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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 LEE Apr 13. 2022

뮤지컬 '프리다'를 보고 와서

갑자기 저녁에 뭐 하냐는 질문에 그냥 뭐, 딱히 하는 거 없는데? 했다가 표가 생겨서 보고 오게 됐다. 들은 바도 없고 그냥 시간이 돼서 얼렁뚱땅 보고 왔는데 삶과 죽음에 대한 의미를 곱씹어보게 한다. 이 작품의 의도대로 감상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프리다 칼로라는 화가의 작품이 궁금해졌다. 어떤 그림들을 그렸는지, 무대 뒤로 그림 몇 개가 보여지긴 했는데 '뮤지컬의 주인공' 프리다 말고 '화가' 프리다에 대해 흥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출연 배우들은 네 명. 배우들이 각자 자신의 역할을 너무 잘해줬다. 그래서 네 명이어도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공연은 토크쇼처럼 진행되는데 그 덕분에 관객들과 호흡할 여유도 있었다.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티키타카가 더 재미있었을 텐데 박수만 쳐야 하는 상황이 아쉬웠다. 탭댄스는 진짜 말 그대로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박자가 무슨, 로봇인 줄 알았다. 


다만 감동적인 요소도 충분히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다 풀어내기엔 무대나 인원의 환경이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감정이 메말랐는지 모르겠지만 울고 웃는 뮤지컬까지는 어렵고, 중간중간 배우들의 애드리브로 유쾌하게 볼 수 있었던 뮤지컬이었다.


러닝 타임 내내 프리다 역의 배우가 극을 이끌어가야 해서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소아마비에 이어 사고, 남편의 외도까지 정말 파란만장한 삶을 산 그녀였지만 그래도 꿋꿋이 잘 살아서 작품을 남겼다는 게 정말 멋있었다. 어쨌거나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내야 하는 게, 얼마나 힘들었을지. 최근에 우울해서 힘들었던 시간을 보낸 것들을 떠올리면서 나 역시도, 그래도 꿋꿋이 살아가야겠다.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많은 여성들이 죽지 않고 잘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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