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
영화가 끝나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영화가 처음 시작될 때 여자가 들고 있던 책 한 권을 같이 읽은 느낌'이었다. 노인이 된 제로가 해주는 구스타프 씨들의 이야기는 소설가에게로, 그 소설가의 이야기는 어떤 여자에게, 그 여자가 읽은 이야기는 또 다른 사람들에게 남겨질 것이다.
생각보다 잔인한 장면이 나와서 신기했다. 이렇게 예쁜 영상미를 자랑하는 영화에도 잔혹할 수 있다니! 영화는 기대만큼 아름다운 색감의 연속이었고 눈이 즐거웠다. 나는 어쩐지 구스타프가 조금 불쌍해졌다. 완벽한 컨시어지였지만 그의 마지막은 조금 갑작스러워서.
#나의소녀시대
남자 주인공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보는 내내 그에게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인생에 서태우같은 사람을 만나지 못한 것 같아서 좀 아쉽다 보면서 나도 내 첫사랑이 생각났고 첫사랑 소재로 '플립'이랑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까지 3개 중에서 이 영화가 제일 내 취향인 것 같다 내 판타지와 대리만족을 충족시켜준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유명한 영화에는 다 이유가 있는 거다. 양아치인 척하는 에그시도 매력적이었고, 반듯하고 영국 발음까지 갖춘 해리도 완벽했다. 선과 악이 뚜렷해서 주인공들이 다치지 않기만을 바라며 본 영화.
#어거스트러쉬
모차르트 뺨 때리는 주인공 꼬마의 엄청난 천재성에 오히려 몰입하지 못했다 엄마 아빠가 잘생쁨이라 배우들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음악이 배경인 작품이라 그런지 OST가 좋았다 귀 호강은 제대로 하는 영화
#인턴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복잡미묘한 감정에 눈물 흘려야만 했다. 담담하게 그의 인생을 이야기하던 늙은 인턴의 모습에서 눈물이 났다. 나는 그처럼 40년 이상 한 분야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부러웠다. 은퇴한 후의 허전함조차도, 그 허전함을 채우기 위한 열정도, 꾸준한 부지런함도, 어른스러움도, 한없이 나를 열등한 감정에 빠지게 하는 반면에 존경스럽고 경이로웠다. 아마 내가 그에게 완벽하게 몰입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움.' 옛시절을 회상하는 그의 모습에서 가장 격하게 감정이 차올라서, 무엇을 그리워하고 있었나? 미래의 나도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할 만큼 좋은 삶을 살아가고 있나? 불안했던 것 같다.
#아가씨
이제 원작 소설이 읽고 싶어진다.
친구의 추천으로 '핑거 스미스'를 영화로 봤는데 사실 첫 내용에 엄청난 반전이 있다는 것만 기억하고 이 영화를 봤다. 144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야한 장면이 많은 영화였지만 그럼에도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았다. 박찬욱 감독의 예술성을 이런 데서 실감했다.
#가장따뜻한색블루
생각 정리가 좀 필요한 영화. 아닌 듯하면서도 여운은 짙다. 그들의 연애는 이성 간 연애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거. 바깔로레아 철학이 문득 생각났다.