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TIL 돈 받고 콘텐츠 파는 방법, NYT <2020그룹 보고서>
현실과 밀착한 지식, 지혜로운 정보를 지향하는 출판사 스리체어스에서 <독보적인 저널리즘>이라는 제목으로 뉴욕타임스의 미래보고서 '2020그룹 보고서'를 번역해 출간했다.
2020그룹은 뉴욕타임스의 기자들로 구성된 일종의 미래 전략 테스크포스다. 그들은 이번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변화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보고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돈 받고 팔 수 있는 디지털 기사를 만들겠다.'이다.
기사라는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정보를 전달한다는 관점에서 봤을 때 대중문화 콘텐츠 제작자에게도 적용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본인의 콘텐츠를 예시로 본문 요약-적용의 방식으로 정리해 보았다.
뉴욕타임스의 목표는 독자들에게 필수적이고 영향력 있는 언론사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런 그들의 사업 모델은 '구독자 중심적'이다. 사이트 클릭 수나 기사 조회 수를 높이거나 광고를 유치하는 데에 신경 쓰지 않고, 기사의 질을 높여 구독자가 자발적으로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콘텐츠 제작자 역시 구독자가 구독을 하게 된 이유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그 이유에 적합하면서도 질 좋은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해내야 그들이 돈을 낼 의향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뉴욕타임스는 세 가지 분야에서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로 보도, 구성원, 업무방식에서의 혁신이다. 이를 콘텐츠의 양식, 제작자의 역량, 제작 방향성에 적용하여 정리했다.
뉴욕타임스는 가독성이 떨어지는 기사를 독자들이 외면하는 기사로 정의했다. 독자 입장에서 구독료를 낼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기사는 바로 보여주기 식으로 최소한의 요건만 갖추고 차별성도 없는 '뻔한' 기사이다.
보도의 혁신은 세 가지 영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시각화, 디지털화, 서비스화가 그것이다.
기존의 기사들은 장문의 글로만 가득 차 있다. 뉴욕타임스가 2016년에 보도한 뉴욕 지하철 노선 관련 논쟁을 소개한 기사에 대해 한 독자는 "논쟁의 중심에 있는 지하철 노선의 사진이나 그림을 정작 기사에선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콘텐츠 관리 시스템에 시각적 효과의 배치에 초점을 맞춘 오크Oak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했고, 최근에 선보인 미국 흑인의 역사와 문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마약 방지 캠페인, 시몬 바일스의 기획 기사는 비주얼 저널리즘의 효력을 증명했다.
NYT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마약 방지 캠페인 기사
뉴욕타임스의 기자가 35일간 마약 방지 캠페인으로 경찰에게 살해당한 희생자들을 직접 촬영했다. 텍스트로만 읽었다면 이성적으로만 읽었을 기사를 시각 자료와 함께 접하니 충격이 배가 되어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되었다.
자료 첨부 방식 역시 인상적이다. 하얀 지면과 텍스트 사이에 사진이 끼워져 있는 방식이 아니라, 사진이나 영상을 화면에 가득 차게 배치해서 자료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고, 본문 역시 스크롤을 내리면 활자가 나오면서 배경이 검정색으로 바뀌어 어두운 내용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가독성을 높여 기사에 집중할 수 있었다.
적용해보기
브런치를 예로 들자면, 나는 글을 쓸 때 시각 자료를 거의 쓰지 않는다. 쓴다 해도 공유할 때 보이는 메인 이미지 정도? 자료를 첨부했을 때 오히려 글의 흐름이 끊어지거나, 재미가 덜 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1) 콘텐츠 내용 2) 플랫폼 3) 시각 자료 활용 수준을 요인으로 생각해봤는데,
1) 콘텐츠 내용. 주제가 연애라는 추상적이고 사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구성되다보니 시각 자료가 상상에 방해가 되나?라는 생각을 했다. 어떤 상황을 나타내거나 정보를 전달하는 사진 보다는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는 추상적인 이미지(이를테면 회화 작품이라든가)를 시도해봐야겠다.
2) 플랫폼. 브런치만 사용하고 있는데 시각 자료를 활용하는 면에 있어서는 내가 직접 웹 제작을 하지 않는 이상 도찐개찐 아닐까...?하는 생각. 그것도 그렇고 내가 아는 글 쓰기 플랫폼 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것 같아서 바꿀 생각이 없으므로 패스. (그래도 좋은 거 알고 계시면 댓글로 알려주셨으면...)
3) 시각 자료 활용 수준. 이게 관건이라 생각하는데, 사실 1) 2)가 문제라고 해도 브런치에서 이미지 활용해서 추상적인 글 잘 쓰는 분들 많기 때문에... 언제 글을 끊고 이미지를 삽입할지, 어떤 느낌의 이미지가 어울리는지, 이미지 중에서도 사진/그림/영상 등 어떤 것을 사용할 지 혹은 자료를 어디서 구할지까지 아직 미숙한 부분이 많다. 끙.
