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11월 신작 중국 드라마 시청 하차의 변
(최초작성 2025.11.23)
<암하전> 결말 감상을 제외하면 한 달 정도 긴 리뷰를 안 쓸 것 같아서
오늘은 하차한 드라마 두 편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언젠가 다시 볼 수 있겠지만 지금 당장 실시간 시청을 그만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로맨스 고장극 | 송치엔, 정우혜, 부신박, 진교은, 주결경 등 | 40부작 | wetv, 모아
아버지가 전사하고 중상 입은 오라버니가 이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고 하자 초유는 진상을 밝히겠다고 맹세한다. 한편 위씨 가문이 전투에서 처참한 패배를 당하고 막내아들 위온만 살아남았다. 초유는 세상을 떠난 위씨 가문 첫째 아들의 미망인의 신분으로 조사를 시작한다. 처음에 위온은 경계심을 품었지만 함께 지내면서 초유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두 사람 사이에는 사랑이 싹트게 된다. 하지만 위조된 ‘형수와 시동생‘ 신분이 걸림돌이 된다. 그들은 함께 생사의 고비를 넘고 외적을 막아내며 진상을 파헤쳐 강산을 지켜 나간다. - WeTV <산하침> 시놉시스
전투에서 아버지를 잃은 장군가 장녀 초유와 끔찍한 전투에서 아버지와 형을 모두 잃은 소년장군 위온이 진실을 밝히고 나라를 지키면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고장극. f(x) 출신 빅토리아, 송치엔이 초유 역을, <영야성하> 정우혜가 위온 역을 맡아 연상연하 커플의 로맨스를 풀어간다. IOI 출신 주결경이 초유의 동생 초금을 연기하며, 진교은, 부신박, 양설봉, 조준 등 다양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묵서백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며, <일념관산>, <유수초초> 주정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사실 기대작이었다. 이런저런 경로로 제작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래도 나쁘지는 않겠지 했었다. 그런데 음… 밋밋했다. 정교한 창검술 장면과 전쟁 장면이 자주 나온다는 것 말고는.
마치 한국 주말 드라마처럼 인물이 정말 많고, 관계도 혈연과 연정으로 얽혀 복잡하다. 여주 초유의 삼 남매가 중심이 되는 커플 서사에, 후반부엔 “나라의 존립을 위협하는 망사”도 있다. 캐릭터도 스토리도 많아서인지, 남주 위온의 분량이 전체 40화를 통틀어 2시간 좀 넘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 주장의 비교 대상이 <회수죽정> 장정 역. 거긴 특별출연인데 분량이 특출이 아니었다.)
마음에 드는 부분도 있다. 드라마를 여는 충격적인 사건과 이를 극복하는 위가, 초가 사람들의 굳은 의지를 잘 그렸다. 각 캐릭터별 분량은 짧지만 사건이 굵고 선명한 편이었고, 그러다 보니 그들의 사고방식과 선택을 이해할 수 있었다. 주요 배역 대부분이 성우 더빙이라 아쉬웠지만, 그 와중에 더빙을 뚫고 연기 잘 한다고 감탄한 지점도 있었다. 정우혜(위온 역), 진교은(장명장공주 역), 조준(초임양 역)이 가장 눈에 띄었다.
아쉬운 점? 비슷한 시기에 경쟁한 다른 드라마에 비해 첫눈에 끌리는 매력이 없었다. 나라에 충성하는 장군 가문 사람들이 배신자를 처단하고 적국을 공격하는 내용인데, 가끔 국가와 국민에 대한 충성심을 너무 잘 보여줘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때도 있었다. 또한 초유와 위온을 맡은 두 배우의 케미가 느껴지지 않았다. 정우혜는 로맨스를 잘 하는 걸 알고 초반엔 위온의 감정을 주로 다뤄서 잘하는 걸 잘 보긴 했다. 상대적으로 초유의 감정은 위온과 속도가 같지 않은 데다가, 송치엔의 연기에 큰 감흥이 생기지 않았다. 초유의 감정이 위온에게 향하는 부분이 나오기 전에 하차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결정적으로 재미있게 보는 다른 작품이 있어서인지 집중이 안 된 것도 컸다.
<산하침>은 위티비와 모아에서 시청 가능하다. 위티비는 11월 21일을 기준으로 40화 전체 공개되었다. 모아는 11월 24일부터 패스트트랙으로 공개된다. 위티비 제공 자막이 깔끔한 편이 아니라서, 모아로 감상하는 걸 추천한다. 재도전 의사 있고, 그때는 모아 버전으로 볼 거다. 위티비 자막은 제발 대한민국 한국어 사용자의 검수를 받아봤으면 좋겠다.
