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감정을 덤덤하게 이야기하다

by 란님


의 글 감정을 꾹꾹 누르고 있다는 평을 들은 적 있다. 슬픈 이야기를 담담하게 쓴다고도 다. 글은 사람의 내면을 드러낸다고 하더니 맞는 말인가 보다. 감정 절제는 내가 평생을 해오던 일이다.


기억이 나는 한 어려서부터 늘 마음속에 공허함을 담고 살아오던 나는, 마음을 채울 길을 여럿 고민해 보았다. 가족에게 갈구해 보고, 친구에게 기대어 보고, 취미에 빠졌다가, 보다 먼 곳으로 떠나도 보고, 사랑이 해결책이 될 거란 생각도 해보았다. 남을 돕는 봉사활동 역시 해보았으나 단기적으로만 큰 만족을 줄 뿐 지속되지가 않았다.


결국 현재의 내가 내린 결론은, 마음속 빈 공간을 채우는 샘이 내 안에서 솟아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 깨달음을 얻는 데에 큰 역할을 한 것은 출산과 육아이다. 세상 무엇보다 큰 충만감을 주서 내가 스스로를 연구하도록 만든 동력은 아이들의 존재였다. "가족이 가장 소중하다" 생각은 평생을 해왔지만 아이가 생기고 난 후로는 그 문장의 무게가 완전히 다르다.


아이들에게 최선의 나를 제공하고 싶어서 육아에 대한 공부를 하다 보니, 근본적으로 부모가 자신을 먼저 파악한 후 메타인지를 해나가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엉망이 된 마음 상태를 분석하여 내가 가진 결핍의 이유를 찾아 원망하다 극복했다. 나아가 주변 사람들을 나와의 관계에만 가두지 않은 채 각자의 사정을 가진 개인들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의 사유 과정을 되새김질하여 강화하고 기억하고자 연재를 시작한다.


나는 매우 이성적이지만, 감정의 파동 역시 격렬하다. 가슴에서 늘 거대한 물결이 넘실거리는데 밖으로 나오는 표현은 머리로 제어하니, 내 글이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았다는 말이 딱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나를 형성하는 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쳐온 사람들을 이제 글 속으로 소환해 본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