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의 한계를 클로드로 돌파하는 법
ChatGPT의 한계를 느낀 순간
작년, 새로운 KPI를 개발하려고 ChatGPT와 씨름한 적이 있습니다.
"법무팀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를 제안해줘."
처음엔 그럴듯한 답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뭔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물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줘." "실무에 적용 가능한 방법으로 수정해줘." "이 부분을 보완해서 다시 작성해줘."
프롬프트를 바꿔가며 수십 번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처음 나온 답변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마치 같은 레고 블록으로 조금씩 다른 모양만 만들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결국 새창을 열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생각의 한계가 여기까지인 건가?' '아니면 AI와 대화하는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가?'
두 번째 친구를 찾다
그러다 떠올린 게 있습니다.
회사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우리는 어떻게 하나요? 한 사람의 의견만 듣지 않습니다. 여러 사람의 관점을 듣고, 토론하고, 반박하고, 그 과정에서 더 나은 답을 찾아갑니다.
AI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럼 다른 생성형 AI와 논의한 결과를 가지고 논의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hatGPT에서 나온 답을 다른 AI에게 보여주는 겁니다.
예를 들면,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인데, 이 답에 대한 문제점을 분석해줘" 라거나
"이 답에 대한 논리적인 헛점이 있다면 분석해줘" 같은 식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두 번째 친구로 클로드를 선택했습니다.
완벽한 도구는 아니지만, 아시다시피 글쓰기와 논리적 분석에는 강한 녀석이거든요.
실전: AI끼리 디베이팅 시키기
AI 끼리 디베이팅 시켜서 더 나은 결과를 얻어내기 구체적인 방법은 이렇습니다.
1단계: ChatGPT에게 초안 요청
평소처럼 ChatGPT에게 질문합니다.
예를 들어,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제안해줘."
ChatGPT가 답을 내놓으면, 그 답을 그대로 복사합니다.
2단계: 클로드에게 비판 요청
클로드를 열고 이렇게 시작합니다:
"ChatGPT가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답했어.
[ChatGPT의 답변 붙여넣기]
이 답변의 문제점이나 놓친 부분을 분석해줘. 특히
실무 적용 시 어려운 점
논리적 허점
추가로 고려해야 할 요소"
클로드는 보통 객관적으로 문제를 지적합니다. "일반적인 제안이라 구체성이 부족하다", "조직 문화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다", "단기적 관점만 다뤘다" 같은 식으로요.
3단계: 개선안을 함께 만들기
클로드의 비판을 바탕으로 다시 질문합니다:
"그럼 이런 문제점들을 보완한 새로운 제안을 만들어줄래?"
이때 나오는 답은 처음 ChatGPT가 준 답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왜냐하면 이미 한 번 걸러진, 검증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4단계: (선택) 다시 ChatGPT로
여기서 끝내도 되지만, 더 나아가고 싶다면 클로드의 답을 다시 ChatGPT에 넣어볼 수 있습니다.
"이건 다른 관점에서 본 제안인데, 이 제안의 장단점을 분석해줘."
이렇게 하면 두 AI가 서로 보완하며 점점 더 정교한 답을 만들어갑니다.
왜 이 방법이 효과적일까?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각 AI는 학습 데이터도 다르고, 설계 철학도 다릅니다. ChatGPT는 넓고 유연한 대화에 강하고, 클로드는 깊이 있는 분석과 글쓰기에 강합니다.
한 AI와만 대화하면 그 AI의 '생각의 틀'에 갇히게 됩니다. 하지만 여러 AI를 오가며 디베이팅시키면, 서로 다른 관점이 충돌하고, 그 과정에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이 드러납니다.
마치 변호사가 상대방 주장을 듣고 논리의 허점을 찾아내듯, AI들도 서로의 답변에서 빠진 부분을 찾아냅니다.
얼마전에 클로드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많은 토큰을 쓰는 개발자분이 나와서 한 인터뷰를 보았는데, 비슷한 식으로 서로 디베이팅을 시켜서 더 나은 답을 찾아내시더라구요. (그걸 보고 더 열심히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맥스 너무 비싸.. )
주의할 점 : 만능은 아니다
물론 만능은 아닙니다. 시간도 훨씬 더 걸립니다. 한 AI만 쓸 때보다 과정이 길어집니다. 간단한 질문은 굳이 이렇게 할 필요가 없구요.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복잡한 문제일 때 이 방법을 쓰면 좋습니다.
그리고, 최종 판단은 내가해야 합니다. AI끼리 디베이팅시킨다고 완벽한 답이 나오는 건 아닙니다. 여러 관점을 모았을 뿐 오히려 너무 많은 답이 나오면 어떤걸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러울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것이 더 좋은지 최종 결정은 제가 내릴 수 밖에 없습니다.
ChatGPT만 쓸 때 몰랐던 한계를 여러 AI를 활용해보니 더 잘 알게 된 것 같습니다.
AI 시대에 중요한 건 단순히 '좋은 AI'를 찾는 게 아닙니다. 각 AI의 강점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조합하는 능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분은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가요? 한 가지 도구만 쓰고 계신가요, 아니면 여러 도구를 조합해서 쓰고 계신가요?
아마 점점 더 생성형 AI가 발전하면 이렇게 여러 도구들 끼리도 협의를 알아서 하는 날도 오겠죠?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나날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