로맨스 고장극 | 임가륜, 팽소염, 장요, 진의함, 왕탁성, 학남, 류몽예 등 | 37부작 | 유쿠
대제 왕조. 젊은 황제 소환은 권신 능설봉과 류태후에게 빼앗긴 황권을 되찾으려 한다. 그는 ‘백지범’이라는 가명으로 신분을 숨긴 채, 원수의 딸이자 강호 조직 ‘봉래각’의 각주인 능창창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다. 정의롭고 용감한 능창창. 두 사람은 ‘영벽교’의 죄악을 함께 파헤치며 위험한 사랑에 빠지지만, 스승의 죽음이라는 치명적 오해로 인해 운명이 엇갈린다. 훗날 황제와 황후로 재회하지만, 과거의 상처와 오해는 두 사람을 애증의 굴레에 가둔다. 하지만 능창창은 진실 추적을 포기하지 않는다. 소환과 거듭되는 갈등과 파국 속에서도 함께 생사의 고비를 넘기며, 마침내 거대한 음모 뒤에 감춰진 잔혹한 진실과 마주한다. 모든 것을 알게 된 능창창. 그녀는 자신을 남몰래 지켜온 소환의 깊은 희생과 진심을 깨닫는다. 두 사람은 마침내 천하의 태평을 지켜내며, ‘사랑과 강산, 모두를 품겠다’는 운명적 맹세를 이뤄낸다. - 유쿠 <봉황태상> 시놉시스
승상의 딸이 아버지의 간섭을 피해 강호를 주유하던 중 미스터리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데, 알고 보니 그가 황제이며 자신이 그의 황후가 되어야 함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갈등을 다룬 로맨스 고장극이다. <무우도>와 <암하전>으로 연기력과 존재감을 다시 확인한 임가륜과 팽소염이 각각 황제 소환과 황후 능창창 역을 맡았다. <일촌상사> 장요, <대봉타경인> 진의함, <진정령> 왕탁성, <입청운> 학남, <연화루> 류몽예 등도 출연한다. <칠야설>, <부산해> B팀 감독이었던 임봉, 조협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주요 배역 모두 성우진을 쓴 건 다소 아쉽지만, 임가륜-변강 조합은 언제나 좋은 편이라 감상에 지장을 주진 않았다.
<무우도>와 <암하전>을 꽤 재미있게 보았다. 그래서 이 드라마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았다. 네... 드라마나 영화가 배우보다 연출과 제작 역량에 달려있다는 걸 또 깨달았다. 극의 흐름이나 감정선 묘사가 뚝뚝 끊기고, 연출은 장면 하나하나는 괜찮지만 이를 연결하는 게 매끄럽지 않았다. 두 감독 모두 무술감독 출신이라 액션신 하나는 정말 잘 찍는데 딱 그 정도다. 메인 테마가 되어야 할 황제와 황후 사이의 애증과 갈등은 더 깊고 강렬하게 묘사될 수 있었는데도 술렁 넘어간다.
개인적으로 가장 불만인 건 황후 능창창 주위의 모든 사람이 (어떤 이유로든) 그녀에게 진실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능창창은 누가 좋은 사람이고 누가 나쁜 사람인지, 자신의 행동이 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아버지가 황제를 고립시키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자신을 이용해 권력을 이어가려는 야망을 품은 것도 모른다. 소환이 목숨을 걸고 자신을 지킨다는 것도 드라마의 중반쯤 되어서야 알게 된다. 그런데 진실을 모르게 했다면 지켜주기라도 해야지. 황후가 되고 나서도 목숨의 위협을 너무 많이 받아서 안쓰러울 정도다. 이쯤이면 비호감 여주의 조건을 모두 갖췄다고 봐야 한다. 2025년에 굳이 이런 여주를 만들 필요가 있나? 팽소염에 대한 호감이 아니라면 더 일찍 하차했을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본편 챙겨보는 건 애초에 그만뒀고 지금은 예고편 보면서 내용을 따라가고 있다. 결말 나오면 확인하고 다시 볼까 고민 중인데, 연출 때문에 자꾸 튕겨나가서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봉황태상>은 유쿠에서 시청 가능하다. 감상에 지장이 없는 한국어 자막을 제공한다. 한국 방영권은 채널차이나가 확보했다. 요즘 채차 보물창고에 드라마가 많이 쌓여 있어서, 아마 내년에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