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던 리치: 소멸의 땅

기괴하고 아름답고 무섭다

by 겨울달

드디어 [어나힐레이션]이 넷플릭스로 공개됐다. 우리나라 제목은 원작소설 제목인 [서던 리치: 소멸의 땅(이하 소멸의 땅)]이다.


작전을 나갔던 군인 남편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왔다. 그 답을 알기 위해, 지구를 뒤덮은 의문의 현상을 탐구하기 위해 리나(나탈리 포트먼)와 대원들은 미지의 땅, '쉬머' 속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맞딱뜨리고, 그들의 공포는 더욱 커진다.


[엑스 마키나]에서 느꼈던 알렉스 갈란드 감독 특유의 살떨리는 공포는 [소멸의 땅]에서도 여전했다. 진짜 몰라서, 내 앞에 놓인 존재의 정체를 알 수 없어서 불안하고 무서웠다. 그런데 너무 예뻐. 예뻐서 홀릴 것 같은데 기괴하고 무섭고 그런...


일단 배우들이 정말 잘했다. 나탈리 포트먼은 원래 잘했고, 제니퍼 제이슨 리도 마찬가지. 테사 톰슨은 [토르: 라그나로크]의 발키리와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고, 지나 로드리게스를 보면 [제인 더 버진]의 그녀가 절대 생각나지 않았다. 튜바 노보트니는 이 영화로 처음 봤는데 경력만큼 안정적으로 연기했다. 의외로 안 어울린다 생각한 사람은 오스카 아이작인데, 여성 캐릭터에 비해 남캐 자체가 비중이 없어서 [엑스 마키나] 인연으로 출연한 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래도 이 영화에서 가장 신선한 건 여자 다섯 명만 탐험대가 되어 들어가는 것, 그리고 그에 대한 반발이 그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성들 중 군대에 가본 사람은 주인공 리나 뿐이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학자나 행정가, 응급처치요원 등이다. 다른 영화라면 벤트리스(제니퍼 제이슨 리)나 아니아(지나 로드리게스) 캐릭터는 남자가 했을 텐데 여자인 점도 새로웠다.


영화 비주얼에 보는 내내 감탄했다. 이세상이 아닌 듯한 독특한 요소가 끊임없이 등장했다. 쉬머 속 각 장소의 비주얼도 탄성이 나올 만 했다. 진짜 늪지대나 루이지애나는 아니고 런던 근처 국립공원이었다고 해서 더 놀랐다. 그 땅에 마법를 부려놓은 것마냥 "나는 늪이다" 느낌이었기 때문. 등대로 가는 길에 있는 해변과 나무와 일렬로 놓인 사람의 뼛조각은 소름이 돋았다. 무엇보다도 등대 속에서 일어난 사건들, 특히 끈끈하게 흐르는 액체 속에 빛이 갇힌 듯한 모습! 음악까지 더해져서 정말 빨려들어갈 것 같았다.


마지막에 나온 점토 인간과의 미러링 씬은 어떻게 찍었을까 굉장히 궁금하다. 나탈리가 직접 옷입고 하진 않았을 것 같긴 한데, 만약 그렇게 했다면 더 신선하고 재미있을 듯.


[소멸의 땅]은 아마 한 번은 다시 볼 것 같다. 다 보여줘서 쉬운데([엑스 마키나]도 어렵진 않았다) 한 발짝 더 나가면 안다고 생각한 모든 게 무너지기 때문. 일단 여러 리뷰를 다 보고, 분석한 글도 좀 보고 나서 다시 볼 생각이다.

http://www.netflix.com/title/80206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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