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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현직 엔지니어가 쓴 반도체 입문서

박진성 엔지니어의 '진짜 하루만에 이해하는 반도체 산업'

by 생각하는T


제목과 달리 하루만에 읽기도 힘들지만
CPU와 GPU의 차이는 무엇인지
플래시메모리는 낸드가 왜 우위인지
애플의 자체 AP 개발 이유가 무엇인지
기본 원리부터 제조공정, 기업전략까지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 도와


우리나라의 대표 먹거리 산업인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뉴스가 매일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최근에는 여당이 '반도체특별법'을 추진하며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를 포함하려다 야당에 막혔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바이든 정부를 믿고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짓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보조금을 온전히 받게 될 수 있을지에도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주식을 하지 않던 저는 몇 달 전 '7층'에서 삼성전자 소액주주에 합류해 애가 타는 중입니다. 반면 같은 시기에 샀던 SK하이닉스 주식은 그래도 빨간빛을 종종 내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엔비디아 주식은 역시 '미국 주식'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비교적 순항하고 있고요.


세계적으로, 또 한국에서는 특히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는 반도체에 대해 조금은 제대로 이해해 보고자 고른 책이 현직 삼성전자 엔지니어가 쓴 반도체 입문서 '진짜 하루만에 이해하는 반도체 산업'입니다. 반도체 기사도 많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서 만든 유튜브 등 반도체 산업을 쉽게 설명하고자 한 콘텐츠는 많지만, 머릿속으로 한 분야에 대해 전반적인 그려보려면 역시 해당 분야 책을 읽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전문 지식에 대한 내용이므로 간략한 메모들로 책 내용을 정리해 봤습니다.


ㅇ반도체 기초

반도체의 정의: 전기가 통하거나 통하지 않게 조절할 수 있는 물질

반도체의 원리: 최외각 전자가 8개면 안정상태가 됨(옥텟법칙). 두 가지 물질을 결합해 여분의 자유전자를 만들어 줌.

N형 반도체: 최외각 전자가 5개인 인(P)과 최외각 전자가 각 4개인 실리콘(Si) 4개를 결합하면 자유전자 1개가 생성됨.

P형 반도체: 최외각 전자가 3개인 붕소(B)와 최외각 전자가 실리콘 4개를 결합하면 정공이 발생해 전압을 걸어주면 고유 결합에 이용됐던 주변의 전자가 이 정공으로 이동.

N형 반도체와 P형 반도체의 결합: 결합으로 정규 기능을 하는 다이오드나 증폭·스위치 기능을 하는 트랜지스터를 만들 수 있음.

MOSFET: 금속 산화물 반도체 전계 효과 트랜지스터. 증폭기·스위치 역할을 함. 소스, 바디, 드레인, 게이트로 이뤄짐.

선폭: MOSFET 구조에서 소스와 드레인 사이의 거리. 이에 국한하지 않고 이 정도 선폭에 상응하는 성능과 집적도를 낼 수 있다는 의미로도 쓰임.


ㅇ시스템 반도체

CPU와 GPU: CPU는 단수의 제어유닛, 메모리유닛과 소수의 고성능 산술논리유닛으로 구성된 반면 GPU는 복수의 제어유닛·메모리유닛 조합과 해당 각 조합에 다수의 중 저성능 산술논리유닛들로 구성. CPU가 미쉐린 3스타 요리사 1명이라면 GPU는 아르바이트 조리사 100명. GPU는 단순계산을 병렬적으로 동시에 이뤄내는데 특화, 이 때문에 암호화폐 채굴과 인공지능(AI)에 적합.

CPU: 제어 유닛, 산술 논리 유닛, 메모리 유닛으로 구성. 물리적인 뇌 격인 코어, 동시에 할 수 있는 일을 세는 스레드, 일 처리 빠르기를 나타내는 클럭(헤르츠), CPU 작업 구성도인 아키텍처로 성능 표현.

AP: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시스템온칩(SoC) 방식으로 하나의 칩에 CPU, GPU, NPU, 카메라, 모뎀, 오디오기능 칩 등이 탑재.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타 반도체기업들의 AP 개발 일정에 맞춰 자사 새 제품을 내놔야 하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자체적으로 AP를 개발해 주문·생산. 애플-인트린시티 인수, 화웨이-자회사 하이실리콘

NPU: 복수의 제어유닛·산술논리유닛·메모리유닛이 결합된 형태(50개 주 정부로 이뤄진 미국 연방과 유사). 각 CPU는 독립적으로 연산하면서도 서로의 연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음. AI 안성맞춤(GPU는 그래픽 처리 장치 기능 등 AI에는 불필요한 기능도 있어서 AI 기능을 위해서라면 NPU보다 가성비가 떨어짐)

뉴로모픽 반도체: AI 알고리즘에 특화된 3세대 반도체. 인간의 뇌 신경망 모방해 데이터의 기억과 데이터 연산을 동시다발 진행.

인텔 진영과 ARM 진영: 인텔 진영은 인텔, AMD 등 PC에 특화된 고성능·고전력 시스템반도체 진영. ARM 진영은 ARM, 애플, 퀄컴, 삼성전자 등 AP에 적합한 중성능·저전력 시스템반도체를 만드는 진영.


ㅇ메모리 반도체

-RAM:휘발성 메모리. 빠른 처리 속도. 일반 메모리 반도체로는 DRAM(트랜지스터 1개+커패시터 1개 조합의 결합)이 주도, SRAM(6개 트랜지스터)은 속도가 빠르지만 비싸 CPU 메모리 유닛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

-ROM: 비휘발성 메모리. 느린 처리 속도. 하드디스크→SSD. 플래시 메모리는 낸드(메모리 셀들을 직렬로 연결한 스트링이 병렬로 연결돼 있음. 읽기는 느리고 기록은 빠름)와 NOR(플래시 메모리 셀들이 병렬로 연결. 읽기가 빠르고 기록은 느림)로 나뉨. 낸드 플래시 메모리가 집적이 용이해 널리 활용됨.


ㅇ반도체 생태계와 8대 공정

-종합 반도체 기업(IDM), IP기업, 팹리스 기업, 디자인하우스, 파운드리 기업, OSAT 기업(보안 이유로 통상 파운드리 기업은 전속 디자인하우스 1곳과 거래)

-8대 공정: 웨이퍼 제조-산화공정-포토공정-에칭 공정-증착·이온 주입-금속 배선 공정-테스트 공정-패키지 공정(패키지 공정이 각광받는 것은 이미 전(前)공정이 상당 부분 고도화돼 발전 여력이 적기 때문)


물론 이공계 전문가가 쓴 책인 만큼 문과 출신이 쉽게 읽기는 어렵습니다. 책 제목과 달리 이 책은 하루에 이해는커녕 읽는 데만도 일주일 이상 걸렸습니다(분량은 334쪽이고 그림도 많아 그리 많은 편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CPU, GPU, AP의 차이가 무엇인지, 우리나라 기업들의 강점인 메모리반도체의 원리가 무엇인지 등 반도체 분야에 대한 대략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 것은 분명 큰 소득이었습니다.


반도체 분야에 대해 얼개를 잡고 싶은 분들이라면 읽을만한 책 '진짜 하루만에 이해하는 반도체 산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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