뉴욕타임스의 '데일리 브리핑' 코너는 최근 몇 년간 시도했던 콘텐츠 중 가장 성공적이었다. 전날 벌어진 주요 사건/사고나 당일 예정된 정치/사회/경제 분야의 일정을 간략히 요약해 소개하는 섹션으로, 여러 종류의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편집 방식으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NYT 데일리 브리핑 코너
사진 순서대로,
1) 메인 사진과 한 줄 요약, 2) 다룰 주제와 배경 기사 링크, 3) 디바이스별 활용법
모든 기사가 세 가지 내용으로만 이루어져 있고, 링크를 따라가면 기사를 읽을 수 있다.
평소 해당 기사만 읽고 관련 기사 찾아보기를 귀찮아하는 나로서는 2)가 매우 참신하고 좋았다. 보통은 기사 중간에 링크를 걸어둬서 링크를 따라가면 흐름이 끊기니 다 읽고 들어가봐야지, 하다 그냥 기사만 읽고 끝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아예 링크만 모아두니 다 읽어보게 되었다.
3)도 신기했다. 데스크탑/모바일을 나누지 않아 거슬리는 콘텐츠들도 많은데, 그 둘은 물론 아이폰/안드로이드/아이패드/갤럭시탭 등등 세부적인 디바이스의 종류까지 고려하다니 놀라웠다.
한 가지 더 눈 여겨볼만한 점은 세 번째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How do I listen?) 4) 오디오 콘텐츠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해당 콘텐츠는 인터뷰이와 기자가 서로 대화를 주고 받는 대화체 형식으로 구성되어있는데, 전문적인 기자들이 현장에서 뛰는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적용해보기
1) 메인 사진과 한 줄 요약. 나는 서론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결론에서 해결책을 제시하는 화법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중요한 내용을 앞에 배치하기가 조금 꺼려진다. 그런데 그보다는 사실 대체로 길이가 그리 길지도 않아서 요약이 필요한가? 생각이 들기도 하고. 패스.
2) 다룰 주제와 배경 기사 링크. 다룰 주제에 대해선 제목에서 최대한 간결하고 명확하게 드러내려고 하는 편이다. 글을 쓰면서 이전에 써뒀던 글을 자주 링크하는데, 사람들이 굳이 눌러서 볼까? 의심이 들기는 했다. 아직 쌓인 글이 많이 없어서 당장 시도해보지는 못하겠지만 비슷한 소재/주제를 다룬 글들의 링크와 짧은 코멘트들만 모아둔 글도 써봐야겠다.
3) 디바이스별 활용법. 모바일의 어떤 기기까지 신경쓰지는 못하겠지만, 최대한 모바일에 최적화된 형태로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 그런 점에서 브런치의 <모바일 미리보기> 기능과 디바이스 간 빠른 동기화가 많은 도움이 된다.
4) 오디오 콘텐츠. 내 글을 내가 읽은 콘텐츠가 수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품이 크게 드는 일도 아니니 한 번 시도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의외로 내 목소리를 좋아하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어...!
뉴욕타임스는 종이 신문 시절 큰 성공을 거뒀으나, 이제는 요리나 TV리뷰 섹션처럼 경쟁사에 비해 비교 우위를 지는 특집 기사 분야에 디지털 방식을 도입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유독 특집 부분에서만 기존 전략을 고수하며 독자들과 밀접하게 소통하는 기사를 싣지 못했는데, 웰빙 섹션, 최근 인수한 와이어커터와의 협업, 새로 도입한 스마터 리빙 섹션을 통해 독자들이 원하는 '조언'을 해주는 서비스 저널리즘을 실현하고 있다.
서비스 저널리즘
사진 순서대로,
1) Q&A 방식 2) 정해진 일자에 전문가의 조언 3) 상품 구매 연결
1)사실 콘텐츠들을 소비하다 보면 끝까지 다 보고나서 응? 그래서 어쩌라고...? 했던 경우가 많다. (영양가 없는 사실을 나열했거나)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거나 혹은 했더라도 결론이 모호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그렇다. 처음부터 Q&A 방식을 활용하면 이런 실수가 좀 더 줄어들지 않을까.
2) 오! 싶었던 건 매주 하나의 기사를 제공한다는 것. 사실 너무 당연한 건데 그게 독자가 바라는 조언과 결합하니 재미있는 조합이었다.
3) 조언을 하는 섹션에서 필요한 물품들을 제시하고 상품 구매를 유도한다. 이게 한 앱에 다 들어가있다보니 연결도 잘 되고, 신뢰성 확보도 가능한 듯.
