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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글생각 Jun 26. 2018

게임의 룰은 변하기 마련이다

전략적 사고와 전략수립 방법

피처폰, 공동구매, 메신저/문자서비스, 음식점 전단지를 이용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이 아이템들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왠지 오래된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새로운 게임의 룰에 적응해서 살고 있는 사람이다. 지금 제시한 아이템들은 사실 우리 주변에서 점점 사라지는 것들이다. 


그럼, 이러한 아이템들은 현재 어떤 것들로 바뀌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된다. 피처폰은 스마트폰으로 바뀌었고 이를 대표하는 상품은 애플의 아이폰, 삼성의 갤럭시, LG의 G시리즈다. 공동구매는 소셜커머스로 티몬, 쿠팡, 위메프 등으로 바뀌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소셜커머스를 통해 자신이 사고 싶은 상품을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사고 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미 핫딜에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르겠다. 


메신저 및 문자서비스는 잘 알고 있다시피 카카오톡, 라인으로, 음식점 전단지는 배달의 민족, 배달통, 요기요 등의 배달앱으로 바뀌고 있다. 이뿐이겠는가? 집에 한 권씩은 있던 국어사전은 종적을 감춰버리고 어느 순간부터 포털의 사전이나 사전 앱을 이용한다. 실제로도 두산동아, 민중서림, 시사YBM, 교학사 등 출판사의 사전편찬팀은 해체되거나 축소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국립중앙도서관의 국어사전 납본 수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항상 존재할 것만 같았던 것들이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우리 주변에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경기침체와 장기불황으로 인해 더욱 급격히 일어나고 있다. 현재 기업들은 장기불황을 어떻게든 견디어보려고 자신만의 생존방안을 찾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잠깐만 있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자사 사이트 회원들을 대상으로 2013년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5%가 5년 전 대비 성과하락을 경험 중이라고 응답했다.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성과하락, 역량잠식, 활력침체의 악순환 고리는 끊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많은 대기업들이 위기를 겪고 있으며, 그 위기는 점차 확산되고 있다.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저성장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감지력, 집중력, 추진력 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고객과 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포착하여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이런 기회에 자신의 역량 집중과 함께 직원의 몰입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3가지 모두 중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 마켓센싱, 즉 감지력일 것이다. 현재의 저성장은 일시적인 불황이 아닌 산업의 구조적 전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구조적 전환의 시기에는 산업의 경쟁우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에 대한 빠른 파악이 중요하다. 마켓센싱을 통해서 산업내 게임의 룰이 어떻게 변하고 있고 이 게임의 룰 내에서 취하고 있는 전략이 정말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살펴봐야 한다.


크리스텐슨이 이야기한 파괴적 혁신을 넘어 빅뱅 파괴라는 새로운 시대로 돌입했기 때문이다. 어제의 혁신적인 상품이 한순간에 과거의 유물이 되어버리는 시대가 왔다. 크리스텐슨의 파괴적 혁신이 저가Low End나 신시장 파괴 전략을 강조했다면, 빅뱅 파괴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여 기존 시장을 대체해버린다빅뱅 파괴 혁신은 우리가 앞서 봤던 마이클 포터의 3가지 본원전 전략인 원가우위, 차별화, 집중화나 마이클 트레이시와 프레드 위어시마가 이야기한 제품리더십, 운영탁월성, 고객친밀성 등의 3가지 가치규율 등에 얽매이지 않는다. 3가지 중 어느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3가지의 전략이나 규율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될 수 있다. 


빅뱅 파괴 혁신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제품수명주기를 단계적으로 거치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급격한 확산이 일어나고 그 주기 또한 짧아서 거침없는 성장을 한다. 마이클 무어의 마케팅 캐즘(초기사용자에서 초기다수사용자로 넘어가는 단계에서의 단층현상)이란 개념은 빅뱅 파괴 혁신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넷플릭스, 훌루, 카카오톡 등의 OTT 사업자들은 이런 빅팽 파괴의 대표주자다. 빅뱅 파괴의 기술수명주기는 기존 수명주기와 달리 상어 지느러미 형태를 띠고 있으며, 이 지느러미는 특이점, 빅뱅, 빅크런치, 엔트로피 4단계로 구성된다


특이점 단계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실험들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변화를 촉구한다. 시장의 기존 기업들은 이러한 새로운 변화를 빨리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빅뱅 단계는 토마스 쿤이 말한 패러다임의 변화처럼 기존 시장이 붕괴되고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된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실험들을 대중이 수용하면서 급격한 시장 생성과 성장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기존 제품과 서비스들은 언제 있었냐는 듯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기존 시장을 빠르게 대체한다. 빅크런치 단계는 빠른 성장만큼이나 빠른 쇠퇴가 일어나는 시점이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는 포화상태에 이르고 대중은 점점 이를 멀리하면서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가 급격히 떨어진다. 마지막 엔트로피 단계는 소멸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들이 다시 한 번 도약을 위한 시도가 이루어진다. 새로운 특이점을 만들어 빅뱅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빅뱅 파괴의 기술수명주기는 로저스가 제시한 혁신가, 초기사용자, 초기다수수용자, 후기다수수용자, 지각사용자 등 5단계에서 시험사용자Trial Uesrs에서 거대다수사용자로의 단계가 대폭 축소된다. 단계 축소는 시험사용자들의 경험이 다양한 소셜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공유되고 확산되기 때문이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평가는 SNS를 통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고 이에 대한 리뷰는 친구의 친구를 따라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즉,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초기사용자에서 거대다수사용자로의 이동이 용이하게 된다.


기존의 파괴적 혁신과 빅뱅 파괴 혁신은 어떤 점이 다를까? 간단히 비교해보면, 파괴적 혁신은 하위시장에서의 점진적 출발, 빅뱅 파괴는 주류시장으로의 빠른 진입이 이루어진다. 파괴적 혁신이나 빅뱅 파괴 혁신 모두 가격적 측면에서는 낮은 가격의 기술을 활용하나 파괴적 혁신은 품질이 떨어지는 반면, 빅뱅 파괴 혁신은 품질 수준이 좋다. 마지막으로 시장의 수명주기가 급격히 축소되어 캐즘의 붕괴가 일어난다는 것이 기존의 파괴적 혁신과 다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우리가 항상 보유하고 있는 스마트폰은 빅뱅 파괴의 대표적인 제품이다. 스마트폰은 MP3 플레이어, 거치형 및 매립형 내비 등을 대체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 멜론, 지니 등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티맵, 올레내비 등의 내비게이션 앱 또한 빅뱅 파괴 시대의 대표적인 서비스다. 또한 티빙, 푹, 넷플릭스, 카카오톡/라인 같은 OTT 서비스 등은 기존 시장의 아이템인 IPTV, DMB, DVD, 문자메시지 등을 대체하고 있다. 이뿐인가? 에어비앤비나 다방 및 직방 등은 또 어떤가? 기존의 숙박시설 및 부동산을 대체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시장의 변화가 최근의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스와치가 시계를 패션으로 본 과거 사례 또한 게임의 룰의 변화이다. 과거에도 게임의 룰은 지속적으로 변해왔다. 스와치는 스위스의 기존 고급시계를 패션 시계로 인식하게 만들고 이에 맞추어 핵심 고객을 청년층을 타깃팅했다. 뿐만 아니라 수작업에서 대량생산 방식으로 게임의 룰을 바꾸었다. 이런 게임의 변화 속도가 지금보다 조금 늦어 보였을 뿐이다.


*본 글은 <전략수립의 신> 일부를 발췌하여 편집한 것입니다

전략수립의신: http://goo.gl/t4dCT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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