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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술깨비 Aug 26. 2018

표현 방식의 전회; <서치>

개인정보를 조심하자

* 카카오브런치 시사회 초청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한 줄 감상

영화를 연출이 업고 뛰어 가지만, 내러티브가 옷자락을 물고 늘어진다.


이런 사람이라면

새로운 표현 방식의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런  날이라면

sns의 섬뜩함을 느꼈던 날이라면


간단 소개

딸이 사라졌다. 딸 마고의 노트북에 남겨져 있는 단서들로 딸을 찾아 나선 아빠. 페이스북, 구글, 유튜브, 등 온라인에 산재되어 있는 이미지와 정보들만으로도 영화가 꽉 찬다. 딸은 누가, 어쩌다 실종된 것일까? 


나 혼자 진지한 리뷰


카메라가 있되, 없다. 카메라의 존재를 전면에 내세우니, 카메라를 숨기려 노력하는 기존의 영화보다 훨씬 생동감이 넘친다. 영화 <서치>의 이야기다. 영화 <서치>는 PC와 스마트폰 화면만으로 이미지를 구축한다. 유튜브와 화상채팅 등 디지털 세상에서 노출되는 이미지만으로, 실종된 딸을 찾아 나서는 추적기를 실감나게 담아낸다. 이러한 연출은 카메라의 존재를 애써 지우려 노력하는 고전 할리우드 연출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오늘날 우리가 이미지의 스펙터클을 소비하는 패턴이 꼭 이와 같기 때문일 테다. 누군가의 하루를 오롯이 PC와 스마트폰 화면만으로 다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 묘한 섬뜩함을 더하는데, 이는 이 영화가 추구하는 스릴감을 배가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거둔다.     


이런 독특한 연출은 감독의 이력과 연관 있다. 이 영화의 연출자는 인도 출신 감독 아니시 차간티이다. 그는 구글 글라스를 이용해 미국에서 아내의 임신 소식을 인도에 살고 있는 어머니에게 알리는 과정을 담은 홍보 영상으로 화제가 됐다. 이후 구글 크리에이티브 랩에서 일하며 콘텐츠 제작을 담당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 영화를 기획했는데, 최초 기획은 6분짜리 단편이었다고. 제작사의 권유로 장편으로 전환했고,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며 소니픽쳐스가 배급권을 구매했다. 제작사와 소니픽쳐스의 탁월한 안목 덕분에 한국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다만, 영화가 내러티브를 쌓아가는 과정은 아쉽다. 영화의 반전이라면 반전인 요소가 작위적인 느낌이 든다. 반전을 터뜨릴 만큼 내러티브가 촘촘하지 못해서 드는 감정이다. 오늘날 우리가 소비하는 SNS 문화를 비판하는 장면 역시 다소 유치한 감이 있다. 그럼에도 인물들이 대화할 때 메시지를 썼다 지웠다 하며 속내를 드러내는 연출이나, 뉴스 영상을 서사 전달의 도구로 사용하는 연출 등은 충분히 신선함을 준다. 영화가 추구하는 스릴러의 긴박감을 연출이 업고 뛰어 가지만, 내러티브가 옷자락을 물고 늘어지는 꼴이다.       


이렇게 신선한 연출법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아온 영화들이 있다. 핸드헬드 기법을 전면에 내세운 공포 스릴러 <REC>, 모큐 형식으로 공포감을 극대화한 <파라노말 액티비티>, 1인칭 시점으로만 연출된 <하드코어 헨리>, IMAX 비율의 신세계를 보여주었던 <다크나이트>, 3D를 대중화한 <아바타>, 인물 한 명의 어두운 관 속만 비추는 <배리드> 등등. 영화 <서치> 역시 인디 진영에서는 많이 시도된 것들이지만, 상업계에 이를 본격적으로 도입했다는 점에서 기억할 만한 영화다. 또 이런 연출은 72초tv가 만든 <신감독의 슬기로운 사생활>에서 이미 시도된 바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새로운 연출을 충분히 고민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영화계에서도 틀을 벗어난 신선한 연출이 투자를 받아 많은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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