 맑아진 머리로 다시 읽어보니 문장의 분위기가 달라보였습니다.
원문은 '격식을 갖춘 구어체'였습니다 ("~했어요. ~했습니다“)
내면의 목소리 때문에 '다.나.까' 가 싫지만 그게 브런치작가의 격식이라고 생각하던 시기 입니다.
격식을 갖춘 경어체를 다시 문어체로 바뀌고 올린 건데, 뉘앙스가 달라졌네요.
- 글을 쓸 때는 전달하기 어려운 (스스로를 향한) 자조自嘲와 (타인을 향한) 비판. 농담과 진담.
담백하기는 개뿔.
ㅆㄱㅈ 없는 글처럼 읽혀졌다 해도 그걸 '독자의 오해'라고 주장하기 어려웠습니다.
글쓴이의 실패이다.
(스스로를 작가라고 부를 자격도 없다)
사실 6개의 글로 통계를 낸 것 자체가 다소 개그적인 발상이었어요.
어차피 과학적인게 아니니 '훗' 하고 비웃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빅데이터 시대, 제 BLE는 통계적 가치가 없다는 걸 압니다. 전 그걸 알아요.
남들도 그걸 알고 비웃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조회수 대비, 구독자수 대비 자체도 의미가 없는 수치이다. 해석하기 나름이니.
그런데 '증거'를 가지고 누군가를 저격한 것처럼 읽힐 수 있었던 겁니다.
전 애당초 라이킷을 누른 이들의 의도를 모릅니다.
알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단순히 가능성을 나열했습니다.
처음에 7개 (지금은 8개로 수정)
※그러고보니 (1).(2),(3) … 가능성을 생각나는 순서대로 적은 건데, 번호를 사용하니 먼저 나온게 ’더 가능성이 높다‘ 라는 뉘앙스를 줄 수 있다는 것도 글을 쓰는 지금 이 시점에서야 생각이 났습니다.
나름대로 '당신의 의도를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라는 의도였지만, 그건 전달되지 않았다.
'아, 이게 추측성 보도를 하는 언론기사의 안일함 발뺌이구나.'
내 글이 그런 효과를 가졌다는 게 부끄러웠다.
‘멋진 남편, 멋진 아빠, 멋진 작가 라고 생각하던 사람의 소중한 평온을 깨다니.
잠이 부족할 열심히 사는 어른의 잠을 뺐다니.‘
(육아에 동참하는 직장인들의 잠은 일반 직장인의 잠보다 약 8배 정도 소중하다)
마음이 상하신 작가님의 답글.
구독자수* -1.
연연하지 않는 숫자지만 반성의 초석이자 경종(warning alram)으로 삼을 수 있는 상징적인 숫자였습니다.
테스트 기간 중 구독자 수가 이미 한 명 줄었는데, 한 명 더 줄었다.
(연재기간과 겹쳐서 연재물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글이 가진 영향력에 대한 반면교사.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과해야 된다.
내가 잘못했다.
그렇게 사과의 답글을 올리고
누워서 참회의 새벽을 보냈습니다.
……
일요일의 일상이 시작되었고, 오후가 되어서야 핸드폰을 볼 여유가 생겼습니다.
다행히 피해자분께서 진심을 알아주셨는지 사과를 받아주셨습니다.
나도 하루 정도 잠을 잃는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했지만,
그 작가님은 행복을 전하는 미션을 가진 사람이어서였는지 제 과오를 용서해주셨습니다.
저도 하루 정도 더 쿵쾅거리는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고 잠을 설쳐 마땅한 상황이었음에도
작가님의 용서로 그렇게 난 '과분한'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5.12 브런치스토리 앱을 삭제했습니다.
2020년 언젠가 법조인을 꿈꾸며 도전하던 친구가 추천해서 처음 깔았던 브런치스토리앱.
어차피 브런치스토리앱은 iOS, iPadOS를 홀대*합니다
굳이 모바일상으로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성급한 글쓰기를 하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모바일에선 에버노트로, 아이패드에선 스크리브너를 사용하면 되니깐요.
(2023년 매출액 기준 약 2.5조 원 (작년대비 +2%▲), 영업이익 5330.2억원 (-2%▼). 당기순이익 약 1021.8억원. (작년대비 -94% ▼), 산업내 위치 [최상위], 기업등급 [최상위]의 (주)카카오가 가장 신경 쓸 만한 걸 굳이 고르자면, 동종업계 순위 2위 라는 거일지도 모르겠다. 브런치스토리가 (주) 카카오의 3개 조직 (기술부문-서비스부문-비즈부문)을 통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는 상세히 모른다. 하지만 브런치스토리를 사용하는 애플유저들을 홀대하는 기조를 바꾸면 그 순위가 1위로 바뀔지도 몰라요! 라고 억지를 부리고 싶은 마음)
대신 읽고 싶은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의 글을 읽는 건 멈추고 싶지 않아서
안드로이드 기반 전자책기기에 브런치앱을 깔았습니다.
역시 전자잉크 화면으로 읽는 글이 쨍한 액정으로 읽는 글보다 눈에 편해서 좋아요.
(누가 꼭 쓰라고 100만원 주면 전자잉크 모니터를 구매하고 싶을 정도로 전자잉크 화면을 좋아합니다. 전업작가가 되신 분들에게 할만한 투자일지도 몰라요. 눈에 좋습니다. )
킨들은 영어서적용, boox 기기는 원래 아내에게 선물했지만 아내가 읽지 않아서 ... 범용 한글전자책용이자 브런치용이 되었네요. 이 역시 아내가 숏폼 콘텐츠로 '팝콘 브레인'이 되는 걸 막아보고자 했던 속내가 있었지만 결국 아이들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고 읽기 좋은 작은 화면의 전자책기기로 내게 와버렸다.
