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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글생각 Jun 27. 2018

전략은 왜 끊임없는 변화가 필요한가?

전략적 사고와 전략수립 방법

아무리 새로 나온 스마트폰도 1년은 커녕 6개월만 지나도 옛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피처폰, 스마트폰, 3G, 4G, 5G……. 정말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라는 표현이 현실이 되는 것 같다. 몇 년 전만 해도 제법 빠르다고 느꼈던 스마트폰 인터넷 검색이 이제는 아무리 빨라도 빠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만큼 기술이 발달하고 나의 인식도 변했기 때문일 것이다.


옷도 그렇다. 유니클로, H&M, ZARA 등 SPA 브랜드 매장을 들를 때면 이런 생각은 더욱 강해진다. 또 트렌드 서적에 나오는 새로운 용어나 콘셉트들은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로 채워져 나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어쩌면 그만큼 사람들의 취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반증일지 모른다. 기업들은 지금 내가 경험하고 있는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전략을 수립한다. 앞의 말만 들어도 전략이 얼마나 빨리 수립되어야 하는지, 어떻게 보면 얼마나 빨리 기존 전략을 깨뜨려야 하는지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그만큼 기업이 처한 환경은 너무 불확실하다. 불확실성은 크게 수요와 기술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수요 불확실성은 고객의 감춰진 선호에서 나온다. 정밀한 설문조사, 오랜 기간의 심층인터뷰를 해도 고객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원하는지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이런 불확실성은 기업의 신제품 개발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기술 불확실성은 새로운 솔루션을 위한 기술이나 신기술 등의 등장으로 인해 나타난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VR, 인공지능 등의 기술혁신이 우리의 생활을 바꿔놓고 있다. 기업들은 이런 기술을 활용하여 고객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우리가 불확실성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바로 ‘생존’ 때문이다. 기업은 자신의 제품을 구매해줄 고객이 있어야 한다. 그 고객은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차별화하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싶어 한다. 수요의 불확실성과 기술의 불확실성은 기업 전략 수립에 있어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요소와 관련해 제프 다이어, 나단 퍼, 커티스 레프란트 등이 제시한 4가지 질문은 전략 수립에 있어 좋은 기반이 된다. 


  1. 새로운 기술이나 스타트업이 자신의 회사나 산업을 위협하기 시작했습니까?

  2. 지난 5년간 신규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해 차별화된 가치 제안으로 자사 고객의 10%를 가져갔습니까?

  3. 지난 5년간 상이한 조합의 제품과 서비스 조합의 수요에 의해 고객 선호가 바뀌기 시작했습니까?

  4. 가까운 시일 내에 과거에는 제공하지 않았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제공할 계획이 있습니까?


질문 1과 2는 기술 불확실성, 질문 3과 4는 수요 불확실성에 대한 사항이다. 기술이든 수요든 질문에 대한 답이 ‘예’였다면, 자신의 전략을 빨리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전략은 깨지기 쉬운 유리잔 같기 때문이다. 


각각의 질문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1번 질문의 경우, 우리는 이미 그런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앞서 말했던 사물인터넷은 스마트홈, 스마트카, 헬스케어, 웨어러블기기 등 기존 분야를 혁신하거나 새로운 분야를 창출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한 몫 했다고 생각하지만 과거 벤처붐처럼 스타트업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이렇게까지 활성화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CES, MWC 등을 보다 보면 이런 게 현실이 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 


기술 불확실성과 관련된 2번 질문은 1번 질문과 연관이 있다. 새로운 기술이나 스타트업이 이미 시장에 등장했다면, 고객의 10%를 점유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고객의 10% 점유보다 더 무서운 것은 시장의 판 자체의 변화이다. 공유경제 기반의 우버, 카카오택시 같은 차량공유서비스, 길가의 음식 전단지나 상가나 아파트 등의 배달음식 책자 등을 대체한 배달앱 등은 게임의 룰을 바꾸고 있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를 만들고 이는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제안으로 와 닿아 기존 시장의 고객들을 끌어들인다.


3번과 4번 질문은 결국 기술의 불확실성이 수요의 불확실성을 만든다는 것이다. 제품을 만드는 업체가 제품 판매보다 제품 유지보수 서비스로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한 것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복합기 업체는 복합기 판매에서 복합기 렌탈을 통한 유지보수로 수익 창출을 한다. 코웨이의 정수기, 공기청정기, 룰루비데 등의 렌탈과 매트리스 케어렌탈 등도 고객 선호의 변화를 파악하고 대응한 예이다. 1번, 2번, 3번의 상황을 다 겪었다면, 이미 4번의 질문에 대처를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4번 질문에 계획 중이라고만 했다면, 이미 시장 변화에 대처가 늦은 것이다. 지금 바로 회사의 전략에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고 시장환경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몇년전 ‘동아비즈니스포럼’에서 “당신의 전략을 파괴하라”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 신시아 몽고메리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아무리 중요한 차별성이라도 한순간에 덧없이 사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시장과 고객이 변하면, 전략도 당연히 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때 소셜게임의 제왕이었던 징가는 페이스북과의 제휴를 통해 승승장구했지만 웹에서 모바일 게임으로의 변화에 대응이 늦으면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징가는 기존 콘솔게임이나 온라인게임을 넘어섰다. 하지만 징가 스스로 모바일게임이라는 장벽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세계 최초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싸이월드나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였던 마이스페이스는 어떤가? 두 서비스 모두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우리의 머릿속을 강타할 만한 서비스였지만 지금은 둘 다 페이스북에 밀려 그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상황이다. 


우리가 전략을 수립할 때 가장 최우선시하는 것은 고객이다. 하지만 그 고객은 항상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고객조사를 하든, 인터뷰를 하든 고객은 자신의 구체적인 니즈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가 세우는 전략 또한 ‘살얼음을 걷는 것’과 같다. 모든 일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그 불확실성을 없앨 수는 없다. 하지만 줄일 수는 있다. 자신이 통제 가능한 것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어야 한다. 전략이 모래성이 되지 않고 깨지기 쉬운 유리잔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말이다.


*본 글은 <전략수립의 신> 일부를 발췌하여 편집한 것입니다

전략수립의 신: http://goo.gl/t4dCT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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