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 아나토미 10시즌 13편
깽판 그 이후
그레이에 대한 애정이 어느 정도 가시고 나서 봤을 때 어떻게 전개될지 정말 기대했던 에피소드. 한창 방영했을 때 감상을 정리해 놓은 글이 있어서 다시 게시한다.
이때 얘네들을 파지 말았어야 했어... 내 고통의 시작... (흡)
최초작성일 2014년 2월 28일
잭슨이 에이프릴의 결혼식장에서 '사랑해' 드립으로 깽판을 놓은 지 3주 후. 병원은 일단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대통령의 연구자문으로 임명될 데릭은 백악관의 검증작업과 메러디스의 분노에 끼여서 어쩔 줄 모른다. 알렉스의 아버지를 수술했다가 큰 사고를 낸 쉐인을 복직시킨 후 웨버와 헌트는 갈등을 일으킨다. 남자친구가 신부와 함께 도망가고 혼자 남은 스테파니는 멘탈 붕괴 상황 속에서도 환자를 정성껏 챙긴다. 애리조나와 캘리는 새출발을 위해 새 집을 구입하려 하지만, 기대에 들떠 있는 애리조나와 달리 캘리는 뭔가 자꾸 망설인다.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된 아버지를 위해 알렉스는 아버지의 여자친구(?)를 부르고, 조는 알렉스가 자신을 약혼자라고 소개하는 데 충격받는다. 미란다의 남편 워렌은 공석이 된 GS기념병원 외과 레지던트인데, 전문의들의 사랑을 받는 레지던트가 되어 이도저도 못한 상태가 된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은 3주가 지나도 서로를 피하기만 하고 어떻게 됐는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잭슨과 에이프릴의 관계를 궁금해한다.
사실 두 사람이 손잡고 도망가는 걸로 모든 게 해결되지 않을 줄 알았고, 그 결과가 아주 크진 않아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거라는 건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사람들이 보지 못한 두 가지 반전이 나왔다.
하나는 잭슨에게 버림받은 스테파니, 크리스티나에게 이용당한(?) 쉐인, 애리조나의 리바운드 상대가 된 리아, 셋 중 한명이 전문의들을 상대로 불만을 접수한 것이다. 상사로서 부하직원을 부당하게 이용했다는 내용인데, 이것 때문에 사내연애가 미친듯이 이뤄졌던 GS 기념병원에 '사내연애금지'라는 엄청난 규칙이 생긴다.
다른 하나는 '사내연애금지' 조항과 함께 '이미 사귀고 있는 커플은 무조건 공개하기'라는 규칙도 정해졌는데, 이 조항을 본 잭슨이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그날 밤 잭슨이 주방에서 요리를 할 때 등 뒤에서 그를 껴안는 사람, 에이프릴!
잭슨은 더 이상 두 사람의 관계를 비밀로 하기 어렵겠다고 말한다. 무슨 일이냐 묻는 에이프릴에게 잭슨은 저녁 식사 후에 말해주겠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두 사람이 키스를 하는데, 에이프릴의 왼쪽 약지에 있는 저건!!
두 사람은 3주 전 "런어웨이 브라이드"를 찍으며 결혼식장을 빠져나간 후 차 안에서 크게 싸운다. 에이프릴은 이렇게 도망쳐서 착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부모와 친구들 앞에서 부끄러운 짓을 하면서 그냥 사귀는 걸로 하고 말 거냐고 소리지른다. 잭슨은 그 사람들과 다시는 말을 안 하거나, 아니면 결혼을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한다. 에이프릴이 다른 사람들에게 뭔가 그럴듯한 설명을 하려고 결혼하자는 거냐고 빈정대자, 잭슨은 그런 게 아니라고, 자신 또한 그냥 사귀는 것뿐 아니라 결혼하고 평생 함께하는 걸 원한다고 말한다. 결국 두 사람은 결혼하기로 하고, 13시간 떨어진 타호 호수로 떠난다. (실제로 타호 호수에는 175달러짜리 깜짝결혼 패키지가 있더라 ㅎㅎㅎㅎ)
와... 도망만으로 끝나지 않을 줄 알았고 각종 팬픽션에서 각종 예측이 다 나왔지만… 사랑의 도피에 이은 깜짝결혼이라니 세상에 ㅎㅎㅎㅎㅎ 그것보다 더 생각 못한 건 그레이 아나토미 시리즈 자체의 근간을 흔들 만한 '사내연애금지' 규칙이 만들어진 것. 일단 새 커플은 생기지도 못하고 기존 커플도 깨지면 절대 병원 내에서 연애할 수 없단 거지? 그레이 아나토미의 시작과 중간과 끝이 모두 사내연애, 특히 전문의-인턴(레지던트) 연애였는데 이제 그런 거 없는 건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