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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유 Sep 07. 2020

좋은 UX writing을 구분하는 법, 보이스 차트

전략적 UX writing 2부 - 보이스 차트

이 시리즈는 책 <Strategic writing for UX>에서 발췌한 내용을 요약 및 정리한 글이다. 저자 Torrey Podmajersky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8년간 UX writer로 일하고, 현재 구글에서 근무하고 있다.


1부: 우리 서비스에서 UX writing은 언제 필요할까? - 콘텐츠 선순환 사이클

2부: 좋은 UX writing을 구분하는 법 - 보이스 차트

3부: UX writing 문장을 쓸 때 고려해야 할 4가지 - 에디팅 프로세스

4부: UX writing 텍스트 패턴 11가지 - UX 텍스트 패턴


*본문 내 모든 이미지의 출처는 책 <Strategic writing for UX>입니다.



2부: 좋은 UX writing을 구분하는 법 - 보이스 차트


UX writing은 신생 분야인만큼 관련 자료가 많이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UX writing'의 기준 역시 아직은 모호하다. 지표 개선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그나마 선방한 것이고, 최악의 경우엔 의사결정권자의 취향으로 결정되기도 한다.


‘할인받기’를 ‘1,000원 할인받기’로 변경했더니 전환율이 높아졌다. 같은 개별 문장의 퍼포먼스를 좋은 UX writing의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지만, 그것만 생각한다면 숲은 보지 않고 나무만 보는 꼴이 된다. UX writing은 한 문장의 기능적 역할뿐만 아니라, 그 문장이 브랜드에 끼치는 영향까지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보이스 차트는 브랜드의 코어 밸류를 기준으로 UX 텍스트가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어야 하는지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따라 문장을 에디팅 하도록 돕는 툴이다.



보이스 차트의 목적


보이스는 텍스트 콘텐츠가 어떤 '느낌'을 풍길 수 있도록 아이덴티티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많은 조건들이 필요한데, 그중에서도 항상 언급되는 것은 '일관성'이다.


비주얼에 일관성을 적용하기 위한 노력은 많이 시도되고 있지만(디자인 시스템 등), 텍스트는 그에 비해 논의가 부족한 편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텍스트 콘텐츠가 일관성을 갖지 못하는 데에 가장 큰 장벽은, 바로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어투'라는 것을 시스템화한 사례가 많지 않고 정의조차 시도되지 않아, 누가 쓰느냐에 따라서 텍스트의 느낌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이러한 문제 인식에서 출발한 프레임워크가 보이스 차트이다. 보이스를 최대한 객관적인 언어로 정의함으로써, 누가 쓰든 이 차트만 확인하면 일관적인 보이스를 지닌 텍스트를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보이스 차트란?

보이스 차트는 UX 콘텐츠 간 얼라인을 맞출 수 있는 의사 결정의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버튼 라벨 '구매하기'를 친근한 느낌으로 개선한다고 예를 들어보자.


A) 구매하러 가기

B) 지금 사러 가기! :D


A와 B는 '친근한 느낌으로 개선'이라는 최소 목표를 달성했으나, 전혀 다른 어투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둘 중 어떤 시안을 채택해야 할까? 미리 정의해둔 기준이 없다면, 개인의 느낌만으로 회의가 진행되다('A안이 좀 더 심플한 느낌이네요!', 'B안이 더 다정해서 좋지 않나요?') 결국 다수결이나 의사결정권자의 취향으로 시안이 결정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용하는 것이 보이스 차트이다. 단순히 전환율을 높이는 것만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시안을 선택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시안들 중 가장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에 가까운 시안을 선택해야 한다.


보이스 차트 만들어보기


보이스 차트 템플릿


보이스 차트는 제품의 원칙들에 기반하여, 6가지 요소로 writing 기준을 정의한다. x축에 제품 원칙을 두고, y축에 보이스를 정의하는 6가지 요소를 차례로 나열하면 각 제품 원칙에 맞는 글쓰기 규칙을 만들 수 있다.


제품 원칙

제품 원칙(Product principle)은 쉽게 말해 브랜드의 코어 밸류이다. 브랜드가 유저와 커뮤니케이션할 때 드러내고 싶은 제품의 가치를 의미한다. 제품 원칙의 경우 UX writing 팀 혼자서 정의하기는 어렵고, 브랜드나 제품 개발 팀과 함께 논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보이스 차트를 직접 만들어보기 위해, TAPP이라는 서비스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TAPP은 버스 어플리케이션으로, 버스가 언제 도착하는지, 가장 빠른 루트는 어디인지, 요금은 얼마인지 등을 알 수 있는 서비스다.