적용해보기
1) Q&A 방식. <폴리아모리란 무엇인가?> 매거진은 Q&A를 바탕으로 기획한 것이어서, 초반 배경 설명 글을 제외한 모든 글의 제목이 질문이다. 다만 그 질문이 독자들에게 받은 게 아니라 내가 생각한 것이어서, 제작자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놓친 질문들이 있을까 아쉽다. 뿐만 아니라 많은 의견을 받아보고 싶은 바람이 있는데 아무래도 너무 사적인 영역이기도 하고 소통할 곳이 페이스북 뿐이라 의견을 밝히기 꺼려질 것 같다.
2) 정해진 일자에 전문가의 조언. 위에서 볼 때만해도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 콘텐츠에 대입해보니 그냥 평범한... 고민상담소 류의 것들밖에 생각이 안 난다. 연애 분야라서 그런가. 일자보다 전문성이 더 중요할 듯. 독자 입장에선 개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조언은 그닥 기다려지지 않을 것 같다. (이를테면 연애 분야라해도 '연애의 과학' 처럼 심리학에 기반한 조언을 한다든지 전문성이 드러나는 특징이 필요할 듯)
3) 상품 구매 연결. <책에서 말한 사랑>은 이를 염두에 두고 기획한 매거진인데, 내 글 같은 경우엔 본문의 서사를 요약한다거나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게 아니라 특정 파트에서 새로운 시각을 적용해보는 방식이라 바로 책 판매로 이어지기는 힘들지 않을까?(물론 사주시면 대박이지만...) 그래서 아예 연애를 주제로 한 도서를 활용하거나, 이 매거진을 바탕으로 영상이나 카드 뉴스 등의 형태로 2차 제작을 해보면 어떨까?
뉴욕타임스는 구성원 혁신을 위해서 교육/인재 영입/프리랜서 운용의 확대 등을 들었는데, (나는 거대 회사 CEO가 아니니까...) 제작자 본인에게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를 고민하며 그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의 요건에 초점을 맞추어 본문을 발췌해 보았다. 뉴욕타임스는 인재 채용 시 세 가지 요인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앞에 보도의 혁신에서도 나온 '시각화'를 해내기 위한 능력이 필요하다. 지면 중심의 전통적인 활동에서 멀티미디어 중심의 새로운 활동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로 뉴욕타임스가 새로운 인재들에게 기대하는 점이다.
따라서 과거와 달리 시각화를 담당하는 기자가 기사의 형식과 내용까지 결정하는 것이 하나의 방향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그래픽 에디터, 사진작가 등 시각화와 관련된 인재들을 우선적으로 고용해야 한다.
디지털 방식을 잘 이해하는 우수한 교열/편집 인력의 채용도 중요한 부분이다. 기자들의 아이디어를 더 선명하게 만들고, 심도 있는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할 줄 아는 에디터들이 필요하다.
다양성을 보유한 구성원들을 받아들여 편집국 전체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은 양적으로 풍부하고 질적으로 깊이 있는 기사를 만들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성 확보는 더 많은 구독자 확보라는 뉴욕타임스의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이는 독자들을 대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취재를 할 때 기사의 방향을 정하는 데스크와 파견 기자 모두 뉴욕타임스의 다양한 독자층을 분명히 인지한 상태에서 뉴스를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용해보기
나는 어디 속해있거나 제작 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도 아니어서 세 가지 역량을 모두 갖추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 다지고 있는 부분과 앞으로 필요한 부분을 점검해보았다.
1) 시각화. 앞에서 적절한 이미지를 선택하고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이 조금 부족하다고 썼는데, 아직 레퍼런스를 많이 안 살펴봐서 그런 것 같다. 그냥 열심히 봐야지... 보면서 생각 남기는 습관을 들여야겠당.
2) 편집력. 음 사실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는 커녕 어떤 역량을 말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는 부분... 독후감 쓰기 시작하면서 요약 및 편집 연습 중인데 이런 거 말하는 건가? 뉴뉴
3) 다양성. 주제의 다양성이 될 수도 있고 형식의 다양성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연애를 중점으로 다루고 있지만 나중에는 '일'에 대해서 다뤄보고 싶은 욕심. 20대 초반에 중요한 것에서 중반에 중요한 것으로... 어쨌든 이건 너무 나중 일이라 사실 거의 생각하고 있지 않다. 형식의 다양화에 대해서 생각나는 것들은 위에서 말한 연애 책 소개 영상이라든가 Humans of Seoul같은 형식의 연애에 대한 인터뷰 콘텐츠를 해보고 싶다.
제목이 업무방식 혁신인 이유는 뉴욕타임스 구성원 모두가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있지 못해 서로 협업이 잘 안 된다는 데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를 콘텐츠 제작 방향성에 적용하여 정리했다.
