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렉: 비욘드

애정과 존경의 집약체

by 겨울달

개봉한 주 주말에 보고 두서없이 쓴 글이 너무나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급하게 다듬어 올리느라 글이 엉망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Star Trek: Beyond / 이미지출처=Paramount Pictures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미국보다 거의 한 달 늦게 개봉한! <스타 트렉: 비욘드>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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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개봉한 여러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 중에서 애정하는 걸 꼽으라면 당연히 마블의 영화와 드라마를 꼽겠지만, 그다음을 꼽으라면 <스타 트렉> 시리즈다. 물론 제대로 는 분들에 비해서는 덕력이 일천하지만, 영화 시리즈는 꼬박꼬박 극장에서 챙겨봤고, 개봉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트레일러와 이미지를 보면서 설레는 팬이다. 그런 인간이 미국보다 한 달 늦게 개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느낀 그 절망감이란...orz


암튼 드디어 개봉한 <비욘드>! 이미 해외에서 영화가 정말 괜찮다는 평가가 많아서 기대감이 컸다. 영화관에서 엔딩 크레디트가 나오는 순간, 지금까지의 기다림과 수고가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액션은 이전보다 줄어든 느낌이 강하다. 물량 면에서는 더 세긴 했는데(징그러운 그것들...) 액션의 강도는 낮아졌달까? 그런데 생각해보면 영화 전체적으로 시끄럽다는 느낌, 정신없다는 느낌이 덜다. 이건 <다크니스>와 비교해서는 확실히 차이가 나고, <더 비기닝>과 비교해 크고 정신없고 그런 느낌들이 덜하다. <더 비기닝>고ㅓ <다크니스>가 규모는 크고 소리도 큰데 꼭 마음에 안 차는 부분들이 몇 군데 보였던 반면, <비욘드>는 그 어수선한 것들을 싹 정리하고 포인트를 딱딱 집어주는 느낌이었다.


Star Trek: Beyond / 이미지출처=Paramount Pictures


캐릭터가 모두 한결 성숙했다. 특히 커크 함장의 캐릭터 변화는 정말 놀랍. 이전에는 '이 함장이 또 무슨 사고를 치려나'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성숙하고 노련해졌습니다. 영화 또한 커크 함장의 돌발 행동이나 단독 행동에 기대서 전개하지 않는다. 이 영화는 어디까지나 엔터프라이즈 호의 모험이고, "우주 연합 소속의 탐험선이 미지의 우주를 개척하며 겪게 된 위기"에 집중하고 있다.


커크 함장의 행동에 집중된 스토리라인의 중심이 엔터프라이즈 호 대원들로 확대되면서 다른 캐릭터들이 뛰어놀 공간이 생겼다. 스팍도 벌칸인 특유의 답답하고 깐깐한 면은 그대로이지만, 이전보다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서 여유가 생겼다. 스코티 또한 이전에는 빽빽 소리 지르는 모습은 사라지고 판단력 있고 다른 외계생명을 포용할 줄 아는 마음씨도 보여줬다. 항상 액션씬에서는 뒤로 밀려 있었던 우후라는 빌런 크롤과 정면으로 대립하고 적진을 휘젓기도 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체코프도 액션 시퀀스에서 대규모 활약을 펼치면서 주요 캐릭터로서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리고 술루! 술루의 개인사가 아주 살짝 드러났는데, 그 내용이 나중에 적들의 침공을 막아내려 하는 술루의 절박함을 잘 느끼게 해줬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분량면에서, 캐릭터 개성면에서 장족의 발전을 한 사람은 본즈! 이전 영화에선 있으나마나, 별 존재감 없는 캐릭터였는데, 이번 영화를 계기로 우주 연합 공식 찡찡이 자리를 확실하게 다진다. 예전에는 본즈의 말 중에 "싫어!" 정도만 나왔는데, <비욘드>에서는 이 "싫어!" 뒤에 나오는 온갖 이유도 다 들려준다. 그게 너무 재미있어서 본즈가 대사칠 때 킬킬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이 조합은 보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Star Trek: Beyond / 이미지출처=Paramount Pictures

스팍-본즈 조합 좋음. 서로 말 안 통해서 답답한데 또 쿵짝은 잘 맞는 ㅋㅋㅋㅋ


정돈된 스토리라인과 캐릭터, 그리고 개개인이 아닌 엔터프라이즈 호가 위기에 처하고, 엔터프라이즈 호 대원들이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 오프닝 시퀀스부터 엔딩 크레디트까지 그 어디에도 애정이 안 들어간 곳이 없다는 것. 각 캐릭터를 정말 사랑하고 존경하며, 이들에게 맞춤옷을 입히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게 곳곳에서 느껴지는 것까지. 이 모든 것들이 무리 없이 그려진 바탕에는 극본의 힘이 크다. 특히 이 세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가진 사이먼 페그는 자신의 트렉키 영혼을 갈아 넣은 것처럼 팬들이 보고 즐거워할 대본을 써냈다. 물론 애정이 담긴 대본을 스펙터클하게 그려낸 저스틴 린의 감각적인 연출도 큰 몫을 해낸다.


이미 <비욘드>의 개봉 전에 4편 제작이 확정되었고, 12월 6일 사이먼 페그가 집필 파트너 더그 정과 함께 새 작품 준비에 들어갔음을 밝혔다. 이들이 만들어낼 <스타 트렉>의 새로운 이야기는 무엇이 담겨 있을지 정말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한창 사전제작 중인 TV 시리즈 <스타트렉: 디스커버리>는 같은 스타트렉 세계의 다른 시간대에서 활약하는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한다. 다시금 부활의 날개를 펼칠 준비를 거의 마친 <스타 트렉>, 이제 내가 덕후가 될 일만 남은 듯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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