TAPP의 제품 원칙

TAPP은 가장 효율적인 루트를, 신뢰할만한 정보를 기반으로, 모든 탑승자를 고려하여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TAPP의 제품 원칙은 Efficient(효율적인), Trustworthy(신뢰할만한), Accessible(접근성 높은) 세 가지로 정의했다.


자사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고 싶은 가치, 커뮤니케이션에서 유저에게 어필하고 싶은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1) 컨셉

제품 원칙을 정했다면, 가장 먼저 정의해야 할 글쓰기 규칙은 컨셉이다. 컨셉은 제품 원칙을 구체화한 것으로, 이 역시 UX writing 팀이 단독으로 결정하기보다는 유관 부서와 함께 논의하는 것이 좋다.


제품 원칙이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 즉 '무엇'을 주는지를 이야기한다면 컨셉은 실제 서비스에서 그 가치가 드러나는 방식, 즉 '어떻게' 주는지를 이야기한다. 같은 키워드라도 그것을 어떤 피쳐로, 방식으로 풀어내는지에 따라 컨셉이 달라질 수 있다.


TAPP의 컨셉

이를테면 TAPP에서, Accessible이라는 가치는 정보의 접근성을 의미할 수도 있고, 타깃 유저의 접근성을 의미할 수도 있다. 전자라면 인터넷 없이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든가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루트를 확인할 수 있는 등의 피쳐를 제공할 것이다. 후자라면 짐이 많은 사람이나, 장애인, 자전거 이용자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자사 서비스의 제품 원칙을 피쳐 단위까지 고려하여, 구체적인 문장으로 설명해보자.


2) 어휘

컨셉까지 정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문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규칙을 세울 차례이다. 어휘란 해당 브랜드의 퍼스낼러티를 정의하는 최소한의 단어를 뜻한다. 이때 최소한의 단어란 특정 단어 목록(철자, 맞춤법)이나 전문용어 목록(해당 도메인에서만 사용하는 용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TAPP의 어휘


TAPP의 경우 이 글쓰기 규칙에서 어휘 부분이 특히 도드라지는데, 앞에서 말했던 'Accessible(접근성 높은)'이라는 제품 원칙 하에서는 '장애인', '노약자' 등의 단어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 이는 장애인이나 보조 기구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배제함으로써, TAPP의 '모든 탑승자를 위한 서비스'라는 컨셉에 어긋나는 글쓰기 규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품 원칙과 관련하여 특별히 사용하거나 피해야 할 어휘가 없다면, 해당 칸은 비워두어도 괜찮다.


자사 서비스의 제품 원칙과 컨셉을 잘 반영하는 주요 어휘 키워드들을 설정해보자.


3) 상세도(상세함의 정도)

좀 더 엄격하게 일관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어투가 최대한 배제될 수 있도록 규칙을 정해야 한다. '상세도(Verbosity)'는 2) 어휘에서 정의한 키워드를 어떻게 쓸지에 대한 액션 플랜 지침을 제공한다.


동시에, 문장이 얼마나 상세한지에 대해 정의하기도 한다. 2017 구글 I/O에서 발표한 UX writing의 대원칙에는 Consice(간결)이 포함되어있으나, 특정 브랜드에 따라 아이덴티티를 살리기 위해 간결성이 최우선 순위의 기준이 아닐 수 있다. 물론 UX 텍스트는 찬찬히 읽으라고 있는 게 아니긴 하지만, 지나치게 간결한 문장은 유저가 다음 단계로 가는 데에 적절한 도움을 주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TAPP의 상세도

먼저 TAPP의 상세도 항목을 확인해보자. 앞에서 이야기해온 제품 원칙과 컨셉을 여전히 반영하여 정의하고 있다. 제품 원칙 'Efficient(효율적인)'을 위해서는 필요하지 않은 형용사와 부사는 제외하는 문장을, 'Trustworthy(신뢰할만한)'와 'Accessible(접근성 높은)'을 위해서는 충분한 단어를 사용하라고 권하고 있다.


The Sturgeon Club의 상세도

반면 또 다른 가상 서비스 TSC(The Sturgeon Club)은 멤버십 앱으로, 커뮤니티에 속한 멤버들에 한해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는 멤버십 앱이니만큼 고급스러운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형용사/부사를 최대한 활용해 자세한 응답과 설명을 제공하고, 전통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모든 텍스트를 문장형으로 제공한다.


2)에서 정한 어휘를 반영하여 어떻게 문장을 써야 할지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짜 보자.


*Vervosity의 본 의미는 '장황함'이나,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하여 '상세도'로 번역하였습니다. 더 좋은 단어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4) 문법

문법은 문장의 구조를 의미한다. 문장 내에서 어떤 항목을 강조할 것인지(조건인지, 액션인지), 동사 위주로 얘기할 것인지 명사 위주로 얘기할 것인지 등을 정하는 항목이다. 사례는 영어라서 빠져있지만, 한국어 베이스의 서비스를 만들 때엔 경어와 평어를 사용하는 기준도 여기에 포함되면 좋을 것 같다.