뉴욕타임스는 구성원들이 고민해야 할 미래 비전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저널리즘> 기사의 주제와 형식, 경쟁사와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독자> 타깃 독자층과 접근할 방법, 그들이 습관적으로 우리 콘텐츠를 찾게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운영> 제작에 필요한 핵심 기술, 각 부서의 협업 방안은 무엇인가?
1인 크리에이터의 입장에선 개인 브랜딩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질문들인 것 같다. 본인 콘텐츠 차별점 찾기, 타깃 독자 분석, 제작에 필요한 능력을 개발하는 자기 관리 정도 되지 않을까.
기사 조회 수는 기사의 성과를 측정하는 하나의 척도가 될 수는 있으나 그것이 곧 '저널리즘의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음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유료 구독자 중심의 사업 모델을 추구하고 있으며, 단순히 높은 조회 수를 달성하는 것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 독창적인 분석과 내용으로 구성되어 독자들에게 반향을 일으켰음에도 10~20만 정도의 낮은 조회 수를 기록한 기사와, 깊이 없는 화제성 온라인 기사를 비교하자면 당연히 전자가 더 소중한 기사라고 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에는 '데이터 및 독자 인사이트'라는 팀이 따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내가 제작한 콘텐츠들 중 어떤 것이 반응이 좋았고 왜 좋았는지를 파악하는 과정은 앞으로의 작업 방향을 설정하는 데에 있어서 필수적인 과정 같다.
뉴욕타임스는 독자들에게 더 인상적인 콘텐츠를 제공해 우리의 기사를 읽고, 보고, 듣는 경험이 더 특별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독자들의 뉴스 소비 패턴을 이해하고, 시장에서의 경쟁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하다. 편집국과 상품팀의 협력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지만, 그 협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편집국은 "어떻게 하면 오늘 기사를 잘 쓸 수 있을까?"라는 단기적인 문제에 집중하고, 상품팀은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우리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까?"라는 장기적인 문제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콘텐츠 하나하나가 잘 터질까'를 고민하는 단기적 목표와 만들어 온 '콘텐츠들이 모인 전체를 보고 독자들이 어떤 평가를 하고, 어떻게 돈을 지불할 포인트를 넣을지'를 고민하는 장기적 목표가 어우러져야 한다. 즉 장기적 목표란 앞으로 만들 콘텐츠의 컨셉을 뜻하고 단기적 목표는 개별 콘텐츠의 완성도를 뜻하고, 둘 중 하나만 신경 써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적용해보기
1) 비전 설정. 먼저 내 콘텐츠의 차별점. 사실 차별점을 찾기엔 아직 경쟁자가 누군지도 모르겠다... 연플리나 크리스피 스튜디오 같은 공감+킬링타임 콘텐츠보다는 ssnamii나 gazeroshin같은 감성 그림일기...? 쓰시는 분들과 더 겹치지 않을까? 타깃 독자는 20대 중후반. 내 글은 모태솔로나 연애 경험이 거의 없는 사람들은 조금 공감하기 어려울 것 같다. 연애 콘텐츠가 주로 20대 초중반을 겨냥한다고 생각하면 이게 또 차별점이 될 수 있을 것도 같기도. 제작 역량은 앞에서 얘기 했으니 생략.
2) 지표 설정. 개인적으로 브런치에서 아쉬운 점이다. 지표로 삼아 분석할만한 것들이 많이 없고, 거기다 공유를 추적할 수가 없어... 해봐야 페이스북에서 보고 들어오는구나. 페이스북으로 공유하는구나. 정도가 전부다. 그렇다고 공유가 많은 글이 좋은 콘텐츠라고 하기엔 내 글은 거의 나만보기로 공유가 되는 것 같아서. 나는 내 글이 '나중에 다시 읽어봐야지~'하는 글보다 개인 타임라인에 공유해서 '이런 글 있던데 너희 생각은 어때?'라면서 토론하기 좋은 글이었으면 좋겠는데. 그래서 브런치 댓글이 활성화되지 않는 것도 아쉽다. 익명인 것도 좋고 내 글 바로 밑에 달려서 확인하기 쉬운 점도 좋은데. 어쨌든 지금 지표로 삼고 있는 건 공유 수나 라이킷 정도. (이마저도 분석이랄게 없어 ㅠㅠㅠ)
3) 상품화. 제일 많이 생각하는데도 제일 답 안 나오는 부분. 그래서 웬만하면 생각 안 하려고 하고(왜냐면 생각하다 아무 것도 안하게 돼서...) 개별 콘텐츠들을 묶었을 때 하나의 주제로 묶거나 구전되기 쉽도록 컨셉을 구상하는 것에만 신경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