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버는 게 쉬웠다면, 나도 이미 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한 번의 세팅으로 자는 동안도 돈을 버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앞의 글을 읽으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재택 부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내가 결제의 늪에 빠지게 된 문구가 바로 이것이었다.
총소득을 높이기 위해서 노동시간과 시간의 가치 중 노동시간을 늘리는 게 즉각적이며, 실효성이 있어 보였다. 물론 물리적인 시간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1~2시간 정도 일을 더 하고, 천천히 시간의 가치를 높여봐야겠단 생각을 하던 차에 잠을 잘 때까지 돈을 벌 수 있다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사실 AI 자동화는 종류를 불문하고 재택 부업 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이다. 주 5일(평일)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볼 때 주 7일 24시간 근무를 하는 것과 비교해 보면 약 4배 차이가 난다. 물론 자동화 설정 및 관리를 위해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그 시간을 고려하더라도 수익이 4배로 늘어난다고 생각하면 쌍수를 들고 반길 일이다.
나 역시 시간의 가치를 높이는 것에 대해 고민했지만, 솔직히 이 시점에 가치는 차치하고 수익이 4배로 올라가면 그 이후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하나의 장벽이라면 시스템 구축을 위해 다양한 툴의 사용법을 익히고, 낯선 용어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강사들은 세팅을 하나씩 알려주고, 아무것도 몰라도 따라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말을 덧붙인다.(돈을 버는 데는 이유가 있다.)
따라만 하면 자면서도 돈을 번다는데, 안 할 이유가 없지. 고민은 돈 버는 시기만을 늦출 뿐이다.
강사에게 또는 강의 내용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다. 강의 내용을 충실하게 따라 하고, 몇 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것저것 눌러보다 보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을 곧잘 따라 하게 된다. 그리고 짧은 코드를 타이핑하는 스스로를 보며, 혼자 흐뭇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곧 내가 구축한 시스템은 나의 꿈과 함께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며칠 잘 돌아가는 시스템이 오류가 발생한다. 그리고 내용을 확인하고자 하면 강의에선 들어본 적도 없는 어려운 용어가 한가득 적혀있다. 해결해 보고자 문의를 하지만, 돌아오는 답을 보면 오류 메시지와 다를 바 없는 생소한 용어의 향연이다. 어찌어찌 설명을 따라 급한 불을 꺼보지만, 일주일 뒤 또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매번 다른 오류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의를 하다 지쳐, 자동화 세팅을 초기화하고 강의 내용을 다시 따라 하기 시작한다. 이미 몇 번째 강의를 보는 거라 어느샌가 강의 내용에 따라 세팅하는 것은 강의를 보지 않고도 할 정도로 능숙해진다. 하지만 오류에 대처하거나, 나에게 맞게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은 엄두조차 낼 수 없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내가 한 세팅이 강의와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선 유료 결제를 수반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에게는 미래를 약속한 자동화 시스템이 있으니 하나, 둘 유료 결제를 진행했다. 나중에 수익이 발생하면 이런 지출 정도는 가볍게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상은 늘 세팅을 초기화하기 바빴고, 수익은커녕 고정적인 지출이 늘어난 상황이 되어버렸다.
투자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지출이 되었고, 자동화를 꿈꿨지만 세팅을 초기화하기 위해 내가 직접 하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을 투자함에도 이렇다 할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내가 이 문제를 체감한 시점에 간혹 강의 수강자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을 나가는 사람들이 하나씩 눈에 띄었다.
"저 사람들도, 나랑 똑같은 문제를 겪었겠구나."
AI를 통한 자동화가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성공하지 못했을 뿐 이를 잘 따라 하고 수익이 발생했다는 수강생도 있고, 당장 강사도 큰 성공을 하고 그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지 않은가. 다만 AI 자동화의 매력에 헤어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되기 전에 이 글을 읽고, 이런 가려진 내용도 있단 사실을 알고 난 뒤 판단하길 바랄 뿐이다.
AI는 생성을 할 뿐, 창작을 하진 않는다
AI 전문가는 아니지만, 내가 AI를 통해 블로그를 위한 글을 작성해 보고 여러 블로그를 벤치마킹하다 보니 이제는 AI로 작성한 글은 어느 정도 식별이 가능하다. 정확하게 설명하긴 힘들지만 AI로 생성한 글은 다음이 예측된다고 할까. 소설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전율이나 인사이트를 주는 내용과는 거리가 먼 편이다.
이 부분이 AI 자동화를 반기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물론 글쓰기, 이미지 생성, 동영상 생성까지 내가 기술을 배워서 한다면 엄두도 안 날 일을 적절한 프롬프트(명령)만 있으면 5분도 안 걸려서 뚝딱 해결하는 AI의 조력은 든든하기 그지없다. 생각만 하던 것을 도전하게끔 하는 용기를 주기도 한다.
문제는 적어도 일반인의 기준으로 볼 때 AI로 생성해 낼 수 있는 것은 거기서 거기인 것 같다. 다시 말해 비슷한 질의 제품이 시장에 기하급수적으로 등장하고 있단 이야기이다. 당연히 그 안에서 내 것을 강조하고 눈에 띄게 만드는 것 역시 힘이 들 수밖에 없다.
내가 시간의 가치를 높이기로 하고 글쓰기를 결심한 것도, 블로그가 아닌 브런치를 통해 이 글을 작성하는 것도 결국엔 그 이유다. 내 고유의 글, 수많은 AI 글 사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이다. AI를 통해 5분 만에 작성한 글을 읽어보지도 않고 복사, 붙여 넣기 하는 글은 내가 아무리 자동화를 해서 매주 포스팅 100개, 200개를 하더라도 경쟁력도, 고유성도 가지지 못한다. 그 경쟁력 없는 콘텐츠를 위해 AI 자동화를 위한 시스템 세팅으로 씨름해야 하는 것 역시 생각해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적어도 나에게 방법을 알려주는 그 사람들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그보다 조금 덜 노력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