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학당 해외파견교원 준비를 위한 가이드
한국어의 위상이 전 세계에서 더욱 높아지면서 한국어 원어민 교원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세종학당재단, 국제교육원, 국제교류재단, 코이카 등 다양한 기관 및 단체에서 국내의 한국어교원을 해외로 파견하는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요. 국내의 한국어교원들도 누구나 한 번쯤 해외에서 한국어를 가르쳐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물론 새롭고 낯선 모험도 좋지만 안전하고 즐거운 파견교원 생활을 꿈꾸신다면 지원 전부터 신중하게 검토해 보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세종학당이 위치한 국가가 어떤 곳인지를 잘 파악하는 것이겠죠. 사는 문제가 달려있으니까 물가 수준, 치안문제, 사용하는 언어, 음식, 문화 등을 알아보실 겁니다. 사실 이거는 당연히 알아보실 정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렇게 검색해서 알아보는 것도 좋지만 지원하고자 하는 나라를 짧게 라도 꼭 직접 경험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파견교원 오리엔테이션에서 만난 다양한 국가권 파견교원들의 이력을 봤을 때 전혀 가보지 못한 나라의 파견교원으로 합격하신 경우도 더러 있으셨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그 나라가 한국인들에게 다소 대중적이지 않은 국가였거나 모집인원이 2명 이상인 곳이었습니다. 대부분 교원들은 그 나라에 대한 이해가 매우 깊을 만큼 직접 살아 보셨고 생활 수준을 이미 파악한 분들이셨습니다. 개인적으로 내가 아무리 서류를 합격해도 면접에서 결국 떨어지는 경우는 이 부분에서 차이가 많이 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자신이 지원한 국가에 한 번도 안 나가 본 사람은 파견교원을 지원하면 안 될까요? 물론 지원하는 것은 자유지요. 하지만 그 국가에서 살아 본 경험은 정말로 중요합니다. 중요한 이유는 해당 파견기관을 위해서도 있겠지만 저는 경험상 확신하건대 "파견교원"을 위해서입니다. 해외를 한 번도 나가보지 못한 선생님께 해외파견의 기회는 정말 좋은 기회일 수 있지만 이것이 어떤 선생님께는 엄청난 고통을 안겨줄 수 있는 경험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 파견교원 경험은 세종학당 파견교원 기준입니다. 세종학당은 학당별로 다르겠지만 꽤나 복잡한 운영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파견교원이 실제로 이 업무 체계를 적응하는 것도 보통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자신이 파견되는 국가의 문화나 생활에 대한 적응 수준이 낮으면 어떨까요? 본인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망칠 수도 있습니다.
파견교원은 결코 해외체험 한달살이가 절대 아닙니다. 1~2년이라는 계약을 맺고 가는 엄연한 해외근무입니다. '에이, 가보고 힘들면 그만두고 돌아오면 되지.'라고 생각하셨나요? 그게 과연 쉬울까요? 출국과 동시에 혹은 이전부터 파견기간 동안 머물 집을 1년 이상 계약하게 됩니다. 계약 취소부터 쉽지 않겠죠?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바로 교육 현장으로 투입되어 학생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비자문제로 출국이 늦어질 경우 입국 전부터 줌 화상강의로 가르쳐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곤 합니다. 그러면 일찍이 학생들과의 관계가 형성되는 겁니다.
특히 파견교원은 해외 학생들에게 처음으로 만난 한국인 원어민 선생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열렬히 사랑하는 학생들에게는 보통의 스승보다 그 이상의 소중한 존재로 여길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힘들다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결정을 내리는 건 쉽지가 않습니다. 학생들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어떻게든 견디셔야 합니다.
그래서 교원이 당면할 이런 문제를 예방하고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미리 신중하게 생각하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적어도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나라에 짧은 여행이라도 다녀온 적이 있고 그 문화와 민족에 조금이라도 친숙함을 느낄 수 있는 나라를 선택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나라에 대한 기본적인 적응이 준비된 교원만이 그다음의 어려움도 넘기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시간이나 비용문제로 도저히 한 번도 해외를 못 나가보신 분들이라면, 자신의 역량 중에 "어떤 환경에서도 뛰어나게 적응하는 능력"이 있으신지 돌아보시면 됩니다. 꼭 해외가 아니더라도 선생님의 인생에서 아주 낯설고 어려운 경험을 어떻게 빠르게 적응했고 성과를 냈는지 생각해 보면 됩니다. 이 부분은 해외경험이 없는 지원자에게 가장 큰 강점이 될 겁니다. 본인은 어떤 환경에도 너무나도 잘 자고 잘 먹고 금방 적응하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면 해외파견직 자체가 아주 타고나신 분일 겁니다.
이 부분은 때로는 한국어경력보다 더 높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관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합격의 기준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오리엔테이션에서 만났던 교원분들을 본 경험으로 말씀드리면, 2명 이상 뽑는 국가에서 1명은 경력이 누가 봐도 확실히 좋으신 연륜 있는 분이셨고, 1명은 이제 막 한국어교원을 시작한 분이셨는데 엄청난 적응력과 친화력을 가지신 젊은 분들인 경우를 꽤 봤습니다. (이런 재능을 가지신 분들은 걱정하지 않으시고 지원해도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파견교원에게 낯선 환경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 능력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한국의 치안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우수한 편에 속합니다. 그렇다면 파견교원이 살게 되는 대부분의 국가는 기대한 것보다 치안이 좋지 않을 수 있고 편의시설이나 인프라가 매우 부족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중하게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국가에 대해 잘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해외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파견교원을 준비하고 있으신 분들이라면 국내에서라도 뛰어난 적응력, 생존 능력과 같은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사회경험이 부족한 예비교원이라면 어렵고 고된 환경을 만날지라도 쉽게 포기하진 마시고 역량 강화를 위해 한번 더 버텨보세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