문장 구조는 사용성에만 몰두하여 지나치게 심플하게 만들 경우, 자칫하면 로봇이 말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니 적절한 선을 유지하며 구성해야 한다. 제품 원칙과 컨셉에 기반한 나머지 글쓰기 규칙들과 함께 고려하며 문장 구조를 선택하면, 사용성과 퍼스낼러티 간의 적절한 균형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TAPP의 문법


제품 원칙과 나머지 글쓰기 규칙들을 반영한 문장 구조를 설정해보자. 이때, 사용성과 퍼스낼러티 간의 균형을 잘 조절하기 위해 프로토타입 문장을 만들어보고 입으로 소리 내어 읽어보면 좋다.



5) 구두법, 맞춤법

구두법과 대문자 사용법은 기술적인 부분이다.


한 브랜드의 보이스를 만든다고 하면, 보통 사용하는 어휘를 정의하는 것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특수 기호에 따라서도 문장의 뉘앙스가 만들어질 수 있으며, 특히 특수 기호를 쓸 일이 많은 서비스는 특수 기호 규칙을 정해놓지 않으면 내용 전달에 치명적이므로 구두법 역시 빼놓아서는 안 된다.


신규 서비스의 경우 사용할 수 있는 특수 기호의 종류와 상황을 사전에 최대한 고려하고, 규칙을 세워두자. 이미 운영되고 있는 서비스의 경우 기존 텍스트에서 특수 기호를 활용한 사례들을 모아 통일성을 부여하자.


TAPP의 구두법과 대문자 사용 규칙


자주 사용하는 특수 기호

마침표 .

쉼표 ,

콜론 :

세미콜론 ;

Apostrophe '

인용구 ' ', " ", 기타 다른 방식의 인용 기호

느낌표 !

Interrobang ?!

대시 -(en), ㅡ(em)

슬래시 /

구분자 |

물결 ~

별표 *

골뱅이 @

소괄호 ()

중괄호 {}

대괄호 []



6) 대문자 사용법

대문자 사용법은 영문에만 해당하므로 본 글에서는 생략한다. 단, 한국어에서는 품사의 종류를 설정함으로써 이 규칙을 적용해볼 수 있다. (ex. 타이틀에는 명사를, 디스크립션에는 문장형 텍스트를 사용한다.) 이 내용은 추후 쓰게 될 UX 패턴 글에서 확인해주시면 좋을 듯!



보이스 차트 사용해보기


완성된 보이스 차트

차트 내 항목을 하나하나 채워나가면 위와 같은 보이스 차트가 완성된다. 하지만 규칙을 아무리 멋지게 세워도, 사용하지 않으면 쓸모없다. 보이스 차트를 UX writing의 의사 결정 기준 및 이터레이션 툴로 사용해보자.


개선해야 할 화면을 두고, 보이스 차트에서 정의한 제품 원칙에 따라 시안을 여러 가지 만들어본다. TAPP의 경우 제품 원칙이 세 가지였고, 그에 맞게 시안 세 가지를 뽑을 수 있다.


이 시안들은 모두 브랜드의 컨셉을 반영하여 쓴 텍스트이기 때문에, 이 시안들을 A/B 테스트 돌려서 가장 기능적 역할을 잘 수행하는 텍스트를 고르거나, 해당 화면에서 드러내야 하는 컨셉이 무엇인지 팀원들과 논의 후 결정하면 된다. 혹 한 번에 고르기 애매하거나 어렵다면, 에디팅 프로세스를 통해 텍스트를 다듬어가며 디밸롭해도 좋다.


앞에서 말했듯, UX writing이 적용되지 않는 가장 큰 장벽은 기준이 없어 사람들이 각자의 말투대로 텍스트를 쓰기 때문이다. 아무리 보이스 차트를 잘 만들어도, 서비스를 함께 만드는 조직원들이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활용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보이스 차트를 만든 후에 가장 먼저 팀원에게 사용법을 공유하면 좋다.


혹은 아예 보이스 차트 제작 과정에 마케팅, 리서치, 프로덕트, 리더, 서포트, 디자인 등 다양한 팀이 참여하면 더더욱 좋다. 다양한 부서가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그들의 이슈와 요구 사항을 반영하기 위함도 있지만, 차트가 완성된 후에 그들이 좀 더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차트의 목적을 간접적으로 체득하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같은 시리즈, 다른 글 읽으러 가기


1부

https://brunch.co.kr/@thinkaboutlove/354


3부

https://brunch.co.kr/@thinkaboutlove/359


4부

https://brunch.co.kr/@thinkaboutlove/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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