그리고 천재작가님의 출판도전기를 읽다가 글쓰기에 대한 마음가짐을 읽었습니다.
참 많은 노력을 쏟아부으셨더라구요.
돌아보니 전 자료 조사, 자료 확인에 시간을 90% 쏟아왔는데 글 자체에 그렇게 시간을 많이 쏟지 못했던 것 같아요.
군복무 중에 읽었던 첫 창작론 관련 책,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번역본.
브런치 시작하며 킨들로 출간 20년 기념의 원본 ‘On Writing : a memoir of the craft’을 구매했는데 못 읽고 있었네요.
(원제는 ’글쓰기에 관해‘라는 담백한 표현인데, 한국의 출판사에선 본문의 한 문장을 따와서 이런 제목을 쓰고 있네요.)
유튜브에서 접하게 된 글쓰기 관련 책 Writing To Learn (by William Zinsser)도 있네요..
창작론에 대해서도 조금 더 공부를 해보려구요.
“완벽해지고 나서 해야지- ” 하고 미루다보면 아무 것도 못해보고 인생이 끝날 거라는 걸 아니깐,
다시 도전자의 마음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브런치스토리 알림에 댓글을 달아주셨다가 지우신 작가님들도 계신데, 읽은 것도 있고, 읽기 전에 삭제 된 것도 있더라구요.
읽지 못한 글은 어떤 마음으로 적으셨을지 상상만 해보지만, 댓글 감사합니다.
구독, 라이킷 모두 감사합니다.
실제 읽지 않으시는 분들에게도요.
그렇게 구독된 알림을 통해 언젠가 글 하나를 읽어주실 가능성도 있잖아요.
"안 읽을 거면 구독하지마!" 이런 마음은 감히 생기지 않습니다.
중국 모택동[마오쩌둥] 주석이 한 말이 있죠.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 2개. 하나는 남의 지갑에서 돈을 내놓게 하는 거고, 다른 하나는 남의 머리 속에 자신의 생각을 집어넣는 거라고 했죠.
매크로로 자동라이킷 하는 게 아닌가- 라고 의심하신 작가님도 계셨는데, 제 ‘실험’결과로 봤을 땐, 매크로는 없습니다. 그냥 운이 좋게 바로 누르셨던 걸꺼에요.
작가 정신이 부족한 초보 '글쓴이'(혹은 글쓴놈(?))의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은 사과문이라는 제목이지만 장황한 변명으로 들렸을까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완전하지 않은 상태라도 진심이 전해질 수 있다고 믿기에 발행 버튼을 눌러봅니다.
혹시 이 필명 ‘빙산’이 BLE 테스트 기간 후 작성한 글에 상처받으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이 친구가 수면이 부족해서 판단력이 흐려졌구나…’ 하고 너그러운 양해를 구합니다.
종종 ‘빙산’에서 한 획을 뺀 ‘빙冰*’‘신身’ (‘bing shin)‘ 이 되기도 하나봐요.
(한글로 적으니깐 필터링 시스템이 ㅇㅇㅇ 처리 하네요)
중국어로는 병病과 얼음 빙冰이 같은 병음 bing으로 표기 됩니다.
사과의 마음 기대의 마음을 담아 주목하게 된 두 브런치작가님들의 책을 주문했어요.
해외원서 주문했다가 취소된 예치금이 있어서 다행히 또 책 샀다고 아내에게 잔소리 듣지 않을 것 같아요.
배송지도 회사.
*"천재작가" 류귀복 작가님 책을 2권 산 이유는 사내 독서모임 하시는 선배님께 한 권을 생일 선물로 드리려고 입니다. (처음엔 자칭 천재인가? 하고 거부감이 들려하다가, 슬램덩크의 강백호가 떠올랐습니다. 읽다보니 천번을 고쳐쓰고 재미있는 문장을 만든다는 컨셉이었더라구요.)
*스텔라 황님이 근무하시는 니큐(NICU: Neonatal Intensive Care Unit)는 신생아 집중치료실이에요. 결혼 전에 알게 된 친구가 '니큐'에서 일했는데 그 때 그 친구를 더 이해할 수 있으려나- 하는 마음 한편, 브런치글들에서 느껴지는 작가님의 마음을 종이로 읽어보고 싶어서이기도 합니다.
사실 '눈물유발 책은 고등학교 때 읽은 '가시고기' 이후 기피했습니다.
돈과 시간을 들여 울고 싶지 않아서이죠. (영화도 드라마도 슬픈 장르는 패스...)
*혹시 그 때의 기억이 지금 '아빠로서의 저'를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게 벌써 20여년...전이군요. 작가 알랭 드 보통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래서였나봐요.
(이 분 책 읽다가 운 적은 없습니다. 피식 웃으며 읽죠.)
저 두 권 때문에 육아 중에 한껏 올라와 있는 감수성에 '빙산'이 소금물 흘리는 사태가 벌어지면 큰 일 날 것 같아요. 그렇게 될 것 같으면, 책 읽다가 냉동실에 넣을 계획입니다. (미드 <프렌즈 Friends>의 조이(Joey)의 대처법 입니다)
책 후기를 쓰는 콘텐츠는 브런치에서 할 계획이 없고, 기회가 되면 네이버블로그에서 할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