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남들은 내 집 마련을 꿈꾸거나 자식의 기저귀를 갈아야 할 나이, 서른.
저는 강남 한복판 응급실 바닥에 쪼그려 앉아, 쉰넷 된 엄마의 똥 기저귀를 갈았습니다. 앙상하게 마른 허벅지 사이로 붉고 끈적한 변이 흘러내릴 때, 저는 비로소 인정했습니다. 사랑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지만, 철저히 파괴할 수도 있는 고요한 절망이라는 것을.
엄마는 나의 뿌리이자, 나를 가장 깊은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족쇄였습니다. 나의 비상을 위해 당신이 사라져 주기를, 그토록 사랑하는 당신이 제발 죽어주기를. 저는 바랐습니다.
이것은 패륜의 기록이 아닙니다. 살기 위해 악을 쓰던, 어느 서른 살의 생존 일지입니다.
당신을 지탱하던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폐허. 저는 당신을 그 폐허 한복판으로 초대하려 합니다. 가장 처참하게 무너진 곳에서만, 가장 선명한 진실이 보이니까요.
실존 누아르 (Existential Noir) 도시의 밤을 달리는 0의 사람, 그 처절한 기록.
사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