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꾸지 않는 책은 없었다
“책 읽으면 인생이 바뀐다던데요.”
예전의 나는 이 말이 못마땅했다.
읽어봤자 별 변화도 없고,
읽었다는 만족만 남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책이 당장 인생을 바꾸진 않지만,
나를 바꾸는 ‘작은 틈’을 만든다는 걸.
그리고 그 틈은
어느 날 삶 전체의 방향을
조용히 바꿔놓는다.
공대 출신, 책과는 거리가 멀었던 사람
나는 공대생이었다.
‘읽는 공부’보다는
‘푸는 공부’가 익숙했다.
논리적 사고, 문제 해결, 데이터 해석.
모든 게 정답이 있는 세계에서만 통했다.
책은 늘 감성적인 사람들의 것처럼 느껴졌다.
현실에 쓸모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책과 거리를 두고 살았다.
30대가 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문제는 푸는데,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감정은 복잡했고,
관계는 공식처럼 풀리지 않았다.
일은 잘하는데
사는 게 잘 풀리지 않았다.
그때 책을 다시 잡았다.
처음엔 하루 15분,
정해진 시간 없이,
그냥 읽고 싶은 구절 한 줄씩.
그렇게
조금씩 단어가
내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루에 15분씩만 읽었다.
많이 읽으려 하지 않았다.
꾸준히 읽으려 했다.
처음엔
그저 활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생각이 멈춰졌고,
멈춰진 생각 속에
나를 돌아보는 여유가 생겼다.
어떤 날은
한 문장에 멈췄다.
그 문장이
내 하루를 바꿨다.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단단하다.”
그 한 줄이
지쳐있던 내 어깨를 펴주었다.
책은 당장 나를 바꾸진 않는다
책은 마법이 아니다.
한 권 읽는다고
성격이 바뀌지도 않고,
삶이 확 뒤집히지도 않는다.
그런데 책은 나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준다.
오늘 겪은 일이
어제 읽은 문장 덕분에
다르게 해석된다.
그게 누적되면
어느 순간
내가 바뀌어 있는 걸 깨닫게 된다.
책은 삶을 바꾸지 않는다.
삶을 바꾸는 건 지속적인 읽기다.
읽는다고 당장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읽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읽는다.
단 15분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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